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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 기자명 나주토픽

혐오의 눈길

  • 입력 2021.04.11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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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의 눈길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는 아시아계를 겨냥한 혐오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아시아인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로 혐오 대상이 되어 상상을 초월하는 대우로 공포에 떨고있다. 급기야 지난달 16일엔 미국 애틀랜타 일대에서 20대 백인 남성의 연쇄 총격으로 한국계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이 사망했다. 곧장 바이든 대통령은 SNS를 통해 ‘아시아계를 향한 폭력에 우리는 침묵할 수 없다’라며 ‘이런 행동은 중단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혐오범죄가 쉽게 사라질 분위기는 아닌 듯 싶다. 한국인이 대거 희생된 참극이 더이상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교민은 대비하고 우리 정부도 교민 보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주기를 바란다.

  이와같은 일은 시대나 장소를 불문하고 사회가 큰 위기에 봉착했을 때 어김없이 등장·확산했고 차별과 혐오는 잔혹사로 이어지며 아픈 역사로 기록된다. 잔혹했던 홀로코스트에서의 유대인 학살, 관동 대지진 과정 속의 조선인 학살, 우리나라의 해방 이후 독재정권의 잔인한 학살 등이 대표적이다. 책임회피 또한 악랄하다. 전쟁이나 계속되는 경제 불황 그리고 대홍수 또는 가뭄, 지진 등의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권력을 휘두르는 자들은 희생양을 등장시켜 불안한 대중심리를 이용한 책임 전가는 그야말로 혐오의 전형적인 형태다. 그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 사이에서도 흔히 보이는 증오범죄 역시 전형적 혐오 사태의 심각성은 더해진다.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 19 발생 이후 특권층을 중심으로 정부를 무작정 비난하며 혐오적 사회불신을 조장했다. 특히 혐오라는 바이러스는 중국인 입국 금지, 신천지, 대구, 성소수자에게 집중 되었고, 이를 지켜보는 국민은 분노했고 적개심마저 갖게 되었고, 지역갈등 속 차별과 혐오의 관점에서 최고 수준의 경고등이 켜지는 우려되는 상황으로 확산되었다. 그러나 다행히 우리나라는 일부 선진국에서 독재국가에서만이 가능하다는 방역과정의 개인정보 침해 지적을 받았지만, 대다수 우리 국민의 대응은 예상을 뛰어넘은 고도의 국민 수준으로 위기를 극복해가고 있다. 다수 정치지도자들 또한 일부 국민의 혐오에 편승해 경거망동하지 않았다. 또한 계속적이고 일방적인 혐오 발언은 차별과 혐오에 대한 대응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비판을 감당하지 못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지도자들의 오만불손을 허용하지 않은 것이다. ‘배제와 혐오는 결코 코로나 19와 싸우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지도자들이 받아들인 것이다.

  다수 전문가는 앞으로 닥쳐올 더 큰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차별과 혐오에 맞선 행동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현재 한국 사회는 구성원 82.5%가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자기와 같은 편을 지지하며, 중도적인 의견은 무시되는 사회를 지적했다.

또한, 51.5%의 구성원이 갈등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편을 가르는 정치권의 문화’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을 둘러싼 각종 대립, 편 가르기식 정치문화가 한국 사회의 갈등을 키우는 가장 큰 요인으로 본 것이다. 이로 인해 이어지는 차별과 혐오는 사회 구성원들이 누려야 할 존엄한 삶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적대와 갈등을 유발하여 공동체 자체를 서서히 파괴한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차별과 혐오에 전혀 면역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닥쳐올 더 큰 위기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바로 지금이 우리가 ‘차별과 혐오’라는 범죄행위에 맞선 행동에 나서야 할 때임을 깨닫고 마음가짐을 바르게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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