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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 기자명 나주토픽

의로운 행동을 ‘레밍’으로 빗대는 얍삽한 정치인

  • 입력 2024.12.27 04:22
  • 수정 2025.01.04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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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로운 행동을 ‘레밍’으로 빗대는 얍삽한 정치인

 

  12월 14일 대한민국 국민이 승리했다. 아직은 미완성이이만 헌법 1조(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를 우리 손으로 지켜냈기 때문에 기쁨은 더했다. 전국의 대다수 국민은 함께 기뻐했다.  이런 상황에서 20%에 가까운 국민은 국민의 승리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러나 그들 역시 우리 국민이고 함께가야 한다. 더구나 윤석열 대통령의 잘못된 판단은 국민의 희생이 담보였다는 놀라운 사실 즉, 국민에게 총구를 들이대며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는 데 온 국민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욱 가증스러운 것은 대다수 국민의 지탄을 받으며 탄핵이 가결된 후에도 사과와 반성은커녕 헛된 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국민과의 대결을 선포한 것이다. 오만하고 어리석은 대통령이 자신을 거부하는 80%에 달하는 국민의 간절한 민주주의 갈망을 외면하고 자멸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참으로 아이러니 한 것이있다. 국민을 향해 총구를 내민 대통령의 만해를 TV 생중계와 증언을 통해 혐오스런 아픔을 경험하면서도 그를 적극 엄호하고 있다는 놀라운 현실이다. 탄핵 소추를 받은 후곧바로 대 국민담화를 통해 마지막까지 싸우겠다고 큰소리치는 뱃짱의 원천이 아닐까?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이런 현상은 얍삽스런 정치인이 드글드글한 정치판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여야 정치인 할 것없이 도긴개긴이지만 홍준표 대구시장이 탄핵 전후 '한동훈과 레밍 당을 나가라!라고 주장했다. 그가 말한 ‘레밍(Lemming)’은 나그네쥐로 비단털쥐과(Cricetidae) 나그네쥐족(Lemmini)에 속하며 집단 자살하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레밍이라는 말이 언급된 때마다 분통처지는 과거사가 떠오른다.

   일찍이 이 ‘레밍’을 한국 정치에 인용한 한미연합군사령관이자 주한미군사령관으로 제30대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존 위컴 2세(John Adams Wickham Jr)의 언행이다. 그는 1980년 8월 8일 미국 L.A 타임스에 '한국인들은 들쥐(field mice : 레밍이라는 의미로 사용)와 같은 근성을 지녀서 누가 지도자가 되든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복종을 할 것이며, 한국인에게는 민주주의가 적합지 않다!.'라고 말했다. 모욕에 가까운 이 발언 또한 잘못된 정치인이자 군인인 전두환씨가 야기한 12,12 사태와 5·18민주화 운동(당시 사태로 표현)을 지켜보면서 한국 정치에 실망한 표현이었다.

   레밍(Lemming)이라는 단어 함부로 쓰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국가 질서를 무너뜨리는 내란의 수괴를 거부하는 의인들을 향해 표현하는 것은 죄악이다. 계엄이라는 명목으로 국민을 향해 총구를 내민 내란 주모자와 이를 돕는 내란 동조 정치인들의 잘못된 행동이 바로 레밍이라는 것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이런 혼란의 시기에 '대통령의 꿈'이라는 속내음을 감춘 얍삽스런 도전자가 레밍을 거론하기엔 저주에 가깝다.

존 위컴 2세가 한국인의 정치 수준을 폄하한 들쥐(레밍)라는 말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명실 공히 세계적인 민주주의를 이뤄냈고 12월 3일에도 국민의 힘으로 계엄을 막아낸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이다. 또한, 일제침략, 6·25전쟁, 1997년 외환위기, 코로나19 팬데믹 그리고 이번 내란사건 등 많은 위기를 겪고 있지만, 우리 국민은 단합된 힘과 슬기로움으로 그때마다 위기를 극복했다. 더 깅한 국가를 만들어 가는데 힘을 보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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