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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나주토픽

아! 테스형

  • 입력 2021.12.17 02:30
  • 수정 2021.12.17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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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테스형

 

   수의사  조   영  만
   수의사  조   영  만

  우리는 궁극적으로 죽음이라는 목표를 향하여 나아가는 삶의 시간에서, 영속적으로 존재할 거라 착각하고 있음이더라. 죽음이 항상 가까이에 있음은 망각한 채, 오늘 살아있음을 고마워하는 것도 잊고 무심하게 살아가지만, 문득문득 스치고 지나가는 죽음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면 과연 ‘나는 내일 아침에 눈을 뜨고 지금을 다시 볼 수 있올까?’ 하는 두려움이 잠시 공허함에 빠지게 하더라, 그러면서 믿는 종교가 있거나 없거나 간에 ‘저세상은 과연 있는 것일까?’ 하는 막연한 궁금증으로 시작하여, ‘천국이건 지옥이건 간에 과연 있는 것인가?’ 에 이르르게 되더라. 그런데 혼자도 답을 말하지 못하지만, 이에 대하여 명확하게 답을 주는 사람도 없더라. 종교적인 이론으로는 말할 수 있어도 그 누구도 경험해 본 적이 없어서 ...

그래서 ‘나훈아’씨는 노래로 부르더라. ‘아! 테스형’ 하고 ... 그리고 이 노래를 통하여 ‘소크라테스’라는 사람에게 간절하게 다시 묻더라. 무엇이라도 말해주지 않을까 싶어 ...

우리나라 사람이 창작에 관여한 유행창가로 음반에 수록된 최초의 노래는 1923년 일축레코드에 수록된 ‘박채선 · 이류색’이 부른 「이 풍진 세월」 이후 100여년 동안 수많은 노래들이 불리워지면서 인생의 희노애락이 노래가락 속에 녹여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었더라

그런 수많은 노래가사 속에서 우연히 듣게 된 그 노래 가사는 가끔씩 궁금해 했던 것들을 정말로 가장 잘 표현한 노래가 바로 ‘나훈아’씨의 ‘아! 테스형’이더라

‘나훈아’씨가 작사, 작곡 했다는 이 노래는 듣는 순간 가슴을 찡하게 울리는 무엇이 있더라

이는 어쩌면 인생 칠순을 넘긴 황혼인생 ‘나훈아’씨가 어렴풋이나마 품어 왔던 무엇들을 가사로 풀어 구구절절 공감할 수 있도록 한 자신의 이야기일 것 같으면서도 내 이야기도 될 것 같더라. 이처럼 우리 가요 100년에서 불리어진 노래 중 이렇게 생을 잘 표현한 노래 가사는 없었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더라

‘나훈아’씨와 본인과의 직접적인 인연은 없으나, 간접적인 인연은 있더라

그는 공군 제235기로 본인(당시 21세)보다 입대가 6개월 늦은 5기수 아래(당시 26세)이며, 본인이 오산 Air Base에서 헌병대 파견 근무를 마치고 제주도 모슬포 공군부대로 발령 대기 중에 있을 때, 그는 대전 항공병학교에서 신병 훈련을 마치고 수송 특기를 받고 본인처럼 헌병대 경계 경비병으로 2개월 정도 파견 근무를 하기 위하여 오산 공군기지에 ‘최홍기’라는 명찰을 달고 오면서 대기자 내무반에서 그를 만난 적이 있더라. 그때가 1973년도 8월 쯤이더라.

그러면 ‘아! 테스형’ 노래 가사를 음미하여 보더라. 먼저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 이 구절은, 오늘 삶아있음을 가장 실감나게 표현한 대목이더라. 잠들어 잠에서 깨어나기 전까지는 오늘이고, 깨어나면 내일이었던 오늘이 다시 나타나더라. 그러나 우리는 아무런 감정도 없이 내일이 다시 오늘이 되어 되돌아오는 시간만을 맞이하곤 하더라. 오늘 속에 자신도 함께하고 있다는 기쁨은 잊은 채 그저 시간의 운명에 자신을 맡기면서 그냥 흘러가더라. 그러면서 나이가 들어 생명의 선택이 가늘어지다 보면 이미 와 있는 오늘은 고맙지만, 반드시 내일이 오리라는 보장도 없는 또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려운 그 심정을 가장 잘 표현했더라.

다음은 ‘먼저 가본 저세상 어떤 가요 테스형’. 이 질문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정말이지 알고 싶지만 알 길이 없는 것을 먼저 간 ‘소크라테스’에게 알려 달라 하지만 알려줄 리가 없는 상황을 가장 함축적으로 표현함이 가히 기발한 발상이더라.

그리고 또 묻는다. ‘가보니까 천국은 있던 가요 테스형’ 이 가사에서 지옥이 아니고 천국이 있느냐고 묻는 것은 ‘소크라테스’라면 마땅히 천국에 가 있을 거라는 상상으로, 만일 사후세계가 있다면 가보았으면 하는 모든 사람의 염원을 이 물음으로 표현함이더라.

이 노래 구절구절을 되뇌이면서 듣노라면 나는 과연 어디로 갈 수 있을 것인가? 에 이르면서 마음이 숙연해지더라

그것은 이미 죽음 가까이에 가 있다고 느끼기 때문일까? 그러나 돌아서면 또 다시 잊어버리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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