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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인칼럼
  • 기자명 나주토픽

점령자와 범죄자

  • 입력 2022.03.25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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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령자와 범죄자

 

       신동운 (발행인)       ​​​​​​ ​​​
       신동운 (발행인)       ​​​​​​ ​​​

  최근 윤석렬 당선자가 기존 청와대 구조가 국민보다는 대통령에 집중돼있고 비서동과 집무실이 멀어 실시간 소통이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광화문 외교부 청사와 용산 국방부 청사 두 곳으로 압축하며 집무실 이전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어 의견이 분분하다.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제기되는 부정 기류는 물론 다수 국민 또한 ‘코로나 비상시국 1조원의 국민 혈세 낭비’라는 비슷한 눈높이의 시각으로 지켜보는 모습이다. 유권자들이 윤 당선자를 대통령으로 선택한 것은 분명 양당 정치의 폐해에 때가 덜 묻은 정치 신인으로 새로운 정치 풍토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정치개혁 과제도 심화한 사회 분열상을 해소하고 통합을 이뤄내며 신뢰감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풀어나가야 한다.

  그런데 국민 다수가 윤 당사자의 정치 행보를 지켜보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주위에서 점령자 행세 행위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새 정부의 시작을 알리는 인수위원회 현판식을 두고 모 언론에서 ‘우려가 현실…? 尹 당선인 인수위 첫발부터 기자단과 갈등’이라는 제호로 글을 올리며 소통을 강조했지만, 거꾸로 가는 행보에 기자단의 비판이 쏟아진 것이다. ‘사람이 독이 묻은 화살을 맞았을 때, 그 화살을 뽑지 않고 도대체 이 화살을 누가 쏘았을까, 무슨 독이 묻어 있을까 따위를 놓고 고민하다 보면, 대답을 찾아내기도 전에 독이 몸 전체로 퍼져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 이럴 때 가장 시급한 일은 우선 독화살을 뽑아 버리고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다’라는 진리에서 벗어나고 마는 정치인들의 세계가 이해하기 힘들다. 지도자의 아집과 독단은 공포의 대상이다. 어디로 갈 줄 모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이 주는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제 새로운 대통령의 탄생과 함께 40여 일 후 문 대통령은 보따리를 싸서 청와대를 떠나야 한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선진국 도입이라는 큰 업적을 내면서도 막판 부동산 파동으로 상처를 입었지만 40%대의 지지를 얻어 낸 우리나라 최초의 대통령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촛불 정권 광장의 열기를 광기로 표현하며 정권 자체를 폄하하기도 한다. 승자가 누릴 수 있는 춘풍추상(春風秋霜) 즉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과 같이 부드럽게 하고, 자신을 대할 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해야 한다’라는 여유를 벗어난 오만방자함에 마음이 아플 뿐이다. 또한, 윤 당선자 부인의 '서울의 소리' 기자를 상대로 제기한 1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이재명 전 경기도 지사 조카의 "尹 당선 너무 기쁘고 행복한 밤’이라는 패륜적 표현 그리고 윤 당선자와 이재명 전 지사의 처벌을 향한 청와대 청원 등 모두가 비뚤어진 망상에 허덕이고 있는 것처럼 보여진다.

  지금 눈 앞에 펼쳐지는 것과 같은 '당선자는 성공한 점령자 그리고 낙선한 후보는 범죄자’로 보이는 정치문화 판도는 이제 달라져야 한다. 우리 나주시도 6월 1일 지방선거를 두고 흑색선전과 여론조작 등의 의혹으로 과열 조짐이 보여 걱정이 된다. ‘선택과 변화를 사랑한다'라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지만, 선거 질서를 파괴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특정 후보를 향한 근거 없는 여론살포와 음해, 상호 비방으로 서로 상처받는 선거가 되어선 안 된다.

모든 선거가 원하지 않는 점령자나 범죄자로 낙인을 찍히며 막을 내리는 실패한 선거로 오명을 남기지 않도록 우리 모두 마음을 다듬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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