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문화원, 제주문화원 업무협약
양 지역 향토사 연구 및 교류 기반 약속
나주문화원(원장 윤여정)과 제주문화원(원장 김양택)이 향토사의 동반자로서 상호 교류를 증진하기 위하여 지난 6월 10일 제주문화원에서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이번 업무협약은 나주문화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찾아가는 문화강좌」 프로그램 하나인 <제주 속의 나주인을 만나다>라는 주제를 통해 나주와 제주도와의 인연이 적지 않음을 알게 되었고, 2023년 나주를 방문한 제주향토사 연구자들과의 인연을 이어가고자 업무협약을 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조선시대 나주와 제주와의 인연은 나주의 진산인 금성산의 산신이 제주 민속 토산당설화와 연결되어 있다. 금성산 뱀 신앙이 제도도로 건너가 서귀포시 표선면 토산당의 “여드렛당 본풀이” 설화로 전해져 오고 있다. 또 다른 설화로는 나주 금성산 뱀이 바둑알로 변하여 제주도로 건너가 신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오는 등 나주와 제주와의 인연은 민속으로 이어져 왔던 것이다. 그리고 조선시대 제주를 다녀오면서 기록을 남겨 주신 선인들의 이야기가 전한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여섯 분의 기록이 남아 있다.
『표해록』을 남기신 금남 최부(1454~1504) 선생은 1487년 9월 제주도로 도망간 노비나 범죄지들을 색출하기 위한 ‘제주 추쇄경차관’으로 임명되어 제주에 오게 되는데, 이듬해 1월 부친상 소식을 듣고 제주도를 떠나게 된다. 5개여 월 머무는 동안 제주도의 산천과 토산, 고적, 풍습 등을 두루 살펴보고 옛 기록이 없음을 안타깝게 여기고 1487년 12월에 <탐라시 35절>을 지어 제주에 남겨두게 된다.
금호 임형수(1514~1547)는 1545년 홍문관부제학으로 있다 실권자 윤원형의 미움을 사 제주목사로 좌천되어 들어오게 되고 일년 만에 파직 당하게 되는데, 1년여 머무는 동안에 ‘관덕정’ 등 7편의 제주 관련 시문을 남기게 된다. 또한 임형수의 아들 임구는 제주도로 이거하여 평택임씨 제주입도조가 되기도 하여 2014년에는 제주시 현경면에 <임형수 숭모원>을 건립하여 그 얼을 이어오고 있기도 한다.
제주목사 임진(1526~1587)과 그의 아들 백호 임제(1549~1587)의 이야기는 대표적인 나주인물 이야기이다. 1577년 대과에 급제한 임제는 그 소식을 아버지에게 알리고자 1577년 11월 3일 나주를 출발하여 11월 9일 제주에 도착하게 되고 그 후 4개월 동안 머물면서 제주의 풍광과 습속 등을 기행문 형식으로 기록하고 한라산 백록담을 등반한 내용을 <남명소승 南溟小乘>이란 글 속에 자세하게 기록하였다. 이 <남명소승>은 제주도를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최초의 글이라는 평가를 얻게 된다.
나주시 다시면에 있는 보산정사의 팔현(八賢)으로 알려진 최사물(1544~1587)의 기록이다. 최사물은 1578년 제주향교 훈도로 재직하면서 기묘사화로 유배 온 충암 김정(1486~1520)의 사당에 제례를 올리는 절차를 상세히 기록한 <충암선생 사식령 후발>이란 글을 남긴다.
그리고 나주 노안면 출신인 반환 홍천경(1553~1632) 선생으로 1598년 권율의 종사관으로 제주도를 방문하게 되는데 이때 쾌승루(일명 결승루) 상량문을 지어 올리게 되는데, 그이 문집 반환유고에 고스란히 실려 있기도 한다.
윤여정 나주문화원장은 “나주와 제주, 제주와 나주의 인연은 오랜 역사와 문화가 있음을 알게 되는 소중한 답사였으며, 이를 통해 제주문화원과의 업무협약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하면서, 향후 “상호 방문, 학술행사 등의 발전방안도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