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칼럼
  • 기자명 나주토픽

코로나로 변화된 일상

  • 입력 2022.03.25 04:06
  • 댓글 0

코로나로 변화된 일상

 

 

정테우 변호사
정테우 변호사

  지난 주 법원 변론기일을 마치고 법정에서 나오는 길이었습니다. 법정 밖에는 대기할 수 있는 의자가 일렬로 있는데, 한 의자에 지인으로 추정되는 한 분이 앉아계셨습니다.

그런데, 그 분께서 마스크를 쓰고 서류를 보기 위하여 고개를 숙이고 계시니, 제가 아는 분이 맞는지 긴가민가하는 것이었습니다.

인사를 건네야하나 잠시 망설이다가 말끝을 흐리며 다가갔습니다. “저기..혹시..아 형님 잘 지내시지요?” 제가 먼저 인사를 건네니, 상대방도 처음에는 경계하는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다가 이내 따뜻한 눈빛으로 바뀌었습니다.

코로나가 장기화되고 마스크가 일상화되면서 우리 삶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아침에 집에서 나설 때면 아이들이 가장 먼저 마스크를 챙깁니다.

제 딸아이도 유치원에서 잘 배웠는지 아빠에게 마스크 쓰는 법에 대해서 강의를 하곤 합니다. 꼭 코까지 써야한다고 몇 번을 강조하는지 모릅니다.

얼굴의 반을 가리고 살다보니 표정보다는 말에 귀를 더 기울이게 됩니다. 입모양이 보이지 않으니 귀가 상대방으로 먼저 마중 나가는 모습이 흔합니다.

반면에 아기들이 말을 배우는 속도는 예전보다 늦어졌다고 합니다. 아기들은 사람들의 발음과 입모양을 보고 따라하면서 말을 배우는데, 밖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으니 음성만 들리는 것이지요. 이러한 일상이 아기들에게는 어떤 영향이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입니다.

변화는 고통을 수반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내가 선택하고 의지로 만들어낸 변화가 아닌 불가항력적 사유로 변화를 강요당하여 “해야만 하는 변화”는 또 다른 의미에서 어렵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사람은 어느 종보다 적응력이 뛰어나고 그 적응을 바탕으로 다시 좋은 변화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코로나가 변화시킨 일상이 이제는 어색하지 않은 일상이 된 것 같아 한편으로는 다행이지만, 한편으로는 슬픈 마음이 듭니다. 그러나, 어떠한 상황이 와도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그 안에서 방법과 기회를 찾는다면, 더 나은 일상이 펼쳐질 것이라 믿습니다. 그러한 마음을 가지고 오늘 아침도 딸아이와 손잡고 활기차게 현관문을 나섭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