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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 기자명 나주토픽

악마의 혼

  • 입력 2021.11.12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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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혼

 

  지난번 대선 경선 과정에서 전두환 찬양 발언으로 집중 몰매를 맞았던 윤석렬 후보가 개사과 사진을 올린 후 인간성 자체마저도 혐오를 받게 되는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을 두고 과연 그가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 의문을 품게 되었다. 그런데 윤석렬 전 검찰총장이 야당 대선후보로 확정이 되었다. 국민의힘 경선 직전 전두환 찬양 발언과 사람 같지 않은 서 모 교수라는 ×의 ‘홍어준표’라는 전라도 비하 발언이 왠지 이렇게 기분이 더러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지역감정을 부추겨 그들의 이익을 챙기려는 불순한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악마의 혼이다.

  이처럼 지역감정을 부추기며 악마이기를 자처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반사이익을 챙기려는 정치인들의 잘못된 관습임이 틀림없다. 개사과? 피해자 코스프레를 연출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정치인들의 잘못된 습성 때문에 항상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은 결국 모든 국민이다. 지난 87년 대선 당시 노태우 후보에게 돌과 막대기를 던졌던 광주시민은 역대 살인마 정권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었지만 하류 시민으로 몰리며 보수결집이라는 결과로 이어지는 아픔을 경험했다. 고발 사주 의혹 등 갖가지 의혹으로 악평을 받는 윤 후보가 개사과 성명 후 후보 확정되자 광주 방문을 예고했다. 절대 속아 넘어가선 안 된다.

  이번 대선을 지켜보는 다수 전문가는 이번 선거가 ‘역대 최악의 선택 또는 비호감의 선거’를 지적하고 있다. 유력후보 모두가 본인 또는 가족이 국가 기강 문란을 넘어서는 ‘범죄자’라는 인식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과거 대선이 경험하지 못했던 갖가지 의혹이 불거지고 비리 의혹의 정도는 국민의 가슴을 무너뜨리는 것을 넘어선다. 그뿐만 아니라 불가피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이런 위기의 상황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과거 선거 때면 국민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게 했던 후보들은 나름대로 그 시대에 걸맞고 국민이 지향하는 철학과 신념을 가진 정치인이었다. 3김시대 민주화를 주도한 김대중 김영삼 이들을 빨갱이로 몰아붙이는 집요한 보수 정권의 정권욕은 나름대로 지도력을 발휘했다. 그래서 그들을 지칭하는 동교동계, 상도동계, 노사모, 박사모가 그리고 현 대통령의 열광적인 팬덤 문사모기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양쪽 다 극렬 지지자만 있다는 평가다. ‘우리 후보가 정말 좋아서 지지한다기보다 저쪽을 제압할 후보이기 때문에 지지한다.’라는 논리로 무장된 극력주의자들의 대결로 압축되어 서로 상대 진영을 향한 더욱 강렬한 증오와 다른 진영에 대한 혐오를 더 효과적으로 이용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예측되는 이유이다.

  최근 야당의 김재원 의원이 ’우리 후보가 악마일지라도 정권을 가져와야 한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발언을 했다. ‘나라가 망해도 자당이 정권을 차지해야 한다‘라는 논리와 다름이 없다. 망국의 지역 병으로 톡톡히 재미를 본 악마의 야욕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이런 불행은 어느 곳곳에 없는 곳이 없다.

나주시 역시 옳고 그름이 주가 되는 사회 정의가 파괴된 지 오래다. 한결같이 국민 앞에 바로 설 수 없는 자들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강요하는 불가피한 상황이 되었지만, 정신을 똑바로 차리는 국민이 되어보자. 우리 주변부터 범죄자들이 판을 치는 세상을 거부하며 사람다운 삶의 길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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