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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나주토픽

나주는 고요한 밤 거룩한 밤

  • 입력 2019.01.03 03:30
  • 수정 2020.03.24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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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는 고요한 밤 거룩한 밤

  

 

강대영 교수

컨베이어 벨트 위에 쌓인 석탄을 처리하는 일은 원래 '정규직' 업무이다. 하지만 태안 화력발전소는 가동 중인 컨베이어 벨트 위에 쌓인 고착탄 및 간섭탄을 비정규직 김용균 씨에게 맡겨 하청 노동자는 죽고, 원청 노동자는 무재해 포상금을 받고, 원청은 영업이익 잔치를 벌이는 등 웃긴 일이 우리 눈앞에서 벌어졌다. 

강릉 펜션 가스보일러 유독가스에 질식해 미래자원인 꽃다운 고등학생 3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을 입은 사건은 안전 불감증이 느슨해진 탓이다. 그뿐이랴.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 수사관이 ‘민간인 사찰’ 의혹에 대해 폭로하자 청와대가 진땀 흘리며 해명하는 한심스러운 작태에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 

또한 ‘개인 명품가방 구매와 자녀 대학 등록금 납부, 심지어 성인용품까지 구매’했다는 사립유치원 비리 의혹이 밝혀지자 한국유치원총연합회와 교육부와의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박용진 3법으로 작당하는 등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이런 어수선한 혼란을 틈타 추운 연말이 더 움츠러들지 않을까 걱정이다. 물론 공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남북&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비핵화 선언과 표준시를 통일하므로 평화의 시대가 열렸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인가는 전 세계가 깜짝 놀랐다.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순위인 '빌보드 200'에 진입하더니, 단숨에 26위로 진입해 대한민국 가수 중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어 빌보드 200에 3개 앨범을 연속으로 진입시켜 2주 연속 차트를 유지했고, 한국 가수 최초로 영국 공식적 앨범 순위에 진입하는 등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이런 급변한 현실에 나주의 연말은 숨죽이듯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다. 엘지화학 공장 증설 문제는 찬성파와 반대파에 뒤엉켜 겨울잠을 자고 있다. 한전공대 유치를 위한 연대도 해를 넘겨 기지개를 켤 전망이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국민권익위원회에 청렴도 평가에서 나주시는 외부청렴도 4등급, 내부청렴도 5등급을 받아 종합청렴도 4등급을 기록했다. 내부청렴도에서 최하위 5등급은 전국 75개 시 단위 기초자치단체중 나주시를 포함, 경기도 안산시, 의정부시, 충남 계룡시 등 4개 자치단체뿐이다. 그뿐만 아니다. 빛가람혁신도시의 16개 공공기관은 종합 청렴도에서 1등급을 받은 기관이 한 군데도 없다. 한마디로 옛 명성 목사골 위상이 추락하는 한해라 말할 수 있다. 그만큼 나주시민으로서의 의식과 주인의식이 희박한 겨울잠에 든 나주를 보게 된다.

그렇다. 한해를 결산하는 2018년 끝자락에 놓였을지라도 ‘꿈은 이루어진’라는 나주시의 고강도 대안이 없는 한 역시 나주는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의 깊은 겨울잠에 들것이다. 이는 시시비비를 가려 살리고, 죽이는 문제가 아니다. 시를 책임지는 시장과 감시와 견제가 무디해진 의장을 비롯한 의회와 시민과의 소통 강화만이 나주를 상위로 다시 끌어 올릴 수 있는 길임을 밝힌다. 따라서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의 나주를 깨우는 처방은 시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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