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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나주토픽

물의 가치 철학

  • 입력 2021.04.11 06:53
  • 수정 2021.04.11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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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가치 철학

 

     수의사   조    영   만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는 둘쨋날의 기록인 창세기 1장 6절에서 ‘하나님이 가라사대 물 가운데 궁창이 있어 물과 물로 나뉘게 하리라 하시고,’라 하여 물이 있었으매 지금에까지 이르는 동안, 특히 물에 대하여 ‘상선약수(上善若水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라고 한 노자(老子 춘추시대 초나라의 철학자, 이름은 李耳, 도가의 창시자)는 도덕경 8장에서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 다투지 아니하고,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거하기 때문에 도(道)의 정신과 같다고 할 수 있다.”라고 물의 철학을 피력하였으며, 이어서 도덕경 78장에서는 물의 힘에 대해서 “세상에서 물보다 더 부드럽고 약한 것은 없지만 굳고 강한 것을 치는 데 물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라고 한, 물의 가치를 읽어보자

첫째,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즉 물은 역행하거나 거슬러 올라가는 일이 없고 자신을 낮추고 또 낮추면서 내려가지 않는 곳이 없다.

둘째, 물은 한 방울 한 방울이 모여 내를 이루고 강을 이루며 바다에서 머문다. 하나씩 하나씩 실천하며 기다리는 미덕으로 모이고 모여서 드디어 바다에서 이룬다

셋째, 물은 다투지 않는다. 가다가 돌을 만나도 자신을 낮춤으로서 다투지 않고 그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하지 않는다.

넷째, 물은 언제나 수평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 본성이다. 물은 호수에 있거나 그릇에 있거나 수평으로 항상 평상심을 잃지 않아 선과 악 어느 쪽으로도 기울음이 없어 중용이다

다섯째, 물은 언제나 때가 되면 움직인다. 즉 넘치면 홍수가 나고 추우면 눈이 된다.

여섯째, 물을 항상 자유이다. 물은 형태가 변하더라도 그 본질만큼을 변하지 않는다. 즉 물이건, 수증기이건, 얼음이건 항상 H₂O이며, 물에 점을 더하면 얼음이 된다. (수가점빙-水可點氷)

일곱째, 물은 기다릴 줄을 안다. 물은 흐르다 장애를 만나면 채워지기를, 모래를 만나면 스며들면서, 바위를 만나면 돌아갈 줄을 알고는 기다린다.

여덟째, 물은 연약하기가 자연에서 으뜸이지만 강함에서도 으뜸이다. 물 이외에 그 어떤 것도 바위를 뚫을 수가 없으며 바위를 부수고 갈아서 자갈을 만들고 모래를 만든다. 1975년 군생활 당시 휴가 때 수송기를 타고 내리던 세계에서 2곳 밖에 없는 천연 활주로인 백령도 사곶 해변도 그 많은 시간을 파도가 굴려 만든 작품이 아니던가?

아홉째, 물은 생명을 주어 살아가게 한다. 물은 생명체의 구성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이는 곧 물이 없으면 생존이 없음을 의미한다.

열째, 물은 평상시는 유하여 타협하지만 노하면 막을 수가 없다. 창세기 6장 13절 ‘하나님이 노아에게 이르시되 모든 혈육 있는 자의 강포가 땅에 가득하므로 그 끝날이 내 앞에 이르렀으니 내가 그들을 땅과 함께 멸하리라’ 한 것이 최초의 물의 노함이 아니던가?

열하나,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으며, 고이면 썩는다. 그래서 물은 흐려져도 흐르면서 항상 자신을 정화하면서 흘러 맑아지려 하나 머무르면 썩어 못쓰게 된다.

열둘, 물은 모가 나지 않으면서 무형무색무취이다. 형태도 없는 것이 다듬을 줄도 알고, 색이 없지만 색을 따라서 내고, 냄새도 없지만 그 고유의 맛을 내게 한다.

열셋, 물은 원망함이 없이 항상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가다가 못가더라도 포기함이 없이 비로 만들며 다음을 기약하는 간절함을 안다.

열넷, 물에는 생명이 살아 있다. 흙탕물에는 고기가 살지만 맑은 물에는 생명력이 사라져 더 이상 고기가 살지 못한다

열다섯, 물은 만물을 씻어주어 맑아지게 한다. 그래서 만약 물이 없다면 맑음도 없다

이밖에도 물이 주는 더 좋은 인생적 가치도 많으나, 마지막으로 노자(老子)의 물의 철학에서 도무수유(道無水有), 즉 ‘도는 보이지 않고 눈에 보이는 것 가운데 가장 도에 가까운 것이 바로 물이라는 것’으로, 그것이 많은 이의 본성이 된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울 것인가하는 물의 깨달음이 우리 안에 거(居)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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