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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나주토픽

내 이름을 어디에 쓸 것인가?

  • 입력 2023.04.17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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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을 어디에 쓸 것인가?

 

         조영만 (수의사)
         조영만 (수의사)

  생명이 있다면 그 생명은 언젠가는 사라져 처음 왔던 원래의 그곳으로 돌아가는 것이 자연의 섭리다. 예외는 없다. 인간도 여기에 속한다. 그러나 다른 생명체와 인간의 다른 점은 마지막 이후의 흔적에서 매우 다르다. 인간에게는 “이름”이라는 개체 식별 단어가 모두에게 부여되어 있기 때문에, 그래서 그 “이름”이라는 단어가 어디엔가 남아 영원히 기억되거나, 아니면 누군가에 의하여 기억되었다가 잊혀지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지워져 버리는 경우가 된다.

인간은 행동함에 있어서 반드시 댓가를 원하다. 자기가 바라는 댓가가 없다면 절대로 행동하지 않는다. 그 댓가만이 그를 행동하게 만든다. 그것이 정당하든 아니든, 자기만이 원하는 거다. 자기가 죽어지든 아니면 자기가 살아나든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가 바라는 댓가만이 그가 바라는 것이다. 청년 김창수는 국모인 명성황후를 죽인 왜놈을 죽인 혐의로 체포되어 사형에 처해질 상황에 있었는데, 그는 비록 그가 죽는다 하더라도 국모를 죽인 왜놈을 죽여야 한다는 댓가를 바랐을 것이며, 하얼빈에서 이토오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의사는 조선을 찬탈한 그를 죽여 조선의 광복을 이루려 했던 게 그가 바라는 댓가였을 것이고,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것은 구원이라는 댓가를 원했던 것이었고, 충무공이 한산에서 돌아가심은 조선에서 왜놈을 한 놈이라도 살려서 일본으로 돌아가지 않게 하여 전쟁으로 한 맺힌 원한을 갚고자 한 것이 그가 바라는 댓가처럼, 그 댓가가 역사에 기록되기도 한다.

그러나 ‘전쟁에 나아갈 때는 가족을 잊고, 전쟁에 임할 때는 자기 자신을 잊어라’ 했듯이 스스로 이었든 아니면 강제하였든 간에 죽음이라는 절박한 상황에서도 자기임을 표하지 아니하고 이름모를 땅에 묻혀 기억에서 조차 잊혀져버린 그 이름들인들 어찌 억울하지 않겠냐만 그들 또한 그 당시 그들이 바라는 댓가가 있었기에 억울하다 느끼지도 못하는 죽음으로 남겨졌으나 후에 그 누구도 그들을 찾거나 알려 하지도 않게 되어 영원히 사라졌을 것이다.

또 전쟁이라는 긴박한 상황은 아니더라도 삶의 끈을 놓았을 때 관에 덮혀질 빨간 명전 한 장에 자기 이름이 쓰여져 묻히고, 제삿날에는 지방에 자기 이름이 쓰여졌다 불 살라질 것이며, 가족들에 의하여 묘비가 세워지면서 거기에 자기 이름이 새겨져 세월의 모진풍파에도 사라지지 않는 이름으로 남아 가족들에게만 기억될 것이다.

이처럼 이름의 기억은 역사에 기록되어 남게 되는 경우와 족보나 비석에 새겨져 남게 되는 경우와 아니면 그 이름조차 영원히 묻혀버리는 세 가지 경우가 될 것이다.

그러면 나는 과연 어디에 내 이름을 써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역사라고 하는 종이 위에 쓸 것인가? 아니면 비석이라는 돌 위에다만 쓰게 할 것인가 아니면 왔다 간 흔적도 없이 그냥 사라져버릴 것인가 라고 ...

“Victory”라는 시에는 ‘오늘도 성공자의 대열에서 당신의 이름을 찾을 수가 없다. 왜 그럴까? 그것은 당신이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쓰고 있다. 그것은 성공이라는 댓가에는 반드시 행동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함을 적시하고 있다. 그래서 성공이라는 인생의 포부를 가슴에 품고 내 이름을 종이 위에 쓰겠다는 것은 매우 정말 중요한 일이다. 그래야 행동하는데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성공은 생각이 만들어 낸 상품이 아니라 행동의 결과가 주는 아주 매운 열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열매는 자기의 것이 아니라 훗날 다른 사람에 의하여 평가되고 기억될 것이며 귀감이 되기도 할 것이다. 징키스칸은 전쟁을 통하여 수많은 무고한 사람을 죽였어도 후세는 그를 세계 최대의 영토를 가진 영웅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것은 학살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의 승자로서 평가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자기를 자기가 평가하지 말고 뒤로 미루어라. 반드시 그 행동에 대한 평가를 누군가는 할 것이다.

그렇다고 훗날의 평가를 두려워하지 마라. 자기에게만 주어진 운명을 묵묵히 행동하는 마음 다짐을 가지고 성공자의 대열에서 그 이름이 찾아지도록 하라. 그것이 이 세상에 온 댓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종이 위에 그 꿈을 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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