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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인칼럼
  • 기자명 나주토픽

민심을 조몰락거리는 특권층의 오만

  • 입력 2020.09.13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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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을 조몰락거리는 특권층의 오만

 

  지난달 검찰 인사를 두고 ‘한쪽에서는 검찰개혁에 합당한 공정인사로 다른 한쪽에서는 최악의 인사 참사’라고 찬사와 비판이 엇갈렸다. 이와 관련 검찰 인사 후폭풍으로 한직으로 밀린 검사들이 잇단 ‘항명성 사직’이 이어졌다. 특이한 것은 검찰직을 내놓으면서 대부분 검사가 항의에 가까운 퇴임 인사와 함께 퇴직했다. 지금까지 계속 승승장구해왔던 검사 역시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옷을 벗은 것이다. 그런데 사직서를 낸 검사 중 대검찰청 J모 검사의 퇴임사 중 한 구절이 눈에 거슬린다. 공자님 말씀 중 ‘시제기이불원 역물시어인(諸己而不願 亦勿施於人)’이라는 구절이다. 즉, ‘다른 사람을 나와 같이 여기면서 내가 당해서 싫은 일을 다른 사람에게도 하지 말라’라는 당연한 구절이다. 그런데 힘깨나 쓰고 톡톡한 재미를 보다 밀리는 당사자가 내놓는 구절이어서 더욱 역겹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들의 주장은 두 말의 여지 없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위선적 표현으로 극단적 이기주의일 뿐이다. 선량한 국민은 그들을 바라보며 '아첨하는 무리만 살아남을 수 있고 법과 원칙은 주먹 뒤'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도 자신을 ‘정의의 사도’로 여기며 존재감을 높인다. 바로 엊그제 국민의 생명을 걸고 무기한 파업에 참여했던 의사들을 보라. 수 억대 연봉으로 대다수 국민보다 훨씬 많은 부와 영예를 누리면서도 국민은 안중에 없다. ‘국민의 생존권을 손에 넣고 조몰락거리는 그들에게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논한다는 자체도 무리다. 국민을 봉으로 여기는 그들에 대한 국민의 저주가 다시 존경받는 의사의 모습으로 회복 되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우리 국민은 특권층 즉 국회의원, 판·검사 등 권력자 등이 민심을 조몰락거렸던 아픔은 이미 오래전부터 무서운 총칼 앞에 극도의 분노를 감추면서도 익숙해진 그 분노를 억제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생명존중의 대명사로 알려진 의사는 국민으로부터 존경받아 왔고 나름대로 역할을 다했다. 그러나 이번 국민의 생명을 담보한 파업사태로 대다수 국민은 의사들로부터 배신이라는 큰 상처를 받았고, 그들을 향한 존경과는 멀어진 존재가 되어 버렸다. 그동안 정치인들이 ‘국민을 위하여’라고 주장하는 달콤한 속임수에 한 술 더 뜬 ‘국민의 건강을 위하여’라는 주장은 더욱 분노하고 슬프게 한다. 국민을 출세 도구로 여기며 추한 존재로 남은 권력자들과 함께 의사도 밥그릇 찾기에 눈이 멀어 ‘패거리 잔치를 위한 망상’이라는 독배를 나누어 마셔버린 것이다. 호의호식하던 정치 검사들이 배경을 잃게되자 줄 이은 사직으로 저항하는 몇몇검사들, 사람이 죽어가는데도 아랑곳없이 파업에 돌입한 점잖지 못한 의사들이 가는 길을 어디일까? ‘권력과 돈’이 주는 쏠쏠한 재미를 선택한 그들은 존경이라는 ‘특권’을 옛이야기로 만들고 말았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다. ‘권력과 돈’이라는 타락한 힘으로 번지레하게 외모를 치장해도 마음은 치장할 수 없다. 코로나 19의 재앙 속에 힘자랑하는 정치인 그리고 ‘내 배 째라’하며 국민을 협박하는 그들은 어리석게도 주인행세를 하려 한다. 그들은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라는 하늘의 뜻을 어기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학업 성적 1등’이란 영예가 염치없고 어리석은 자들의 영광으로 향유돼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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