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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나주토픽

33세의 죽음은?

  • 입력 2022.06.24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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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세의 죽음은?

 

        조영만 (수의사)
        조영만 (수의사)

  죽음은 나이 순이 아니라지만 역사상 33세에 죽은 사람에게서 유달리 그 이름을 내세울만한 인물이 있다는 점이다.

첫째로 아르헨티나의 에바 페론은 정치적으로 잠시 성공했다가 33살에 요절한 여성으로 그녀의 삶이 영화로 만들어져 화제가 되고 있다. 오늘날 세계는 그녀를 “거룩한 악녀이자 천한 성녀”라는‘에비타(Evita)’란 애칭을 받고 있는 에바 페론(Eva Peron)은 아르헨티나의 한 시골마을에서 1919년 사생아로 태어난 불우한 여성이었지만, 1952년 33살에 요절하기까지 전 세계에서 자국 백성으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과 추앙을 받았던 영부인인 그녀는 15살 때 집을 나와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상경하여 온갖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던 25살 때 행운을 가져다 준 사람은 50살이 넘는 군부 독재자 육군 대령 후안 페론이었다. 그러나 후안 도밍고 페론은 오히려 에바의 도움을 받아 1946년 2월에 실시된 선거에서 대통령에 당선되고, 에바는 영부인이 된다. 영부인 된 에바 페론은 부자들에게는 차갑게 대했고, 가난한 이들에게는 언제나 자상하고 넉넉한 국모였으나 1952년 척수백혈병과 자궁암으로 쓰러졌으며 장례식은 한 달간이나 국장으로 성대히 치러졌다.

둘째로 33세에 죽은 위인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아마 예수일 것이다. 그런데 의외로 예수가 33세에 죽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거의 없는 것 같다.

셋째로 알렉산더 대왕으로 칼로 지중해 중심의 유럽과 북아프리카 그리고 동방세계를 정복한 사람으로 말라리아로 역시 33세에 죽었다.

알렉산더와 예수를 여러 가지 측면에서 비교해보면, 우선 이 두 분이 다 일국의 왕이란 사실이다. 알렉산더는 칼로 세계를 정복한 사람이나. 예수는 사랑으로 온 세계를 정복한 사람이다. 예수는 실제로 왕관을 쓰고 유대왕국을 통치한 사실은 없지만, 당시의 메시아 칭호인 '다윗의 자손 호산나'란 칭송을 받으며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였고, '유대인의 왕인가?‘를 묻는 재판을 받았으며, '유대인의 왕'이란 칭호로 사형을 당하였다. 물론 예수의 나라는 세상적인 나라가 아닌 하나님의 나라였으며. 그 분이 사랑의 복음으로 세운 나라는 교회였다. 한 사람은 칼로 세계를 정복하였지만 33세에 죽었고 그의 나라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또 한 분은 사랑의 복음을 이 땅에 심고 33세에 죽었지만, 그의 나라는 영원하고 있으며, 아르헨티나의 에바 페론은 정치적으로 잠시 성공했다가 33살에 요절한 여성이었다.

넷째 우리나라에도 33세에 죽은 훌륭한 분이 있는데 한 분은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예전에 미처 몰랐어요,' '산에는 꽃이 피네, 꽃이 지네' 등의 시로 유명한 김소월입니다. 소월은 1902년에 출생해서 1934년에 죽었다. 그는 체질적으로 한과 애수에 젖어 있었고, 아름다운 서정과 곱고 애달픈 가락으로 나라 잃은 민족의 한을 달래주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경영하던 동아일보 지국이 운영에 실패하자 실의의 나날을 보내었고 결국에는 음독 자살하였다.

다섯째, 한국 최초의 천주교 전도자요, 신학자인 광암 이벽 선생은 1754년에 태어나서 1786년 33세를 일기로 요절한 인물로, 남인 시파에 속한 사람으로써 한국 최초의 세례 교인인 이승훈을 북경에 보내 세례를 받게 한 사람이며, 실학의 대가인 다산 정약용에게 자신의 해박한 유학과 기독교 진리를 전달한 사람이다. 이 벽은 서구 기독교의 가르침을 맹목적으로 받아드리지 아니하고, 그것을 한국의 유학적 문화유산에 알맞게 표현함으로서 한국 최초의 신학자가 되는 동시에 토착화 신학의 발판을 놓은 인물이다. 아버지가 대들보에 붙들어 맨 밧줄에 목을 걸고 "네 이놈, 네 놈이 계속해서 예수를 믿겠다면 나는 이 밧줄에 목을 매달아 죽고 말겠다."고 협박을 했습니다. 유교 가문의 뼈대있는 집안의 자제인 이벽은 아버지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었고, 이 일로 인한 괴로움 때문에 몸이 허약해져 그만 흑사병에 걸려 죽고 말았으니 이 때의 나이가 33세였으며 예수를 믿은 지 3년만이었다.

이처럼 33세의 죽음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시하고 있음을 되새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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