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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나주토픽

허준이 교수의 필즈상 수상 소식을 접하며

  • 입력 2022.07.23 09:01
  • 수정 2022.07.2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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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이 교수의 필즈상 수상 소식을 접하며

 

  지난 주 한국계 수학자 프린스턴대학교 허준이 교수가 수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우는 필즈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허준이 교수는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수리과학 석사를 거쳐 미국 미시간대학교 대학원 수학 박사를 취득하였습니다. 많은 언론들은 허준이 교수가 한국 교육을 받고 한국에서 학사, 석사를 거쳐 미국에 갔음에도 세계적인 수학자가 되었다는 사실에 특히 주목하였습니다.

  허준이 교수가 대학원 시절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소개한 히로나카 헤이스케 교수(1970년 필즈상 수상)의 이름은 필자도 무척 반가웠습니다. 필자가 학창시절에 다독하였던 히로나카 헤이스케 교수가 쓴 자전적 에세이 “학문의 즐거움”은 우리가 왜 공부를 하여야 하는지, 학문을 함에 있어 괴로움은 어떻게 극복하는지 등 공부를 업으로 삼고 사는 학자의 진심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쓰여 있어 인상적인 책이었습니다.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좌우명이라고 밝힌 “소심심고(素心審考)” 즉, 소박한 마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깊이 생각한다는 글귀는 꼭 학자의 길을 걷지 않은 많은 사람들에게도 깊이 새길만한 글귀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허준이 교수의 필즈상 수상을 접하면서 “어떻게 하면 필즈상을 받을 수 있는지?”“저런 영재는 어떻게 길러지는지?”에 많은 관심을 보입니다. 거기에 “사실 허준이 교수도 수포자(수학을 포기하는 자)였다.”라는 기사를 보며, 많은 사람들은 감동적인 반전의 드라마가 펼쳐진 것에 대하여 희열을 느낍니다. 하지만 허준이 교수는 말합니다. 이 또한 과정이고, 조금 기분이 들뜨는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의 인생도 지금과 다르지 않게 연구하며 살지 않겠냐고

  삶은 사는 것이고, 사는 것은 결과가 아닌 과정입니다. 조금 비관적인 얘기이지만 사는 것의 결론은 죽음입니다. 우리가 결과에 환호를 보내는 이유는 그에 걸맞는 과정이 있을 것이기에 그런 것이지만, 훌륭한 과정이 있었지만 그에 걸맞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일도 허다합니다. 손흥민 선수가 득점왕의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무수히 많은 슛이 골문을 빗나갔을 것이고, 허준이 교수가 필즈상을 수상하기 전에는 무수히 많은 연구가 실패하였을 것입니다. 우리는 성공하기 위하여 항상 실패합니다. 실패와 성공은 하나의 동전을 만드는 앞‧뒷면입니다. 우리가 성공에도 환호하지만, 실패에도 박수를 보내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입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인내를 가지고 끝까지 한다면, 모두가 성공하는 인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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