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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나주토픽

이준석을 보며

  • 입력 2021.06.25 01:06
  • 수정 2021.06.25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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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을 보며

 

 칼럼니스트 

        양     인    목

  젊은 청년 이준석이 제1야당의 대표로 선출 되었을 때, 순간 나는 비슷한 나이의 김정은과 트뤼도 같은 젊은 지도자들을 떠올리며 웃었다.

우리나라에도 젊고 유능한 청년들이 중심인 시대가 와서 지역과 이념이 아닌 이슈와 정책으로 승부하는 성숙한 정치를 하려나 보다 하고 말이다.

기성세대로서 청년들에게 딱히 해 준 것도 없고 비젼도 제시하지 못 하는 심정에 미안한 마음이 먼저 앞서는 것은 인지상정일까. 능력 있는 삼십대 중후반이라면 학교에서 배운 탄탄한 실력을 배경으로 사회 현상을 합리적으로 바라보고 과거에 매이지 않은 채 현실의 문제를 헤쳐나갈 수 있다고 본다. 그들은 가난이나 전쟁은 물론, 독립이나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도 겪지 않았고 분단이나 경제 성장을 위한 희생도 경험하지 않았기에 상처도 적고 거칠 게 없다.

이런 맥락에서 청년을 대표하는 이준석에게 거는 새로운 정치에의 기대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더우기 우리는 여야를 막론하고 기성 정치에 너무도 실망이 크기에 그의 등극은 그 자체로 일단 신선하다. 인터넷으로 무장한 청년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플랫폼 삼아 소통하며 만들어가는 세상은 빠르고 합리적일 거라는 상상과 기대는 기본이다. 실제로 그들의 사고와 행동은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우며 권위적이지도 않다. 성향은 진보적이며 고정관념이 적고 사회 발전과 동시에 개인의 성취를 중시하기에 눈치 볼 이유도 없다. 한마디로 쿨하다.

이건 우리에게 기회일까, 환상일까. 여전히 불안이 엄습하는 건 나만의 기우와 의심병 때문인가. 아니다, 사람 때문이다.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직 세상 물정을 충분히 경험하지 않은 미숙한 청년이어서 걱정스러운 게 아니다. 바로 이준석과 그가 속한 정당의 사람들이 문제다. 이 거대한 국민들의 바람을 이준석과 그가 속해 있는 오만 적폐의 온상인 '국민의 힘'이 실현할 수 있을까. 하여, 잊혀졌던 악몽들이 다시금 소환된다.

대그룹 사장 출신의 이명박이 탁월한 경영 능력을 발휘하여 이 나라 경제를 부흥시킬 것이라는 대국민 기만극을 만들어 퍼트린 사이비 언론들과 정치꾼들에게 속아 우리는 커다란 물적 정신적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어디 이 뿐인가. 개혁의 어두운 그림자를 틈탄 독재자의 딸 박근혜는 독신으로 사는 자신은 부양할 가족도 없고 이해 관계인이 없어서 오직 국가만을 위해 헌신할 수 있다며 연약한 여성성까지 팔아 국민들을 현혹시켜 권좌에 올랐다.

그 결과 윤리와 철학이 결여된 장사꾼과 무지한 공주병 환자로 인해 우리는 경제와 정치, 통일의 시간표를 칠 년 넘게 허비하고 말았다.

다시 사이비 매스컴의 작업이 가동되고 있다. 그럴싸한 '청년의 논리'로 '가짜 청년' 이준석을 내세워 기성 정치판을 흔들고 우리의 선한 분별력을 흐트러 놓은 다음 윤석열을 끼워 넣으려는 거다. 이준석이 누구인가, 부모 잘 만나 목동 학원가에서 공부하여 과학고를 나와 하버드에서

공부했단다. 주식 박사가 주식으로 돈을 잃듯 학벌 좋은 엘리트가 정치도 잘 한다는 근거는 없다. 지금 우리 사회의 적폐 덩어리들이 대부분 명문대를 나온 엘리트 출신임을 상기해보자. 그가 하버드에서 경제학과 컴퓨터를 전공해서 국민들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정책으로 공헌한 게 아직 하나라도 있나?

나이만 적다고 청년은 아니다. 젊어도 생각이 진부하고 가치와 철학이 왜곡되어 있으면 꼰대다. 신세대여도 일방적이고 이기적이면 적폐다.

어설픈 실력에 말만 그럴싸하게 하는 정치꾼에게 우리는 더 이상 속지 않는다. 이준석과 청년 현상은 적폐청산을 가로막고 탐욕을 유지하려는 기득권 세력이 만든 신기루이다.

  ▶ 칼럼니스트 양인목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음악, 한신대에서 종교철학을 공부하였다.

2년 전 영산포에 귀촌하였으며 음악과 인문학을 통한 문화운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 윤석열 등 정치인에 대한 패러디 음악으로 유튜브에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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