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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나주토픽

나주가 다시 비상할 것인지

  • 입력 2019.08.02 02:15
  • 수정 2020.03.24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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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가 다시 비상할 것인지

 

  세상이 뜨겁다. 글로벌 무역과 외교가 전쟁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판에서 고래싸움에 새우 등터질까 불안하던 터에 ‘아베’가 한반도 옆구리에 아예 비수를 들이댄다. 간만에 대통령과 5당 대표가 머리를 맞댔으나 딱히 대안이 없다. 국민들의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반일감정만 확산되고 국제적 갈등이 커지면서 마른장마에 여름이 뜨겁다.

  그 뿐만이 아니다. 남북과 북미 그리고 남북미의 관계가 매스컴의 그림만큼 멋지게 ‘비핵화’ 가능성은 별로 밝지 못하다. 국내의 여의도갈등이 여전히 복잡하다. 보수와 진보, 동, 서 갈등이 다가오는 총선까지 이어질 기세다. 최근 국방 갈등, 외교 갈등에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또 노동계의 갈등이 한반도의 여름을 더 뜨겁게 한다.

  지역갈등도 답답하다. 한전공대설립의 청사진을 들고 간만에 대통령이 나주를 다녀갔다. 그럼에도 ‘열병합발전소’ 갈등이 오랜 세월의 늪에서 헤쳐 나오질 못하고 있다. 되레 ‘죽산보 철거’라는 새로운 갈등이 고개를 들고 있다. 빛가람동이나 원도심이나 상가는 침체되고, 인구증가는 주춤하고 되레 감소추세라는데 합심보다 갈등의 잡음이 더 크다.

  언제 어디서나 갈등은 존재한다. 공동체의 삶 속에 그리고 경제의 흐름 속에, 사상이나 종교 간에 갈등은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갈등이 고착화되고 치유하지 못하면 곧 전쟁이며 몰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랜 역사 속에 수없이 반복되는 현상이기도하다. 그런데 근래에 야기되는 갈등들은 대안도 별로 없는 현실이 심상치 않다.

  이런 때에 잠시 눈을 돌려보자. ‘책속에 길이 있다’라는 말이 있다. 짙어가는 초록의 그늘 아래서 나주의 자랑인 ‘백호 임제’의 호방한 문인정신을 되새기며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보자. 그의 생애와 작품을 되돌아보며 크고 작은 갈등의 치유방안을 고민해보자.

  먼저, 시 한 수를 감상하자. “영산강 물살을 적셔다가/월정봉 바람이 써내려간/영감을 영원히 노래하자.// 배꽃의 사랑노래 ‘무어별’// 애틋한 농민사랑 ‘전가원’// 절절한 고향노래 ‘금성곡’// 강건한 나라사랑 ‘물곡사’// 너른 평야에 말을 달리는/비단결 가슴이 호방하다.// 가야산, 불멸의 넋이시여.” 필자가 쓴 <백호, 불멸의 시인> 전문이다.

  물론 시 한 편은 함축된 내용이다. 백호는 그 짧은 생애에도 천여 수의 작품 속에 고향인 나주에 대한 애향심을 노래한 작품이 많다. 그리고 늦은 나이에 학문을 시작하여 속리산에 있을 때에도 왜인들의 침입에는 분연히 떨치고 나와 그들을 물리쳐 고향을 지키는데 힘을 더했다고 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늦은 나이에 출사한 벼슬길에도 조선의 동, 서간 당쟁 갈등을 심히 우려했다. 또 수탈당하는 농민들의 애환을 한탄한 작품은 물론 외세에 비해 약소국인 나라의 현실을 통탄하며 “나의 죽음에 곡을 하지 말라”라는 ‘물곡사’는 오늘날에도 그 기개가 높이 평가를 받고 있다.

  백호의 문인정신을 바로보자. 유교 경전인 <중용>(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아니하고 한쪽으로 치우치지도 아니한, 떳떳하며 변함이 없는 상태나 정도)을 800번 읽었다는 백호 임제이다. 오늘날, 지역의 동, 서 갈등이나 나라의 진보와 보수가 소통하지 못하는 현실에 백호는 무어라 할 것인가?

  나주의 역사 속에는 인물이 많다. 백호의 문인정신을 바로 알면 사백여 년이 지난 오늘에 그는 ‘나주의 자랑’이다. 필자는 중국의 시성으로 추앙받는 ‘두보’와 비교할 때 ‘한국의 시성은 백호’라고 본다. 백호 임제의 호방하고 기개 높은 문인정신을 오늘의 ‘나주정신’으로 되살려 소통하며 화합하고 갈등을 치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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