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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인칼럼
  • 기자명 나주토픽

추석 보름달에 비추는 국민의 기대

  • 입력 2025.10.03 03:03
  • 수정 2025.10.04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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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보름달에 비추는 국민의 기대

 

신동운(발행인)
신동운(발행인)

  10월 3일 기대하던 7일 간의 추석연휴가 시작된다. 민족의 큰 명절 추석은 단순한 연휴가 아니다.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오순도순 밥상을 나누고,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며, 조상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날이다. 그 속에는 ‘가족이 곧 공동체’라는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국민은 이 시간을 통해 당장의 삶이 비록 팍팍해도 가족과 함께라면 버틸 수 있다는 희망을 되새긴다. 그러나 올해 추석을 맞는 국민의 표정은 결코 가볍지 않다. 치솟는 물가와 대출금리, 주거 불안, 교육비 부담에 눌린 현실이 명절 밥상마저 무겁게 만든다. 국민은 여전히 희망을 놓지 않지만, 그 마음 한구석엔 “정치가 제 역할을 다한다면 우리의 삶이 조금은 나아지지 않겠는가”라는 간절한 물음이 자리한다.

   '난투 속 정치, 멀어지는 민생'이 그 이유이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단순하다. 정치가 국민을 향해 서고, 옳고 그름에 따라 판단하며, 최소한의 상식과 정의를 지켜주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의 정치권은 끝없는 난투에 매몰돼 있다. 상대를 향한 공격과 비난이 매일 이어지고, 여야의 대립은 협치보다는 갈등으로 귀결된다. 국민이 직면한 경제적 고통과 불안정한 정주여건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정치가 국민을 대신해 싸워야 할 것은 고물가·고금리, 청년의 취업난, 고령층의 빈곤인데, 정치의 무대에서는 정작 민생은 사라지고 권력의 싸움만 남았다. 국민은 이 현실 앞에서 “정치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지도자들은 한결같이 온 가족의 소망과 국민의 목소리에 집중해야 한다. 추석 밥상머리에서 오가는 대화는 정치권의 귀를 열게 한다. 부모는 자녀의 내 집 마련이 평생의 과제가 되지 않길 바라고, 청년은 안정된 일자리와 미래의 희망을 원한다. 노부모는 의료와 복지의 최소한의 안전망이 지켜지길 바란다. 이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일상 속 소망이다. 그러나 이 소망은 해마다 명절이 돌아올 때마다 비슷한 자리에서 되풀이된다. 물가가 치솟아 제수용품을 준비하기 버겁고, 명절 이동조차 부담이 되는 현실은 정치가 여전히 국민의 삶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가난과 불평등이 대물림되지 않는 사회, 평범한 가정이 땀 흘려 일한 만큼의 보람을 누릴 수 있는 사회를 향한 국민의 절실한 요구는 아직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

   지금 대다수 국민은 정치인의 각성과 최소한의 기대 충족을 요구하고 있다. 추석 보름달은 어느 한쪽만 비추지 않는다. 모든 이에게 고르게 빛을 나누어 주듯, 정치도 국민 전체의 삶을 공정하게 살펴야 한다. 지금 정치권에 필요한 것은 각성이다. 정쟁의 늪에서 벗어나 국민이 원하는 옳고 그름의 기준을 회복해야 한다. 정치가 민생에 집중할 때 국민은 안정된 정주여건 속에서 미래를 꿈꿀 수 있다. 국민은 정치를 향해 “비 올 때 우산을 씌워주라”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함께 비를 맞아주며 고통을 이해하라고 요구한다. 추석이 주는 교훈은 결국 가족의 연대와 공동체의 상생이다. 정치가 이 정신을 되새길 때, 국민은 다시 희망을 품을 수 있다. 국민의 기대는 화려하지 않다. 평범한 삶 속에서 최소한의 안전, 정의로운 사회, 그리고 다음 세대가 더 나은 내일을 살아갈 수 있는 환경. 그것이야말로 감동적이고도 간절한 민의의 요구다. 추석 보름달을 바라보며 국민이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다. 정치가 각성하고, 국민의 삶에 진정으로 기댈 수 있는 울타리가 되어 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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