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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 기자명 나주토픽

마지막 순간까지 통합과 승복을 거부한 X맨

  • 입력 2025.03.07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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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순간까지 통합과 승복을 거부한 X맨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바로 눈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5일 계엄의 정당성에 대한 변명과 뒤따른 계엄관련자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물론 진정성 없는 대국민 사과를 중점으로 최후 변론을 마친 후 심판을 기다리게 됐다. 거짓으로 시작해서 거짓으로 마감짓는 것은 물론 감히 기각을 가정한 직무 복귀 후 개헌 등의 계획을 말하는 모습은 기억조차 싫을 정도로 역겨웠다. 이젠 선고만이 남아있다. 과거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사례로 볼 때 3월 중순 경 선고가 예상되고 있다.  그런데 선고일이 다가올수록 탄핵 찬반 시위대의 규모가 커지고 목소리가 더 격앙돼 가는 것을 보면서 탄핵 심판이 문제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될지 모른다는 걱정이 앞선다.  대다수 전문가가 역시 '만약 탄핵의 결과가 인용 또는 기각 어떤 결론 나더라도 지금 상황에선 역풍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라는 진단을 내리며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 국민 모두가 어떤 심판이 내려지더라도 받여들여야 한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자 법치주의 국가이기 때문이다.

   이런 비극적 사태가 발생한 것은 '윤 대통령이 저지른 국가를 향한 큰 실책 불법 비상계엄령'이었다는 것은 결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전국에 생중계도 되었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을 비롯한 극우세력과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계몽령으로 부르며 탄핵 기각을 요구하고 있다. 그래선지 일각에서는 이번 계엄 사태를 두고 “기업은 2류, 정치는 4류”라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명언(名言)이 다시 소환되고 있다. 변함없는 일부 추악한 정치인들의 모습에 가슴을 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윤 대통령이 '국가에 중대 범죄를 저질렀다'라는 것이다. 그래서 윤 대통령에게는 아무런 길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는 탄핵이냐 기각이냐 두가지의 선택 앞에 서 '너 죽고 나 살자!'라며 생존을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최후 변론 전 각 언론기관에서는 '윤 대통령이 먼저 책임을 깨끗이 인정해야 한다. 계엄과 탄핵정국에 지친 국민에게 진정한 사과의 뜻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헌재가 어떤 결론을 내리든 이를 존중하고 승복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밝혀야 한다!'라는 등의 요구가 이어졌다. 하지만 그것은 기대에 불과했다.  나라를 엉망진창 두가닥으로 바짝 쪼개놓고서도 '제가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면 개헌과 정치개혁의 추진에 임기 후반부를 집중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사과다운 사과는 거부하고 뻔뻔하게 대통령직 복귀까지 거론하는 모습은 치졸하고 파렴치한 X맨이었다.  이런 모습은 헌재에 탄핵 기각을 호소하는 내용으로 판단되면서도 오직 자신의 생각만을 상세히 밝히면서도 헌재 결정에 대한 승복 의사를 밝히거나 지지자에게도 결과에 대한 수용을 당부하지도 않았다. 모든 국민의 기대에 빗나간 유감스러운 대목이다. 예상했지만 최종변론이 통합의 계기가 되기는 커녕 탄핵 찬반 진영의 갈등을 부추기는 결과가 될까 염려된다.

  싫든 좋든 우리 국민은 아직 완결되지 않았지만 이번 계엄·탄핵의 혼란기를 통해 각자의 방식대로 정보를 흡수하고 함께 모여 또다른 의견을 형성하며 민주주의를 ‘난해한 주관식 문제’로 받아들이고 고민하며 해결해 나가는 학습을 하게 되었다. 자유민주주의 헌법이 헌법재판소를 둔 까닭은 인민주의적 법치 파괴를 막기 위함이다.  그리고 우리 헌법은 대통령 탄핵 여부의 최종 판단을 헌재에 맡겼다. 헌재 결정에는 불복 절차가 없다. 일부 극우세력이 헌재를 협박하고 흔들어대고 있지만 결과를 수용하지 않으면 헌정 질서가 흔들린다. 언론보도 대로 헌재 주변에 경찰 기동대 3800여 명과 경찰버스 190여 대로 벽을 쌓고 있는 모습은 헌정 질서가 위태롭다는 방증이다. 이제 헌재의 시간이다. 우리 모두 헌재의 결정을 차분하게 기다리고 결과에 승복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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