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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나주토픽

‘돈 없이 조합장 당선 어림 반 푼어치 없는 소리’

  • 입력 2019.03.10 02:36
  • 수정 2020.03.24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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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이 조합장 당선 어림 반 푼어치 없는 소리’

 

 

강대영 교수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이달 13일 치러진다. 나주는 농협 12곳, 축협 1곳, 원협 1곳, 산림조합 1곳 등 조합원 26,927명이 새 조합장 15명을 선출한다.

  원래 조합장 선거는 조합마다 개별적으로 실시하다 보니 공정성에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자 2015년부터 선거관리위원회가 위탁받아 선거를 관리하게 됐다. 하여 2015년에 실시한 제1회 조합장 선거는 과거에 비해 깨끗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금품·향응 제공 등 불법행위가 극에 달했다. 이에 선거관리위원회뿐만 아니라 시민, 사회단체, 농민 할 것 없이 이번 선거만큼은 ‘공명정대한 선거, 깨끗한 선거, 불법 선거 퇴출’을 부르짖고 있지만 짜인 각본처럼 ‘울리는 꽹과리’에 불과할 뿐이다.

  조합원들 내부에 숨겨진 진실은 겉과 속이 다른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비웃기라도 하듯 오히려 큰소리친다. ‘돈 없이 조합장에 당선 될 수 있을까?’ ‘막판에 돈 봉투가 투표와 연결되지’ ‘돈 없이 조합장에 당선되는 것은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소리’라고 조합장 선거의 폐단을 지적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특정 후보자를 위해 친인척을 조합원으로 가입시키고, 현지에 거주하지도 않은 자를 거주자로 둔갑시키는 등 찬·반 자격 시비로 몸살을 앓고 있다. 마을마다 대표자를 세워 표 계산에 따라 금품 살포로 매표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다. 오랫동안 맺은 인연으로 불법·탈법 현장을 목격하고도 신고를 쉽게 할 수 없는 구조적인 한계를 악용한다.

  그뿐만 아니다. 혈연, 인맥과 학맥, 소지역주의 풍토가 오히려 불법 선거를 용이하게 하고 폐쇄적인 선거 운동 방식의 결과로 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명정대한 선거도 기대하기 어려울뿐더러 조합장 선거가 선거를 혼탁케 만드는 요인이다.

 

  원래 농업협동조합은 농업인이 모여 협동조직을 통하여 농업생산력의 증진과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도모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과 자신의 권리를 지켜나가기 위해 만든 농업생산자 단체이다. 축협, 산림조합 등도 조합원의 경제적 이익과 권리를 지켜나가기 위한 단체이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이다. 단체의 장을 뽑는 선거가 능력과 인품보다는 분위기에 당락이 좌우될 여지가 크다. 잘못된 선거 결과는 조합과 자신에게 불이익을 가져다줄 뿐만 아니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당선되고 보자는 현실 논리에 사회는 변질한 깊은 수렁에 빠질 수밖에 없다.

 

  조합장 선거 이대로 둘 것인가. 답은 아니다. 조합장 선거 틀을 완전히 바꿔야한다. 먼저는 조합원의 의식전환이다. 현실은 초고령사회로의 급변한 변화에 대안이 미비하지만 지속적인 관계를 통한 성숙한 전환이 급선무이다. 다음으로 시민단체와 선거관리위원회의 감시감독을 통한 불법선거를 끝까지 추적하여 당선 후라도 무효화 시켜야 한다. 또한, 정책, 공약 선거가 정착할 수 있도록 지역민과의 토론 문화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끝으로 조합의 이익 창출이다. 외부 감사제도를 법으로 명문화하여 365일 감사를 통한 견제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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