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토픽이 만난 사람 <220>
나주향교 세계화를 지향하는 이재열 나주향교 유도회장
법고창신 정신으로 '나주향교 세계문화유산 등재, 유교문화 성지 나주' 향한
선구자의 길 걸어
전통의 깊이는 새로운 시대와 만날 때 진정한 빛을 발한다. 법고창신(法古創新), 곧 옛 것을 본받되 새로운 시대에 맞게 창조한다는 유학의 정신은 오늘을 사는 이들에게도 유효한 통찰이다. 이 정신을 온몸으로 실천하며, 나주향교의 재도약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 있으니, 그는 바로 이재열 나주향교 유도회장이다.
▶ 향교의 숨결에 생기를 불어넣다
나주향교는 오랜 세월 전라도 인재 양성의 요람이자, 지역 윤리와 교육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 속에 그 기능은 점차 축소되었고, 향교는 과거의 유산으로만 남을 위기에 처해 있었다. 이재열 회장은 이러한 상황을 ‘운명’이 아니라 ‘책임’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단순히 향교 보존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문화유산 등재’라는 담대한 비전으로 나아갔다. 나주향교를 문화재가 아닌 ‘현재형 문화자산’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회장의 노력은 교육, 예절, 인문학을 아우르는 구체적 프로그램으로 나타났고, 지역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 유림정신을 품은 삶의 이력
1946년 나주시 동강면 대전리에서 태어난 이 회장은 가난 속에서도 8남매의 장남으로서 책임을 다하며 성장했고, 조선대학교 법대, 해양대학교, 경찰대학을 거쳐 해양경찰 고급간부로 퇴임할 때까지 국가에 봉직한 인물이다. 그는 공직생활에서 공정과 봉사의 가치를 실천했고, 퇴직 후에는 고향으로 돌아와 사회적 헌신을 이어가고 있다.
‘남도정미소’를 설립해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한편, 수차례의 나주시에 쌀 기부와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공동체와 이웃을 위한 실천적 유교정신을 구현해왔다. 그의 삶 자체가 유교의 교훈이며, 지도자의 모범이라 할 만하다.
특히 이 회장은 어려운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노인정이나 복지관 등에 식료품과 생필품을 수시로 전달하며 '사람 먼저'의 가치를 실현하는 유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유교를 말로만 전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그는 말한다. 몸으로 행하고, 마음으로 나누는 유교가 진짜 유교라는 그의 철학은 나주 곳곳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
▶ “유교는 살아야 한다”는 실천의 자세
이재열 회장은 유교를 형식이나 교리로 보지 않는다. 그에게 유교는 ‘사람을 살리는 철학’이며 ‘삶을 비추는 등불’이다. 그는 “이마에 땀 흘려 돈을 벌고, 남의 눈에 눈물 흘리게 하지 마라”라는 삶의 좌우명을 실천하며 살아왔다.
그의 철학은 곧 유교의 핵심 덕목인 **충(忠), 효(孝), 예(禮), 신(信), 지(智)**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결과다. 그는 자신이 걸어온 길에서 이를 끊임없이 검증하며, 지역사회 지도자의 역할 또한 도덕성과 공감, 성찰의 힘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신념을 강조한다.
▶ 나주향교, 세계를 향한 문화 자산으로
이 회장이 선도하는 ‘향교 성지 나주’, ‘나주향교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나주향교는 고려 말 창건되어 조선시대에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유서 깊은 교육기관으로, 명륜당과 대성전, 동재·서재 등의 건축물은 전통 향교의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특히 생원·진사 480명, 문과 180명, 무과·잡과 270명 배출이라는 실적은 나주향교가 지방을 넘어 국가의 인재양성 중심지였음을 입증한다. 조선성종 때에는 박건성 교수의 지도하에 소과응시 10명이 합격해 축하연에서 금성별곡(錦城別曲)을 지어 칭송한 글이 향교 비(碑)에 세겨져 있다. 더불어 성균관 대성전이 임진란화재 후 나주향교 대성전를 본떠 복원되었다는 점은 건축사적 위상을 더욱 뚜렷하게 만든다.
▶ ‘유교문화 성지 나주’라는 새로운 좌표
이재열 회장은 ‘유교문화 성지 나주’를 하나의 슬로건이 아니라 포괄적 문화운동으로 확장시키고자 한다. 이는 불교문화 중심지 영광 불갑사, 기독교문화 중심 광주 양림동에 견줄 유교의 정체성 회복이자, 지역 정체성과 인문자산을 되살리는 사업이다.
그는 향교를 단순한 제례 중심 공간이 아닌, 시민의 인문소양을 높이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전환하고자 하며, 젊은 세대를 위한 유교체험, 예절교육, 인문학 강좌 등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유림 스스로도 닫힌 울타리를 넘어 시대와 호흡하는 열린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는 변화를 강조한다.
▶ 정명의 도, 그리고 유교문화의 미래
유교에서 말하는 정명(正名), 즉 ‘이름을 바로 세운다’는 가르침은 오늘날 나주향교가 되찾아야 할 핵심 과제이기도 하다. 그 이름에 걸맞은 품격과 역할이 따라야만, 나주는 유교문화의 세계적 중심지로 우뚝 설 수 있다.
이재열 회장이 꿈꾸는 ‘유교문화 성지 나주’는 단지 개인의 이상이 아니다. 그것은 유교적 가치가 현대사회에 어떻게 적용되고, 지역공동체의 삶을 어떻게 풍요롭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한 명의 진지한 답변이다.
▶ 지역의 어른, 시대의 유림
우리는 지금 한 사람의 뚝심과 철학이 지역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는 현장을 목도하고 있다. 이재열 회장이 바로 그 중심에 서 있다. 그의 걸음은 묵직하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향교의 부활, 유교의 회복, 지역문화의 세계화. 이 모든 과제 앞에, 그는 행동으로 응답한다. 그의 노력은 단순한 기념사업이 아니라 유교의 정신을 오늘에 구현하고 내일로 이어주는 ‘다리’가 되기 위한 여정이다.
이재열 회장이 그리는 ‘유교문화 성지 나주’의 비전은 단지 개인의 꿈이 아니다. 그것은 전통문화가 오늘을 비추고 내일을 설계하는 거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증거이며, 지역공동체가 함께 걸어가야 할 미래의 길이다. 그의 노력과 철학이 결국 나주향교를 넘어, 대한민국 유교문화의 새로운 이정표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하며, 우리는 지금 그 길 위에 선 한 사람의 진정한 유림을 주목하고 있다.
이 회장이 꿈꾸는 세계가 우리 모두의 힘이 보태져 성취되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