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을 맞이하며
장부출가생불환(丈夫出家生不還)! 매헌 윤봉길 의사는 1930년 3월 6일 “장부가 뜻을 품고 집을 나서면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라는 뜻의 글귀를 남기고 중국 망명길에 오릅니다. 그리고 윤봉길 의사는 1932년 4월 29일 홍커우 공원에서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조국의 독립을 위한 의거를 실행합니다.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는 옥중에 있는 안중근 의사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은 편지를 보냅니다. “네가 만약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은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 즉 딴 맘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다.”
올해는 광복 8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과거 일제의 혹독한 식민 지배를 이겨내고 되찾은 자유와 독립은 단순한 역사적 사건을 넘어서서 우리 민족의 정신과 나라의 정체성을 다시 세웠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광복의 감격은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우리 마음속 깊이 살아 있으며,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은 광복을 위한 수 많은 독립 운동가들과 그의 가족들, 이름 없이 쓰러져간 수 많은 우리 선조들의 헌신과 노력 위에 서 있다고 하여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광복 이후 우리 국민은 고난의 세월 속에서도 불굴의 의지와 노력으로 기적과 같은 성과를 이루어냈습니다. 세계 최빈국의 위치에서 불과 한 세대 만에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역사는 세계사적으로도 유례를 찾아 보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의 발전에서도 놀라운 도약을 이루었습니다. 군사적 권위주의를 넘어 시민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뿌리내렸고, 오늘날 대한민국은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풍요, 그리고 역동적인 사회문화적 발전을 아우르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문화적으로도 K-POP, 한국 영화, 드라마, 게임, 패션 등은 이제 세계인의 일상 속에 깊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전 세계 젊은이들이 한국의 문화를 즐기고 배우며, 한국을 동경하는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백범 김구 선생께서 백범일지에 말씀하신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대한민국이 되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현재 우리가 직면한 현실은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출산율 저하와 초고령화 사회는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심각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상하기 어려운 각국의 전쟁과 관세 등 외국의 경제정책 등은 우리나라 경제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은 역사적으로 숱한 위기 속에서도 언제나 새로운 길을 열어온 저력이 있습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경험,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세계적 성취를 만들어낸 경험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광복 80주년은 단순한 기념의 시간이 아니라, 우리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100년을 준비해야 할 소중한 이정표라고 할 것입니다. 할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을 가지고 우리 각자가 하루하루 의미 있는 시간을 채워가는 것이 결국 우리가 바라는 부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