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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인칼럼
  • 기자명 나주토픽

거짓말 철학과 참담한 위선

  • 입력 2021.07.17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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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철학과 참담한 위선

 

  거짓말을 잘해 노벨상을 받은 정치인이 있다. 바로 영국의 처칠 수상이다. 그가 남긴 세기의 명언 "진실은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에 거짓말로 보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라는 한 구절이다. 주옥같은 이 연설 이후 처칠은 비난은커녕 오히려 국민의 사랑을 받고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의 처칠은 불리한 전황을 숨기고 호도한다는 이유로 언론으로부터 거짓말쟁이라는 혹독한 비평을 받았지만, 그 한 구절 속에는 처칠 수상의 해학과 진솔함이 가득 담긴 내용으로 후에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1953년 노벨문학상을 받게 된다. 부러운 모습이다. 그런데 왜 우리 눈앞에는 추한 거짓말로 분노를 부추기고 저주로 이끄는 사기 수준의 정치인이 주도하는 난장 정치판이 되어버렸을까. 안타까운 일이다.

  처칠에게는 국가이익이나 조직, 사회 등 공공이익을 위한 정치 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 눈앞의 정치인 대다수가 유난히도 태극기 사진을 배경으로 애국심을 강조하며 ‘국가이익과 민족을 위하여!’라고 강조하며 ‘국민을 위한 정치’를 내세우지만, 대다수 국민은 그것을 쇼라고 부른다. 하도 많이 속아서 더 속아줄 여력마저도 없는 국민이 다수이다. 그뿐만 아니라 통상 정치생명을 위협받는 치명적인 개인의 잘못을 숨기거나 은폐하기 위해서 하는 거짓말을 밥 먹듯이 품어대지만 너그러운 국민 다수는 지연 학연 금권 등의 이유로 용서하기에 급급하다. 그러다 보니 가장 공정해야 할 검찰총장, 감사원장이 정치판에 끼어들며 정치인의 거짓과 배신을 그대로 답습하며 정의와 공정을 무너뜨리고 만다.

  최근 시중에 가장 큰 화두 중의 하나가 두 공직 기관 수장의 임기 중 사임과 대통령 대권 도전이다. 그들이 내세우는 명분 역시 어김없는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라는 구호였디. 그들의 뜻은 ‘별로’였지만 ‘국민이 원해서’라는 표현이다. 이를 동의하는 사람도 많지만 ‘임기 중 정치 직행’, ‘정치 중립을 말하며 정치 참여하는 이율 배반’, ‘사정 기관 독립성에 큰 상처’ 등의 수식어와 함께 그들의 정치 행각을 잘못된 판례로 비난하는 사람도 많다. 국가 최고 수준의 사정 기관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임기 중인 검찰총장이 사임 후 바로 정치에 도전하고, 바로 이어 감사원장의 퇴임과 대권 도전은 직무상 독립된 헌법기관인 감사원장이 거침없이 자리를 내던지며 국가 미래를 걱정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자 위선이다.

  이와 관련 최근 2030의 반란과 정치 불신은 결코 짧은 순간의 결과가 아닌 정치인의 오랜 거짓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다. ‘착한 거짓말 또는 선의의 거짓말’을 가장한 정치인의 위선에 분통을 터뜨린 것이다. 처칠 수상의 거짓말 뒤엔 ‘전쟁 승리’라는 공익 개념의 철학이 담겨있었지만 지금 우리 정치인들에게는 오직 탐욕 정치 철학으로 국가 미래에 상처만을 던져 주고 있다. 30%에 가까운 범죄자가 점령한 국회를 허용한 국민도 결코 자유스러울 수 없다. 되새겨보면 우리 국민이 만들어 논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대선 출마자의 범법 의혹 행위와 국민에게 치욕을 던질 수도 있는 가족사, 국민을 기만하는 공직자의 배신행위가 이 땅에 발붙일 수 없는 문화의 꽃이 만개하는 시대가 하루빨리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아낌없이 투자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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