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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나주토픽

여섯 번째의 복(福)-처복(妻福)

  • 입력 2022.05.27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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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의 복(福)-처복(妻福)

 

  동양의 고전 『서경(書經)』 홍범편에 인간이 향유하는 다섯 가지 복을 수(壽), 부(富),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이라고 하였다. 오복(五福) 중 첫번째는 장수하는 것(壽)이고, 두 번째는 재산이 넉넉한 것(富), 다음으로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편안한 것(康寧), 덕을 좋아하는 것(攸好德),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명대로 살다가 죽을 때 편안히 돌아가는 것(考終命)을 들고 있다. 우리는 흔히들 치아가 양호한 것을 오복 중에 하나라고 하지만 여기에는 들어있지 않다. 그 대신 남자라면 한 번쯤은 마음에 새겼을 복을 여복(女福)이라 감히 말하고 싶은데...

세종은 여복이 많아 종종 세종이 조선의 국왕 중에서 후궁을 가장 많이 둔 게 아니냐고 하는데 결론은 그렇지 않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세종은 왕비 1명과 8명의 후궁을 두었는데, 이것은 왕비와 후궁을 합쳐 11명을 거느린 태종이나, 14명을 거느린 성종보다 적은 수자이다. 그러면 왜 세종이 가장 많은 부인을 두었다는 오해가 생겼을까? 그것은 아마도 왕비 소생의 아들이 8명으로 조선왕조에서 제일 많았다는 사실에서 와전되었거나, 스물아홉 명의 여자를 거느렸던 고려 태조 왕건의 경우에서(왕후 6명, 부인 23명) 유추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옛날 왕처럼 주위에 여자를 많이 있는 것이 정말로 남자로서는 행복인 것일까?

이것을 남자로서의 행복이라 한다면 지질이도 여복이 없는 사람도 있더라.

서울을 갈 때 고속버스를 타면 어떤 사람은 어여쁜 처자가 옆 자리에 자리가 배정되어 3시간 여를 재미있게 여행을 한다는데, 그렇게 많이도 고속버스를 탓지만 옆 자리에 처자는커녕 지팡이 짚은 할머니조차도 한 번도 자리한 적이 없더라. 80년대 자가용이 그리 많지 않은 시절 남양주군 관내 퇴계원, 별내, 진접, 상계동 등 지방을 돌아 다녀도 젊은 처자는 아니더라도 할머니라도 손을 들어 태워 달라는 여인이 단 한 명도 없더라.

군을 전역하고 2학년에 복학하여 지내는데, 77년 4월 경 전북대학교 화학과 4학년 여학생 들이 졸업 미팅을 한다고 15명이 온다고 하여 전역자를 주축으로 한 미팅팀을 꾸려 광주우체국 인근에 있는 국제다방 2층으로 친구 ‘정수’와 함께 들어서는데, 여학생들이 앉아 있어 분위기도 살필 겸 15명의 여학생의 면면을 살짝살짝 살펴보는데, 그 중 정말로 못생긴 것이 아니라 안 생긴 여자가 눈에 들어오는데, 마음속으로 저 여학생이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결정하고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여학생은 여학생끼리, 남자는 남자끼리 제비뽑기를 하였는데, 방금 들어오면서 점 찍었던 그 여학생이 짝꿍이 되지 않는가?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1/15이면 6.7% 확률인데 이렇게 야속할 수가 있겠는가?

친구도 마찬가지로 못생긴 여학생이 파트너가 되었더라. 그러나 이 현실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기로 하고, 먼저 우리 단골집이었던 학생회관 골목에 있는 ‘수문집’으로 가서 음식을 먹고 가게를 나와 충장로를 걸어가는데 같이 걸어갈 염두가 나지 않았으나 하는 수 없이 파트너가 기분 나쁘게는 하지 않아야겠기에 여학생과 보조를 맞추고 가는데 ‘정수’란 놈은 한 세 걸을 앞에서 걸어가고 있다. 그러자 옆 파트너가 물어본다. 파트너가 맘에 안들어서 그러냐고..., 그래서 아니라고 하고는 걸어가지만 혹시라도 아는 사람과 마주칠까 조마조마하다가 그래도 한가한 증심사로 가는 것이 안전하다고 결정하고 증심사로 가기로 하고 시내버스를 타고 증심사로 갔다. 거기서 시간을 보내다가 4시경 옛날 광주역 앞에 있는 광주고속터미널에 와서 일행들을 기다리는데 우리가 제일 먼저 전주행 고속버스표를 사 주었더니 굉장히 좋아하더라. 일행을 보내고 돌아오는데 그 허탈감이야 이루헤아릴 수가 있었을까!

20대 대학시절 그 때는 막걸리가 술의 주류를 이루던 시절 금동 색시 골목 '당시는 막걸리 파는 곳이면 색시들이 있었다' 에서 친구들과 술을 먹으면서 색시들과 파트너를 정해도 어쩌면 그 중에서도 제일 못 생긴 여자만이 꼬옥 파트너가 되니 술맛이 있었겠는가? 그래도 다홍치마라고 이왕이면 얼굴 반반한 여자가 따라주는 술이 더 맛이 있을게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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