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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나주토픽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 입력 2021.08.13 03:01
  • 수정 2021.08.13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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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강 대 영

세한대학교 교수

  ‘5선’ 조경태, 주호영 의원, ‘4선’ 나경원, 홍문표 의원을 누르고 국민의힘 대표가 된 이준석은 ‘0선’이지만 헌정사상 첫 30대 정당 대표로 취임했으나 두 달도 못 돼 당내 샅바 싸움이 시작됐다. 우군도 등을 돌리고, 원내와 원외 기득권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당내 곳곳에서 볼멘소리가 4분 5열로 터져 나오고 있다.

물론 취임 당시는 ‘따릉이’를 타고 출근하거나, ‘토론배틀’로 흥행에 이르는 등 당 지지율과 당원 수도 증가하는 풍선효과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매우 고무적이어서 여당과 문재인 정권을 겨냥해 표적으로 삼아 무능한 정부라고 몰아붙였다.

특히 이준석 대표는 높은 지지율을 앞세워 ‘여성가족부’를 없애야 한다며 “여가부 같은 것들이 여성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안 좋은 방식이다. 나중에 우리 대통령 후보가 되실 분이 있으면 폐지 공약은 제대로 냈으면 좋겠다”라며 여가부 폐지 주장에 불을 지폈다. 이에 당내 의원뿐만 아니라 대내외로 공개 반박하자 ‘작은 정부론’의 일환이라며 해명하는 데 급급했다.

그뿐인가. 여가부 폐지론 주장에 여론이 악화하자 뜬금없이 ‘통일부’도 없애야 한다며 통일부 폐지를 들고나왔다가 몰매를 맞았다. 36살 국민의힘 당 대표를 향해 ‘허튼짓’ 다한다며 맹공을 퍼붓고 ‘공부가 안된 대표’ ‘용기는 무식에서 나온다’라고 연일 때리고 있다.

  특히, 여야 대표 회동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 합의를 해 놓고 예산편성 권한이 있는 원내 지도부와 사전 협의 없이 이 대표의 예산 관련 협상이 부적절했다는 지적과 함께 그간 개인기에 의존했던 이 대표를 향한 질타가 쏟아지자 여야 합의 100분 만에 합의를 깨버리므로 ‘100분 대표’ 별명까지 얻은 추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국민선거인단 모집’에 역선택 주장을 하자 ‘역선택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사실상의 '범죄행위’나 다름없는 역선택을 종용하는 이 대표의 발언까지 국민의힘은 곪아 터졌다.

거기에 ‘윤석열파’ ‘최재형파’ ‘원희룡파’ ‘유승민파’ ‘홍준표파’ 등 계파싸움이 치열하다. 그렇다고 이준석 대표가 당을 장악하지도 못한 현실이다. 이미 예견된 각본이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이준석 대표 취임 2달 만에 설익은 논쟁만 제조할 뿐 시민에게 미치는 영향 또한 최악으로 미숙하고 불안할 뿐이다.

역시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다. 잠자던 20~30대를 깨우며 돌풍을 일으킨 이준석 대표 취임 이후 정치 관행의 틀을 벗지 못하고 말장난하거나 신뢰를 저버리며 정치를 오히려 더 더럽히고 있다. 정화해야 할 자가 정치를 오염시키는 주범이 되었다.

  그렇다면 정치는 시민에게 희소식을 줄 수는 없는가. 아니다. 한국 양궁의 막내 김제덕, 안산 선수가 혼성 전에서 첫 금메달로 시민에게 시원함을 전해주었다. 정치도 원팀이 되어 남의 눈의 티만 지적한 못된 버르장머리를 버리고 정책 승부로 시민에게 다가선다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이 설익은 것뿐’인 이준석 돌풍보다 더 강력한 지지를 받을 수 있다. 말장난 정책이 아닌 차별화된 정책을 시민은 지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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