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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인칼럼
  • 기자명 나주토픽

짝사랑 그리고 스토킹

  • 입력 2021.11.12 01:36
  • 수정 2021.11.16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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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 그리고 스토킹

 

  '사랑하는 사람도 미워하는 사람도 갖지 말라'라는 말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은 만나지 못해서 괴롭고 미워하는 사람은 너무 자주 만나 괴롭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랑은 우리에게 이런 아픔을 주기도 한다. 또한, 사랑은 내 손을 떠나있는 운명 같은 것이지만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 가슴 조이고 애를 태우며 단 한 번만이라도 바라만 봐주기를 간절히 기대했던 짝사랑에 대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 간절함이란 심장이 터질 것만 같은 열정적 사랑이 담겨있기에 더할 나위 없이 목마른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런 짝사랑을 단 한 번도 갖지 못했다면 불행한 일로 여겨진다. 이 세상에서 사랑만큼 인간을 필요한 존재로 만드는 것은 없다는 이유이다.

  그런데 짝사랑을 논하게 되면 당연하게 짝사랑 남(男)으로 이름난 베르테르가 연상된다. 세계 3대 시성의 한 사람인 독일이 낳은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저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주인공을 말한다. ‘감수성이 예민한 베르테르는 젊은 변호사로서 상속사건을 처리하러 어느 마을에 왔다가 로테를 알게 되고 그녀를 열렬히 사랑했지만 로테에게는 약혼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공사(公使)의 비서가 되어 먼 나라로 떠났다. 베르테르는 속무(俗務) 생활과 공사의 관료 기질 등 인습에 반항하다가 파면되고, 사교계에서도 웃음거리가 되어 다시 귀국했지만, 그가 사랑했던 연인 로테는 새로운 가정을 꾸미고 있고, 그녀의 따뜻한 보살핌은 그의 고독감을 더욱 깊게 하는 좌절감으로 마침내 그는 권총 자살을 한다.’라는 짝사랑의 슬픈 비극을 그린 내용이다.

예전과 비유할 수 없지만 지금도 폭넓게 읽히는 책으로 이 고전 명작이 발간된 당시 자살자가 속출, 발매금지가 되기까지 한 문제의 소설이 되었고 괴테는 이 작품이 ‘오직 자신만을 위해 쓰인 것처럼 느껴지는 시기가 인생에 한 번도 없다는 건 불행한 일이다.’라고 평가할 정도로 짝사랑 결과에 깊은 의미를 두었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이제 우리는 짝사랑이 주는 낭만도 이제는 우리 곁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되어버렸다.

  지난 10월 21일 스토킹 처벌법 시행이 바로 그것이다. 짝사랑 자체마저도 기억할 수 없도록 우리가 만든 불행의 씨앗이다. 이를 증명이나 해주듯 지난 10월 21일부터 28일까지 관련 신고가 전국에서 총 885건이 접수되어 하루 평균으로 따지면 110건의 신고가 들어온 셈이라고 전해진다. 그런데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일부 사회계층에서 이젠 사랑은 비웃음거리가 되어버렸고 짝사랑은 아예 스토킹이라는 이름의 범죄로 변질되어 버렸다. 사랑을 주는 이도 받는 사람도 모두 공포의 대상으로 바뀐 것이다.

그러나 항상 절망 속에 희망이 솟아오른다. 세상이 이렇게라도 아름다운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곳곳에 숨어있기 때문에 희망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 자신일 수 있다' 비록 법이라는 이름으로 짝사랑의 낭만마저도 희미해졌지만, 서로가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사회의 등불이 미래를 밝히는 기회를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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