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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나주토픽

생존력이 강한 ‘미나리’

  • 입력 2021.05.14 02:10
  • 수정 2021.05.14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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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력이 강한 ‘미나리’

 

  세한대교수 강    대    영

  국민 70%가 심각하게 우울감이나 무기력감 같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다(환경보건시민센터 여론조사)는 범유행(pandemic)에 갇힌 우울한 소식에도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뜻밖의 선물을 국민에게 안겨줬다. 위트와 품격있는 입담으로 미국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 배우의 소감이 세계를 감동케 한다.

"객석을 쥐락펴락한 쇼 스틸러"라 평가하는가 하면 ‘브래드 피트에게서 어떤 냄새가 났느냐’는 질문에 "나는 개가 아니다"라고 응수한 것을 '최고의 멘트'로 평가하는 등 윤여정 수상소감 한마디가 우울감을 날려버리는 시원함이었다.

“미나리”라는 영화 내용을 보면 환경을 탓하지 않고 '어디서든 무럭무럭 자라나는 생존력'을 보여준 미나리를 통해 삶을 묘사하고 있다. 이렇듯이 가족이라는 구성원도 함께한다면 힘든 환경이라 할지라도 희망 아래 하루하루 뿌리를 내리며 살아갈 수 있다는 평범한 가정에서 내뿜는 가족애를 되새기게 한다.

어느덧 5월이다.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볼 수 있어 더 남다른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입양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이다. 이래서 5월을 가정의 달이라 부른다. '사랑과 정성으로 일궈내는 가장 소중한 보금자리가 가정이다.

요즘 가정을 보노라면 자꾸만 퇴색되어 가고 있다. 미나리는 악조건에서도 생존 본능으로 자라나듯 가족이 함께한다면 능히 희망을 꽃피울 수 있다. 하지만 가족폭력이 끊이지 않고, 아동학대로 시작하여 노인 학대에 이르기까지 가족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대상자가 늘어나고 있어 가정의 달을 맞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소중한 가정은 사회의 시작이다. 가정의 붕괴는 사회의 붕괴를 의미하며, 건강한 가정은 건강한 사회를 잉태해 낸다. 어찌 보면 가정을 하나의 모판이라 할 수 있다. 사회에 옮겨 심는 모가 부실하면 그 결과는 뻔하다. 그럴지라도 사회가 보듬고, 보호하고, 안아준다면 온기 가득한 더불어 사는 공동체로 살아남는다.

문제는 우리 현실이 그리 넉넉지만 않다. 한국고용정보원의 통계에 의하면 ‘인구소멸지역’으로 나주를 위험지역 중 하나로 분류했다. 청년이 떠나는 도시, 농촌으로 결혼을 꺼리는 현실, 인구절벽, 고용 불안, 교육인적자원 다른 지역으로 유출 등 지역사회 붕괴가 가속화된다면 가정은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다행인 것은 '가족의 소중'함을 시민이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 19’로 가족 간 함께하지 못할지라도 ‘우리 가족이 최고’라는 희망을 시민은 품고 산다. ‘가족’이라는 소중함이 시민의 자아에 뿌리내린 이상 그 사회는 절대 소멸하지 않는다.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미나리 같은 생존력을 가진 건강한 가족 탓이다.

따라서 5월 가정의 달을 그저 세월과 함께 왔다가 사라지는 무의미한 달로 여길 것이 아니라 가장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한마디 말이라도 먼저 할 수 있다. 전화도 먼저 누를 수 있다. 선물도 보낼 수 있다. 서로 안아줄 수도 있다. 하지만 더 소중한 것이 있다. 소통과 대화이다. 가족과 이웃과 지역사회가 소통해서 막히지 않고 뚫린다면 생존력이 강한 ‘미나리’ 같은 건강한 가정이 미래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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