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역사문화수도 나주를 복원하자
호남의 역사문화수도 나주를 복원하자
무등산, 월출산이 사람들에게 지리적 산세 덕분에 명산이라 불린다면, 나주의 금성산은 영산강과 함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이 배어있는 산과 수(水)가 어우러진 천년고도(千年古都)나주의 문화가 스며있는 진산(鎭山)이자,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명산이다. 부여에는 부소산(扶蘇山), 경주에는 남산(南山)이, 백제와 신라의 왕도(王都)로서 특징되는 문화권의 성격을 띠지만, 고을의 진산으로서 그 격을 같이 하는 나주의 금성산이 가지는 문화적 배경은 그 성격이 많이 다르다. 전국에서 제일 많은 95개 성씨의 관향(貫鄕)인 나주는 일찍이 토호들이 집성촌을 이루며 영산강 수운(水運)을 통한 해상(海上)교역, 넓은 평야가 주는 풍부한 물산(物産) 그리고 호남의 행정치소(行政治所)로서의 목문화(牧文化)가 잘 융합되어 영남유학(嶺南儒學)으로 대변되는 안동(安東)처럼, 호남유학(湖南儒學)의 본령(本領)을 지켜온 사림(士林)의 중심이었다.
나주는 도처에 발길 닿는 곳마다 역사와 문화를 접 할 수 있는 국내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자원을 갖췄다. 이를 관광 상품화하여 ‘스쳐가는 관광에서 머무르는 관광’의 체류형 관광명소로 만들어야 한다. 최소한 1박2일 관광코스가 되기 위해서는 지리적으로 나주의 역사문화자원의 중심이 되는 내영산 안에 관광 베이스캠프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의 운전면허시험장을 관내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하고 옛 KT연수원을 나주시가 매입하여 나주철도공원과 연계해 내영산문화권 개발 사업을 추진해 이곳을 나주관광의 전진기지(前進基地)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이러한 역사문화관광 프로젝트를 정부와 전라남도에 건의하여 ‘호남의 역사문화수도 나주’를 복원하는데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필자는 우선적으로 순수민간단체로 ‘범시민 역사문화수도 복원추진위원회’ 구성을 시민들에게 제안한다. 그리고 영산강 학당을 개설해 나주인들이 역사문화수도 나주시민으로서 자부심을 갖도록 소양교육을 통해 관광해설사가 되도록 하자.
세계 모든 나라가 새로운 문화관광시대를 향해 가고 있는 추세로 볼 때, 영산강의 생태계를 회복하고 주운(舟運) 기능을 되살려 ‘호남의 역사문화수도 나주’가 복원되면 나주는 번영의 새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영산강 선유(船遊)관광과 역사문화관광을 병행할 수 있는 유일한 관광 명소는 나주뿐이다.
솔직히 말해 광주광역시가 문화수도라 자처하고 문화수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문화수도라 함은 역사와 문화가 공존해야 하지 않겠는가. 근대적 신흥도시문화 환경만으로 문화수도를 표방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된다.. 감히 말한다면 광주광역시는 빛고을, 예향(藝鄕)이라 함이 타당하지 않겠는가.
호남의 역사문화수도는 분명 나주이고 나주는 하루속히 망각에서 깨어나 나주시정의 목표를 역사문화수도 복원에 두고 종합적이고도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것만이 간선도로망의 새로운 변화로 내륙속의 섬이 돼버린 고립에서 헤어나는 유일한 길이다.
호남인의 정신적 고향 80만 출향향우, 나주를 본관으로 하는 95여 성씨들은 소중한 자산이다. 중국인과 일본인 등 유교문화권 관광객을 호남의 문화수도 나주로 불러들일 수 있는 채비를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