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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교육
  • 기자명 빛가람타임스

■목사고을 꿈나무 1 김 경 서 (세지중학교 3학년)

  • 입력 2014.01.09 16:05
  • 수정 2014.01.0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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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갈 높은 곳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빛가람타임스는 활기 넘치는 나주관광과 지역인재 육성을 위해 문화 산책 · 목사고을 꿈나무 코너를 마련하였습니다. 문화와 교육은 살아있는 과거와 미래를 창조합니다. 찬란했던 천년고도 문화를 복원 발전하고 인재 발굴에 앞장 서 나주의 미래를 밝게 만들어가는 신문이 되겠습니다. 문화해설자와 학교장의 추천으로 만들어지며 문화산책은 5호, 목사고을 꿈나무는 4호부터 게재됩니다.<편집자 주>

 

▲ 김경서
초등학교 6학년 말, 중학교 선택을 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왔을 때 나주 시내에 있는 학교를 선택하기에는 그 폭이 너무 좁았다. 그래서 주변에 괜찮은 중학교를 찾고 있는데 ‘세지중학교’를 추천해 주신 분들이 꽤 계셨다. 집과는 조금 멀리 떨어져 있지만 교육 환경이 좋고, 선생님들이 열성적으로 가르치신다는 얘기를 들어 세지중학교에 오게 되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나 자신을 다시 한 번 발견해 보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처음에는 모르는 학생들과 친하게 어울리는 것이 조금 어색했다. 하지만 먼저 다가와주고 말을 걸어주는 친구들 덕에 낯선 느낌은 조금 덜어낼 수 있었다.

소중한 경험
내 중학교 3년 중 가장 만족스러운 시기를 고르라면 활발하게 대회에 참가했던 1학년을 꼽겠다. 과학 관련 활동을 가장 많이 했는데 기억에 남는 대회는 전라남도 학생 과학 발명품 경진대회이다. 아이디어를 내고 그 과정을 노트에 기록하며 직접 공업소에 찾아가 모형 제작까지 해본 경험은 정말 소중한 것이었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아이디어 노트와 과정 사진을 담아 구운 CD는 잘 보관하고 있다. 이외에도 전라남도 창의력 챔피언대회와 나주시 자유탐구발표대회 등에서도 수상했다. 또, 조선대학교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실시한 WISE과학교실에도 꾸준히 참석해서 미래 도시 모습 만들기, 진공상태에서의 실험, 삼각형의 내심과 외심을 이용해 시계 만들기 등 다양한 실험을 했고, 화순중에서 열린 실험교실에도 참가해 소 눈, 돼지의 신장과 심장, 붕어 해부 실험 같은 색다른 실험도 직접 해 보았다.

과학 대회뿐만이 아니고, 각종 교내외 수학, 논술, 영어, 독후감 대회에서도 수상했다. 특히 학교 대표로 선발되어 나간 나주시 독후감경진대회에서 금상을 받아 전라남도 대회에도 참가했고, 은상을 받았다. 또한 내 고장 자랑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3명 안에 들어 겨울방학에는 3박 5일 동안 캄보디아로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자신의 이해와 노력
잘 적응하지 못할까 두렵기도 했지만 처음으로 한 실장 선거에서 실장으로 뽑혀 1년 동안 학급을 위해 성실히 봉사하기도 했다. 다른 초등학교 출신이라 잘 알지 못하는 나를 믿고 뽑아준 친구들에게 고맙다. 초등학교 때도 학급 임원은 여러 번 했지만 성격이 많이 내성적이었던 내가 책임감이 큰 실장 활동을 하면서 자신감도 길러내고 말하는 능력도 조금씩 키워왔으니 말이다. 각종 대회에 나가고 열심히 일하면서도 학업 공부는 소홀히 하지 않아 1학년 1학기에는 6과목, 2학기에는 5과목에 교과우수상 최우수상을 받았다.

2학년 때도 각종 행사에 참여하고 교내 상도 많이 탔지만, 무엇보다 잊을 수 없는 건 한 달 동안의 미국여행이다. 1학년 때 동신대학교 영어캠프에 참가했던 20명, 시험을 통해 선발된 10명으로 총 30명이 다녀왔는데 나는 다행히 시험을 잘 봐서 무척 소중한 경험을 하고 오게 되었다. 물론 한국인 친구들과 같이 가서 한국말을 많이 사용한데다가 기간이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아 영어실력이 늘지 않은 건 당연한 거겠지만, 동경하던 미국에 가서 그 나라의 문화를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돌아왔다는 사실이 너무 감격스러웠다. 1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내가 경험했던 미국 문화 얘기가 나오면 신이 나서 말하곤 한다.

아름다운 꿈
1학년 때까지만 해도 이과를 생각하고 있던 내가 본격적으로 문과생이 되어야겠다 마음먹은 데는 미국 어학연수의 경험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그저 ‘못하지는 않는 수준’ 이었던 영어에 흥미와 애착이 가고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지금 확실하게 정해진 내 꿈은 ‘영어 선생님’이다.

선생님들의 열의와 친구들 모두 너무 좋지만 내가 세지중에 온 것을 잘 한 일이라 생각하게 될 때는 어쩌다가 한 번씩 바뀐 내 성격을 인식할 때이다. 실장 경험부터 시작해 여러 가지 캠프에 세지중학교 대표로 참석해 여러 지역에서 온 다양한 친구들을 새롭게 만나고, 또 헤어지고 한 것이 새로운 만남을 꺼리던 내게는 무척 긍정적으로 작용해 이제 처음 보는 친구와도 인사를 나누고 웃고 얘기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점점 자신감을 키워오다가, 올해 3월 학생회장으로 선출되어 리더십을 기르는 연습도 하는 중이다. 아직은 조금 서툴지만 예전에 비해 많이 달라진 나를 보면 스스로가 자랑스럽고 대견하게 느껴진다. 회장으로서 책임감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안타깝고 아쉬울 뿐이다.

꿈의 실현을 위한 각오
세지중학교로의 진학 결심을 주위에 알렸을 때, 분명히 반대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작은 물에서 놀아서 되겠냐’는 의견들이 대부분이었다. 부모님이 걱정하셨던 것도 그 점이었다. 학생 수가 적은 학교에 와서 1등을 한다고 현실에 안주하면 안된다고 늘 말씀하셨다. 내 학교 생활에 만족하면서도 내 스스로 자만하게 될까봐 조금 두렵기도 했다. 여기에 다니다가 고등학교에 가서 시내권 중학교로 진학했던 친구들을 보고 내가 내린 결정을 후회하게 되는게 아닌가 싶어 무서웠다. 하지만 이번 고입선발고사에서 1등으로 금성고에 들어가게 되었다. 내 한계를 느끼게 될까봐 받았던 스트레스들이 기분 좋게 날아가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아직 나주일 뿐이라서 광주까지만 나가도 너는 따라잡지 못할거라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그래도 나는 내 가능성을 믿고 싶다. 더 나아갈 높은 곳이 있다는 것은 좋은 것이니까. 대학교에서 전국의 학생들이 다 모인 곳에 서게 되더라도 절대 기죽지 않고 늘 해왔던 것처럼 멋진 미래에 기대를 걸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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