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시민의 눈
  • 기자명 나주토픽

우후죽순 시민단체, 희망인가 덫인가?

  • 입력 2021.12.31 01:30
  • 댓글 0

우후죽순 시민단체, 희망인가 덫인가?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 가동 중단을 요구하는 차량시위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 가동 중단을 요구하는 차량시위

  시민단체란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들이 스스로 만든 모임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감시자로서의 손길이 필요한 역할을 다하는 것이다. 특히, 공권력이 존재하는 곳마다 권력을 남용하려는 관계자나 특정인이 구조적으로 작동할 수밖에 없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권력에 대한 감시자 역할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같이 절대적으로 건전한 시민단체의 역할이 필요한 이유는 민주주의 국가 헌법이 권력분립 원리 선언을 통한 권력 간 상호 견제를 통해 균형이 이루어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대적 배경속에서 민주주의 발전과 함께 ‘시민단체의 시대’가 열렸다. 이제 시민단체는 우리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됐다. 그리고 현대 시민운동은 실제 거대 단체 중심에서 지역화·전문화 되어가는 추세가 가속화되었다. 그러나 현실은 민주주의가 발달된 선진국에서도 제도화된 권력으로서 입법권, 행정권, 사법권의 상호 견제만으로 최고 권력자의 철학에 따른 권력 남용과 일탈을 막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이런 불합리한 현실이 시민단체의 출현의 계기가 되었고 견제와 감독자 역할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시민단체의 힘도 커져 갔다. 그러나 시민단체 역할의 결과가 늘 그런 순기능적 효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었다. 시민단체 활동이 계속되고 그 영향력이 커지면서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새로운 권력의 지위를 가지게 되며 각종 부조리가 제기됐다. 뿐만 아니라 우후 죽순 늘어나는 정체성 불명의 시민단체는 역류 기능도 보여주었다. 특히, 보호받지 못하고 있던 소수자나 약자의 이익을 보호하려던 시민단체 역할이 어느 순간부터는 시민단체 그 자체가 권력을 자처하고 구성원의 이익과 영향력을 늘리기 위한 것을 소홀히 다루며 시민단체의 역할 정체성마저도 모호해지게 된다.

또한, 시민단체가 갖는 한국사회의 역할 비중이 커지기 시작하며 시민단체의 역할이 점점 퇴색되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뿐만 아니라 정치적 문제가 대두될 때마다 어용 시민단체의 난립과 정치적 이익 집단을 돕는 도구로 이용되는 행위는 시민의 관심으로 부터 멀어지며 사회 갈등의 폐악으로 비판받고 있다.

▶ 구성원의 오만과 착각

한편, 시민단체의 성장을 빗나간 자부심으로 착각한 일부 시민단체 구성원은 단체의 성장이 자신의 우월한 도덕감정과 윤리의식에 의한 도약을 내세우며 자신들의 행동과 선택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삼기도 한다. 그러나 그 가치 기준이 구성원 전체의 공감대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으며 사회갈등의 원인이 된다.

문제는 구성원이 그 활동 경력과 네트워크를 자산으로 직접 정치에 뛰어들거나 행정부의 제도화된 권력자의 지위를 갖게 된 경우에 더 심각해진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보다는 타인을 비난하고 감시하는데 익숙한 사람들이 정치와 행정의 영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 경우 단체의 틀을 벗어나기 때문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시민단체 활동 경력이 정치인으로서 그리고 관료로서 출세하기 위한 스펙으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발생한다. 이로인해 순수하고 독립적인 감시자 역할에 충실해야 하는 시민단체의 영역에 추가적으로 유입되는 인적 자원의 구성이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사회적 성공과 출세를 원하는 욕심 많은 사람들이 시민단체 영역에 모여들어서 규범과 도덕을 무기로 타인을 공격하는 시민단체 활동을 하고 그것을 발판으로 제도권의 권력자 지위를 추구하기 시작하는 순간 모든 것이 망가지게 된다. 시민단체가 추구하는 목적과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아픔이다.

▶ 희망과 덫의 선택

나주에도 나주발전협의회, 나주사랑시민회, 빛가람발전협의회(가나다 순) 등 크고 작은 수많은 단체가 곳곳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나름대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전 나주시민으로 부터 역량을 공인받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지난해 빛가람지역 관련 시민단체가 주관한 대대적 SRF 연소 반대운동에 거의 모든 시민단체가 동참한 좋은 사례도 있지만, 다른 한편에선 시민단체가 설립 본연의 목표나 취지에 어긋난 정치 활동을 두고 지적하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시민단체 활동 자체가 정치이다'라는 주장도 있지만 권력 관련 기관 등에 대한 감시자의 기능이 명시된 만큼 특별정당이나 특정인을 지지하는 활동은 정도를 이탈한 것이다. '희망인가 덫인가'를 명확히 판단하고 실행에 옮겨야하는 명확한 이유이다.

추구하는 시민단체가 특정인이나 정치단체와 동행을 한다는 자체가 시민단체의 타락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나주의 시민단체가 바로서기 위해 꼭 기억해야할 부분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