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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 기자명 나주토픽

여기나 저기나 '모두 네 탓이다!'로 멍 들어가

  • 입력 2023.08.27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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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나 저기나 '모두 네 탓이다!'로 멍 들어가

 

  지금 정부 일각에서는 새만금에서 열렸던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파행을 놓고 여야가 서로를 탓하며 ‘너 죽고 나 살기식’ 논쟁으로 죽어라 싸우고 있다. 정부와 여당 국민의힘은 어김없이 “잼버리 모든 책임은 5년간 준비한 문재인 정부의 탓”이라며 책임을 전가하며, 민주당과 전북 지사 책임을 거론하고 있다. 민주당 또한 “무능한 윤석열 정부의 제대로 하는 일 없는 최악의 수준”을 지적하며 “도대체 윤석열 정부는 무엇을 했나?”라며 정부의 무능함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사사건건 전 정부의 책임으로 전가하며 정치 공방으로 몰고 가는 파렴치한 여당이나 과거사를 되돌아보며 반성하지 못하는 부도덕한 야당은 고질적인 정쟁 다툼의 병으로 이어지고 있다. 누구의 잘못으로 결론이 날 것인가 궁금해진다.

  모든 정책이 성과를 두고 일차적 책임은 현 정부의 몫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내용이다. 그런데도 모든 책임을 전 정부에 전가하려는 것은 정부가 무능하기 때문이다. ‘실패한 대회 책임을 전가한 정쟁 대상인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파행은 현재 정부 내에서도 공동 조직위원장을 맡은 여성가족부·문화체육부 등 관련 부처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라는 전언은 이를 증명해주기도 한다. 대다수 국민과 정·관계 인사들은 ‘이번 대회를 유치한 것은 박근혜 정부이고, 이후 5년간 준비는 문재인 정부 몫이었지만 행사를 차질 없이 치러낼 직접적 책임은 당연히 현 정부에 있다’라고 말한다. 현 정부만 모르고 있는 것일까?

  우리 국민 모두는 이번 대회 시작과 함께 각국 참가자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폭염·해충 대비, 샤워실·화장실 부족 등으로 본국과 세계 언론에 호소하며 개선을 요구했고 대회를 이탈하는 국가가 속속 드러나며 국제적 ×망신을 자처했다. 사건이 감당하기 힘들어지자 정부가 뒤늦게 대회 운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사정이 급속히 개선됐다. ‘현 정부가 해결했어야 할 문제’라는 것을 정부가 직접 증명해주는 사례였다. 당연히 처음부터 그렇게 진행되었어야 했다. 정부 출범 1년 3개월이 지났는데 이런 것까지 전(前) 정부 탓으로 전가하면 멀쩡한 정신을 가진 국민이 과연 공감할 수 있겠는가? 민주당도 당당하게 정부를 공격하기에는 자격론이 거론될 만큼 부족함이 많다. 정부가 주장하는 자료에 의하면 갑작스런 기후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행사장 배수나 폭염 등의 문제는 이미 2016년부터 제기됐고, 나무 한 그루 찾아보기 힘든 대회장은 국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정부나 여야 모두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싸우기만 할 뿐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하는 정치인들의 무능함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어김없이 위기에 최선을 다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위대함 속에 헌신하는 각 민간기관의 의료진과 봉사단 그리고 물질적 지원에 고개를 숙여 감사드려본다.

  그런데 나주시에서는 소위 '사업설명회'라는 간단한 안내로 시행된 사업들이 도마 위에 오르며 비난받고 있다. 시 재정에 부담을 주는 것은 물론 정책 수행마저도 어려움을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 영상테마파크 존치 여부에 대한 묵시적 책임소재 논란으로 이어지는 남도의병역사박물관 유치 폄하 결과가 사례 중의 하나다. 일부에서는 특정 지역을 배려한 막대한 예산 투자로 시 재정에 손실을 가져다주는 결과로 폄하되기도 한다. 합리적인 다툼마저도 없는 소통 단절의 일방통행 정책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나주시는 시민의 소리에 좀 더 귀 기울여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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