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민심, 지역과 세대를 가로지르는 '변화와 안정'의 기로에 서다

2025-10-03     나주토픽

시민의 눈<213>

추석 민심, 지역과 세대를 가로지르는 '변화와 안정'의 기로에 서다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다가오면서 전국의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나누는 대화는 단순한 덕담과 안부 인사를 넘어 사회 전반에 대한 여론의 흐름을 반영한다. 내란심판으로 정국은 혼란스럽지만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올해 추석 민심은 단순한 명절 분위기를 넘어 정치권 전체에 중대한 신호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추석 밥상머리에서 오가는 화두는 크게 민생경제, 지역 현안, 세대별 가치관, 정당에 대한 신뢰도로 압축된다. 전통적으로 추석과 설 민심은 ‘정치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왔으며, 정치인들에게는 민심의 향배를 가늠하는 가장 생생한 현장 여론조사로 불린다.

   ▶ 민생경제, 최대의 화두

   올해 추석 민심의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민생경제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장바구니 물가는 여전히 높고,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매출 부진을 호소하고 있다. 농가 역시 태풍과 폭우로 인한 농작물 피해, 가격 불안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 상인들은 “손님 발길이 줄어 명절 대목 효과도 예전 같지 않다”고 토로하고 있으며, 농민들은 “정부의 재해 지원이 현장에 제때 닿지 못한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목소리는 고향을 찾은 도시민들에게 그대로 전해져 ‘정부가 민생을 제대로 챙기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민생경제 문제는 정치권에 대한 신뢰와 직결된다. 서민의 삶에 체감되는 대책이 부족하다면, 여야를 막론하고 ‘말뿐인 정치’라는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 추석 이후 정치권이 민생 대책을 앞다투어 내놓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 지역 현안, 추석 민심을 흔드는 핵심

   지역마다 고유의 현안이 추석 민심을 좌우한다. 특히 나주를 비롯한 혁신도시권에서는 정주여건 개선과 공공기관 추가 이전이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나주 빛가람동의 한 주민은 “혁신도시에 살고 있지만 문화·교육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정치권이 선거 때만 약속하고 실제로 달라진 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지역민의 실질적인 삶의 질 개선 문제는 추석 민심의 중요한 기준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 세대별 민심의 차이

   지역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추석 민심은 세대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20~30대 청년층은 주거·일자리·문화 인프라 등 생활 문제를 화두로 삼으며,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이 강하다. 변화와 혁신을 갈망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새로운 인물,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결된다. 40~50대 중장년층은 가계 경제, 자녀 교육, 지역 일자리 문제에 집중하며 실질적인 정책을 요구한다. “말이 아닌 실행”을 중시하는 이 세대는 행정 경험과 정책 추진 능력을 기준으로 후보를 평가한다. 60대 이상 노년층은 전통적 가치와 지역 정체성을 중시하며, 안정적인 행정과 복지 확대를 원한다. 정치적 성향이 비교적 고정된 만큼 ‘검증된 인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처럼 세대별 민심의 흐름은 특정 정치 세력에게 기회이자 동시에 도전 과제가 된다. 추석을 통해 세대 간 의견 차가 더욱 부각될 경우, 선거 전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 정당 신뢰도, 추석 밥상머리 최대 논쟁

   정당에 대한 신뢰도 또한 추석 민심을 가르는 핵심 잣대다. 특히 심각한 정치권의 갈등, 당내 분열, 지도부 리스크 등은 유권자들에게 피로감을 안겨주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정당은 달라져도 생활은 변하지 않는다”며 무관심층이 증가하고 있다.

정치권은 추석 민심의 흐름을 누구보다 예민하게 파악하고 있다. 여야 모두 민생 행보에 주력하며 전통시장 방문, 농산물 직거래 장터 참여, 지역 봉사 활동 등 ‘현장 정치’를 강화하고 있다. 여당은 “정부와 함께 민생 경제 회복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하고, 야당은 “정부의 무능을 심판해야 한다”는 비판을 앞세운다. 하지만 시민들의 냉정한 시선은 “누가 더 잘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우리 삶을 바꿀 수 있느냐”에 맞춰져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급변하는 민심에 더 집중하는 자세 가져야

추석 민심은 선거를 앞두고 판세를 가늠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여당은 지역정계를 주도하는 정부나 지자체 단체장은 성과를 체감하게 만드는 것이 과제라는 것을 단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경제 회복, 생활 안정, 지역균형발전 성과가 주민들에게 전달되지 못하면 지지율 방어가 어렵다.

야권 세력역시 정부나 지자체 비판에 머물지 않고 대안 제시와 실행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주민들은 “비판만 하는 정치”에 이미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신진 정치세력에게는 이번 추석이 기회가 될 수 있다. 항상 새로운 리더십과 세대교체 요구가 양존하며 대립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