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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나주토픽

자네마저...?

  • 입력 2022.01.14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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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마저...?

 

          조  영   만         ​​​​​​​       ​​​​​​​          수의사
          조  영   만         ​​​​​​​       ​​​​​​​          수의사

전화벨이 울린다.

화면을 보니 낯익은 이름이다. 군산에서 사업을 하는 친구다

오랜만이라 반가움에 통화 버튼을 당긴다.

그리고는 “여보세요”

“응! 영만이...?”

“응! 오랜만이야!” 반가움에 내 목소리가 커진다

“그래 오랜만이네. 그런데 ○○이 소식은 들었나?”

“아니..?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구, 연락도 없더라고...”

“그랬구나. ○○이가 죽었어 ...”

이 이야기를 들은 순간 정신이 몽롱해진다

“화장하고 삼오제까지 지내고 왔어”

이 말을 듣고 나니 할 말은 잊은 채 눈물이 맺힌다

그리고는 함께했던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어느 죽음이 애닯고 슬프지 아니하랴만 특별한 인연으로 맺어진 40년 우정으로 정말이지 형제같은 친구였기에 더욱 더 그러하다

그와는 공군 제230기 군대 동기이다

그는 백령도에서 근무하다 ‘73년 4월 모슬포로 전출 온 것을 계기로 우리의 운명적 첫 만남이 되었다. 그리고는 ’74년 12월 내가 백령도로 전출가기까지 군 생활을 같이 하였으며, 제대후는 잊고 있었는데 2개월 쯤 지났을 적에 화순 집으로 갑자기 찾아온 것이 그와의 두 번째 운명적인 만남이었다. 마침 화순 사평에 우리 논이 있어 둘이서 집을 지어 농사도 짓다가, 내가 다시 복학을 하면서 잠시 헤어지고는, 다시 만나 지금까지 왔다

보현스님의 노래가 불현듯 생각이 난다. 그러나 하도 오랜만이라 제목이 얼른 생각이 나지 않는다. 어떻게어떻게 하여 『무상계』 노래를 찾아 유튜브로 듣는다. 애간장을 녹이는 가사다. 나도 따라 부른다. 눈물이 흐른다.

“곱디고운 베옷 입고, 꽃신 신고 가는 님아. 이승의 짐 훌훌 벗고 고이 가소 정든 님아. 사바고희 고통일랑 한강물에 띄우고 지난날 맺힌 한 바람결에 흩날리고, (2. 태산준령 망망대해 세월속에 변하는데 백년만큼 짧은 인생 생노병사 면할손가, 부처님이 이르시길 사대육신 허망하여 인연따라 태어났다 인연따라 간다했소) (후렴)지장보살 영접하여 서방정토 왕생하여 아미타불 친히 뵙고 부디 성불하고 지고 ...”

친구여!

이제는 불러도 대답은 없고 슬픔만 남기고 떠나간 친구야!

이 만큼만 있을라고 70년 전 그렇게도 울었더냐?

이 만큼만 있으라고 누가 그리하더냐?

너가 있던 자리, 그 자리는 이제 비워두고 있을란다. 채울 것이 없어 ...

허망하고 또 허망하도다. 인생무상이 이러한 것인가?

부인과 통화를 하니 경황이 없어 연락을 못했단다.

그러면서 ‘아직인데 너무 일찍 간 것 같네요. 건강하여 영만씨가 친구 나머지 몫까지 살아주세요”

이 말을 들으니 가슴이 메어진다.

“나를 낳아준 것은 내 부모였지만 나를 이해하고 항상심으로 대해주던 단 한사람 바로 너였던 친구여! 이승의 모든 마음의 짐일랑 훌훌 털어 버리시게나! 그리고 자네 곁에 내 자리 하나 마련해 둬 ...! 머지 않아 나도 뒤따라 감세. 그때 이승에서 못다한 정 다시 나누어 보세나 ...”

세어보니 몇 년 사이에 친했던 고, 대학 동기들 몇 명이 삶을 놓았더니, 나도 이제는 차근차근 인생을 정리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니 마음에 회한만 가득하구나 ...

                                                2022. 1. 8

                                                               친구 박병진을 기리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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