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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나주토픽 기자

고도의 경지에 이른듯하면도 조용한 원만상(圓滿相)인 수작

  • 입력 2016.05.20 14:20
  • 수정 2016.05.2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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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의 경지에 이른듯하면도 조용한 원만상(圓滿相)인 수작

전라남도 나주시 봉황면(鳳凰面) 만봉리에 있는 고려시대의 불상 나주 만봉리 석조여래입상은 1976년 9월 30일 전라남도유형문화재 제64호로 지정되었으며 현재 나주시에서 관리하고 있다. 만봉리 저수지에서 서쪽으로 500m 정도 떨어진 산록에 동향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원래 이곳은 옛날에 조그마한 암자 터였는데, 지금은 밭으로 쓰이고 있다.

석조여래입상은 주형거신광배(舟形擧身光背)와 여원인, 시무외인을 결합한 불상으로 전체높이 2.3m이다. 석불의 밑 부분이 땅에 묻혀 대좌는 파악할 수 없지만 1매의 화감암을 사용하여 광배(光背 : 회화나 조각에서 인물의 성스러움을 드러내기 위해서 머리나 등의 뒤에 광명을 표현한 둥근 빛)와 불신을 조각하였다.
 

▲ 석조여래입상

불상의 상호(相好 : 부처의 몸에 갖추어진 훌륭한 용모와 형상)는 갸름하고 지긋이 웃고 있는 형상이다.그리고 소발(素髮 : 민머리)의 머리칼에 큰 육계(肉髻 : 부처의 정수리에 있는 뼈가 솟아 저절로 상투 모양이 된 것)를 갖추었다.
▲ 석조여래입상의 얼굴상

호형(弧形 : 활 모양)을 그리면서 곱게 흐른 눈썹과 거의 감은 듯 한 눈, 둥그런 얼굴 등에서 부처의 자비를 느낄 수 있다. 귀는 길게 처져 어깨에 닿고 있으며 목에는 삼도가 표현되었다.

또 어깨와 가슴에는 양감을 주어 사실적인 표현이 뚜렷하다. 법의(法衣 : 중이 입는 가사나 장삼 따위의 옷)는 통견(通肩 : 어깨에 걸침)이다. 상체의 의습(衣褶 : 옷주름)은 U자형의 주름이 일정한 간격으로 유려하고 맵시 있게 타원형을 그리며 내려온다. 그리고 다리 사이를 Y자형으로 가르면서 양다리에 동심원형의 의문(衣文 : 옷자락 무늬)을 이루고 있다.
 

이것은 봉황면에 있는 철천리 석불입상(보물 462)에서와 같이 가슴에서의 U자형 평행단상이 동일하고, 가슴 아래에서 다리까지는 경상북도 영주 석교리 석불상(보물 116)과 기법이 비슷하다. 겨드랑이에서 가슴으로 이어지는 부분에 볼륨감이 있어 고식(古式)을 따르고 있다. 수인(手印)은 양팔을 약간 구부려서 오른손은 시무외인을 하고 왼손은 여원인을 결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불상의 명호는 석가모니불이다. 이 불상은 고도의 경지에 이른 듯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조용한 소녀상을 대하는 듯 한 원만상으로 전남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수작이다. 전체적인 조각의 흐름으로 보아 통일신라시대 불상 양식의 전통을 따르고 있는 고려시대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동체 하부에서 보인 이러한 의문은 이 불상이 철천리 석불입상보다 먼저 만들어졌다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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