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사설
  • 기자명 나주토픽

걱정거리

  • 입력 2021.11.25 02:48
  • 수정 2021.12.03 21:40
  • 댓글 0

걱 정 거 리

 

  지난 10월 국제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28개국을 대상으로 매달 실시하는 ‘세계의 걱정거리’(What Worries World) 결과에 따르면 세계인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제치고 사회적 불평등이 다시 1위에 올랐다고 전해졌다. 응답자의 33%가 ‘빈곤과 사회적 불평등’을 자기 나라의 가장 큰 걱정거리로 꼽았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첫 번째로 실업(일자리 48%)을 가장 큰 걱정거리로 꼽았다. 이어 코로나 19가 45%로 두 번째 금융과 정치적 부패가 42%로 세 번째였다. 가난과 사회적 불평등은 27%로 네 번째로 다른 나라와 차이가 있었다. 코로나 19라는 대재앙의 환경 속에서도 선진국의 명예를 얻은 국민의 당연한 생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좋은 일자리만을 선호하는 국민 정서는 또 다른 두려움을 안겨주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과거에는 조선 시대의 양반과 상민 등의 신분에 따른 사회 불평등이 핵심축이었다. 그러나 현대의 사회 불평등은 소득 격차, 남녀 간의 불평등, 사회적 소수자의 불평등, 정보 격차 등 여러 가지 모습을 띤다. 부의 불평등한 축적으로 발생한 사회 불평등인  경제적 불평등, 권력이 사회적으로 불평등하게 분배되는 정치적 불평등, 사회적 위신, 명예, 신뢰 등 사회·문화적 자원의 불평등한 분배에서 비롯된 격차 의미의 사회·문화적 불평등의 존재가 바로 그것이다. 해방 이후 우리나라는 다방면에서의 격차를 극복하고 선진국에 도약했지만 좋은 일자리만을 지향하는 신세대 풍토는 실업률로 이어지고 가장 큰 걱정거리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더욱 크게 우려되는 것은 원하는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다는 더 큰 걱정거리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코로나 19로 기근에 시달리는 세계인구가 6배 늘어났다지만 한국은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세기적 불황 속에서도 골프 이용객 5000만 명 시대, 서울의 21% 오른 집값과 널띄는 전셋값은 부자들에게 이런 수치는 빈곤으로부터의 공포가 아니라 번성의 축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는 빈곤이라는 이름으로 치를 떨고 있다. 오른 전셋집 값의 두려움에 떨어야 했고, 헛탕치는 자영업자는 날이갈수록 더욱 어려운 시간을 보내야했고, 직장은 해고의 공포에 떨어야 했다. 한쪽에서는 살판이 났고 한쪽에서는 죽을 지경의 판국이다. 그런데도 사회는 책임을 가난한 개인에게만 떠넘겼다. 물론 국가의 노력도 보였지만 근본적인 빈부의 격차로 파생되는 빈곤은 분배에 실패한 사회의 결과로 평가된다. 불평등을 양산한 사회에 빈곤의 책임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말한 다양한 사회적 불평등으로 이어진 빈곤 문제를 말할 때 정치인들은 한결같이 책임을 회피하며 언급하기를 꺼린다. 대선 경선에서 실패한 H모 의원은 대선을 앞둔 두 후보를 두고 “참 걱정스러운 게 아마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선거에 지면 감옥에 가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범죄자로 단정했다. 대다수 국민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우리 나주시라고 뭐 다를 것 있을까? 빈곤과 불평등을 당연한 현안으로 주장하면서도 꼬락서니는 엉뚱하게 사욕과 탐욕에 눈이 먼 정치인이 다수이다. 진정 시민이 체감하고 있는 걱정거리를 고민하는 것일까 궁긍한다. 힘든 일을 기피하는 젊은이들도 현실이다. 역사 창조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인들이 허구한 날 가짜뉴스나 선동으로 국민을 궁민으로 타락시키는 정치 현장은 국가나 나주 역시 한치도 다름이 없다. 이들의 악랄한 선전에 흔들리지 않는 정의로운 시민의 힘만이 이들을 타파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걱정거리를 해소할 수 있는 선각자를 선택하는 지혜를 갖춰보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