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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 기자명 나주토픽

메르켈 총리가 주는 교훈

  • 입력 2021.08.27 02:47
  • 수정 2021.08.27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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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총리가 주는 교훈

 

  지도자의 길은 역사 창조의 보람도 갖지만, 고행임이 틀림없다. 최근 일본 아사히신문 사설에서 ‘스가 총리에게 맡겨도 괜찮은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스가 총리가 올림픽 강행과 코로나 정책을 두고 정치지도자로서 스가 자질이 심각하게 의문시되는 국면을 지적했다. 비슷한 시점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인의 참혹한 현실이 눈에 뻔히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조기 철군을 강행한 것을 두고 냉혹한 비판을 받았다.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두 지도자는 주위의 진실한 충고를 거부한 채 ’최악의 시나리오’를 연출한 지도자로 낙인을 찍히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문재인 대통령 역시 코로나 19 K 방역 호평으로 180석의 거대 여당 탄생에 큰 도움을 주었으나 국민의 간절함을 외면한 부동산 참사로 신뢰는 무너져버렸다. 탁월한 직관력과 냉철한 판단력을 갖춘 양심 있는 지도자의 자질이 요구되는 이유이다.

  그런데 내년 대통령선거와 지자체 단체장 선거를 눈앞에 둔 우리의 현실은 밝지 않다. 아직 경선단계에 들어섰을 뿐이지만 후보자들의 스펙을 살펴보면 기본양식을 갖추기는커녕 두려움마저 갖게 한다. 일부 후보자들을 향한 국민의 시선은 마치 ’막장드라마의 주인공’으로 평가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지도자의 자질과 경영 철학은 찾아보기 힘들고 진실에 가까운 네거티브 공격 내용이 두려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지역단체장 후보들은 아예 ’돈 없으면 출마 자체를 삼가라‘라는 여론이 중론으로 자리 잡은 심각한 수준이라는 여론이다.

  이런 상항에서 최근 오는 9월 26일 사임하는 독일 메르켈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던져준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코로나 19의 세 번째 파동을 앞둔 조치의 하나로 부활절 전 목요일과 토요일도 휴일로 정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그러나 이 조치가 국민적 반대에 부딪히자, 발표 이틀 만에 무효화를 선언하면서 대국민 사과를 강행했다. “실수는 실수라고 인정해야 하고, 무엇보다 실수는 고쳐야 합니다”라고 하며 메르켈 총리는 잘못된 결정이었음을 인정하고 진심 어린 사과로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가식과 위선을 뛰어넘어 정치보다 국민을 걱정하는 진정성을 국민의 가슴에 새겨졌기에 심각한 코로나 정국에서도 지지율 70%를 유지하고 있다. 당연 40%도 넘지 못하는 지도자들과 비교 자체가 불가하다. 전 세계적으로 추앙받는 지도자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당연하다.

  메르켈 총리에 대해 한 러시아인은 '독일인들이 선택한 그녀는 18년 통치하는 동안 위반과 비리는 없었고, 어떤 친척도 지도부에 임명하지 않았다. 어리석은 말도 하지 않았으며 사진 찍히려고 베를린 골목에 나타나지 않았다. 독일은, 그녀가 전 동독 출신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하나로 뭉쳤고, 가사를 돕는 도우미는 없었을 뿐만이 아니라 항상 공무원으로 자부하며 다른 시민들처럼 평범한 아파트에 살고 있다'라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독재자 푸틴에 비교한 감동적인 글이지만 우리 지도자들도 가슴 깊이 담아주길 기대해본다.

  존경받는 지도자가 되기 위한 정치를 원하면 무한한 욕심보다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정치가가 되어야 한다. 주권재민을 망각하고 항상 국민 위에 올라서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선거 때면 변함없이 거론되는 지역감정으로 패거리나 조장하는 사람은 정치인의 자격마저도 박탈해야 한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국민을 가슴에 담는 정치인의 탄생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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