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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나주토픽

정작 감탄스러운 것이란...(?)

  • 입력 2021.05.29 13:14
  • 수정 2021.05.2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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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감탄스러운 것이란...(?)

 

수의사   조  영   만

  세상을 살다보면 ‘정말로 이것은 무섭더라’라고 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우리 것은 아름다운 것이여!’라고 말했던 고 박동진 명창의 말씀처럼 ‘이것은 정말로 아름답더라’라고 할 수 있는 것도 있었을 거라 생각된다

그럼 먼저 여러분은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소리를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어떤 이는 천둥소리가 무섭다 하여 탁자 밑으로 숨어 들어간 유비(劉備, 161년 ~ 223년. 중국 삼국시대 촉한의 초대 황제)를 생각하며 이 소리가 무섭다 할 수 있을 것이요, 또 어떤 이는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 밤 철조망 사이로 지나가는 바람이 내는 소리를 월하의 공동묘지(1967년. 강미애,박노식,허장강,황해,도금봉 출연 영화)에서 들려오는 귀신소리 같아 무섭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요, 또 필자는 어릴적 흑토재(黑土재-화순 동면 천운장에서 구암리 화순광업소로 넘어가는 고개 이름) 산 위에 있는 광부위령탑 밑에서 낮잠을 자다 꾼 꿈이 무서웠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지만...,

옛날 어느 대감 댁 며느리 공채에서 주어진 3가지 문제 중, 첫째가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소리는 무슨 소리냐’라고 묻는 질문에 많은 참가자가 나름대로 대답하였지만, 한 처자는 ‘바가지로 뒤주를 긁을 때 나는 소리’라고 말했다. 의외의 대답을 들은 대감이 그 연유를 묻자 그녀는 ‘끼니가 되어 양식을 풀 때 바가지가 뒤주바닥을 긁으면서 내는 소리가 가장 무서운 소리였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배고픔의 두려움은 공포가 되는구나 하면서 대감은 고개를 끄덕였다 합니다.

  두 번째 질문은 ‘저 집의 기와장의 개수는 몇 개냐?’ 이더라

참가 처자들이 그 수를 세려고 어떤 이는 꼿발(까치발의 전라도 사투리)로 지붕을 쳐다보며 세는가 하면, 어떤 이는 뜀박질 하면서 세려는가 하면, 또 어떤 이는 세다가 잊어버려 다시 세고 있는 등 제각기 나름대로 열심인데, 한 처자만 마당에 쭈그리고 앉아 무언가를 세더니 바닥에서 계산을 마치고 답을 적어 제출하였다. 시간이 되어 제출된 답안지에서 정확하게 적은 답안지 하나를 들고 ‘처자는 어떻게 하여 정확한 답을 적을 수 있었는가?’라고 묻자, 그 처자는 ‘추녀에서 떨어져 마당에 생긴 추녓물 자국을 세어서 산술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대답하자 대감은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세 번째 질문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은 무슨 꽃이냐’ 는 문제에 어떤 이는 벌나비는 찾지 않아도 그래도 목단이 가장 아름다운 꽃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가 없는 꽃과 잎의 슬픈 사연이 담긴 상사화가 아름다운 꽃이라고 하고, 눈 속에서도 꿋꿋이 피어나는 설중매가 가장 아름답다고 하기도 하였으나, 한 처자는 ‘목화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입니다’라고 답하자 그 연유를 물은 즉 ‘목화는 꽃이 피기 전에는 다래로서 따 먹으면 허기를 채울 수도 있고, 꽃으로 피면 실로 꼬아 옷을 만들 수 있는 목화가 가장 아름다운 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이 말을 들은 대감은 배고픔도 알고, 삶의 본질을 아는 이 처자야말로 찾고자 했던 처자로구나 하여 며느리로 뽑았다고 합니다.

물론 이 얘기는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고도 할 수 있겠으나 그때의 상황에서 추리한다면 감탄할 수 있었다고 할 수 있어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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