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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 기자명 나주토픽

약속 대련

  • 입력 2024.02.24 22:27
  • 수정 2024.02.2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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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속 대 련

  올해 연초에는 유별나게 약속 대련이라는 말이 화두에 오르며 국민의 심정을 심란하게 만들었다. 약속대련은 공격과 방어를 미리 어떻게 할지 정해놓고 하는 무술 대련을 뜻한다. 속된 표현으로 약소대련은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말이다. 이 약속대련은 많은 곳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런데 약속대련을 악의적으로 사용하는 곳이 있다고 전해진다. 대표적인 곳은 바로 카지노 그리고 정치권이라고 전해진다. 이를 증명이나 하듯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볼 수 없었다. 지난 7일 윤 대통령이 약속 대련이라는 혹평을 받으면서도 기자회견 대신 KBS와의 대담으로 신년 회견을 때웠기 때문이다. 이 녹화 방영을 두고 여권 고위 관계자는 “산발적 질문이 나오는 회견보다 깊이 있게 말할 수 있는 대담을 대통령이 선호한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런 설명이 국민을 우롱하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약속대련 목적은 다른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해서 하는 행위를 말한다. 긍정적인 결과를 유도해낼 수도 있지만 무엇인가를 감추려 하기 위한 불공정한 행위로 볼 수 있다. 7일의 KBS와의 대담을 두고 다수 국민은 후자 즉, 대통령이 무엇인가를 감추려는 약속 대련으로 폄하했다. 좀 과한 표현일 수도 있지만 속임수 행위로 평가했다. 정부를 믿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선지 여당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정부를 옹호하는 3대 언론사마저도 대담을 평가 절하했다. 특히, D일보는 "촬영된 발언과 다소 표현이 생경하더라도 생방송으로 전해지는 대통령의 말과 표정 중 어떤 쪽이 더 진심으로 여겨질까. 혹여 대통령실과 KBS가 질문 방향을 사전 공유했거나 한 사실이 언젠가라도 드러나게 된다면 ‘약속 대련’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대통령은 보여주고 싶은 장면이 아니라 국민이 궁금해하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대통령은 날 선 질문과 추가 질문이 나오는 기자회견을 위기로 여겨선 곤란하다. 그건 국정 주도자로서 대통령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자 의무'라고 조언했다. 다른 신문들 역시 사전 녹화 진행 방식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K 신문은 <끝내 기자회견 대신 방송 대담, 윤 대통령 질문이 그리 두려웠나> 사설에서 “박민 사장 취임 이후 정권 편향적 보도가 두드러지고 있는 KBS와 녹화 대담으로 갈음하겠다는 것은 내세울 것 없는 국정,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같은 불편한 질문을 피하고 싶기 때문임을 모를 리가 없다. 또한 이를 대국민 소통으로 받아들일 국민이 얼마나 될까. 윤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이 그렇게나 두려운 것인가”라고 했다.

    어찌 됐든 이번 약속대련은 거짓과 위선의 정치로 평가받고 말았다. “언론과의 소통이 국민과의 소통”이라고 강조했던 윤 대통령은 더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마지막으로 정식 기자회견은 단 한 차례도 열지 못한 지도자의 지지도 20%대(29%)는 당연한 평가다. 경제·민생 문제, 소통 미흡, 거부권 행사, 김건희 여사 문제는 30%대 방어벽마저도 무너뜨렸다. 가족을 지키기 위한 특검법 거부, 기자들의 질문도 피한 국민의 심판이었다. 이런 국민을 기만하는 약속대련은 우리 주변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선거를 앞둔 여론조사, 모두는 아니지만, 일부 여론조사가 바로 그것이다. 국민 또는 시민의 판단을 흐트러뜨리는 악마의 유혹이 이젠 멈췄으면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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