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경제난관 속 나주시의 위기와 과제
시민의 눈<208>
대한민국 경제난관 속 나주시의 위기와 과제
혁신도시도, 원도심도 ‘공동 침체’… 양극화 해소와 상생 성장 해법은?
▶ 혁신도시는 활력을 잃고, 원도심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나주시
대한민국 경제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중고에 시달리면서 지역경제는 더욱 버티기 힘든 지경에 몰리고 있다. 특히 전라남도 나주시의 경우, 혁신도시와 원도심 모두 동반 불황을 겪으며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지방소멸 위기와 맞물려 자영업 붕괴, 청년층 이탈, 부동산 침체, 지역불균형이라는 복합 위기를 겪는 나주시의 현황을 짚고, 각 부문별 대안을 제시한다.
2007년 출범한 전국 혁신도시는 2014년 공공기관 이전을 계기로 지역균형발전의 핵심 축으로 주목받았다. 나주혁신도시도 한국전력공사, 한국농어촌공사 등 16개 공공기관이 입주하며 인구 12만 명의 나주시에 경제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현재는 기대와 상황이 다르다.
나주 혁신도시는 상권 침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퇴근 시간 이후 거리의 불이 꺼지는 상가가 늘어나고 있으며, 2024년 기준으로 혁신도시 내 상가 공실률은 40%에 달하며, 이는 전국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높은 수치다.
이 같은 현상은 인구 유출과 생활 불편이라는 구조적 문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나주시가 혁신도시 발전을 위해 병원, 문화시설, 청소년 공간 등 기본적인 정주 인프라 구축에 투자를 해왔지만 이전 공공기관 직원들 중 다수가 여전히 광주 등 외부에서 출퇴근하고 있으며, 지역 내 정착은 미흡한 실정이다. 이러한 여건은 정주 인구의 정체와 상권의 위축으로 이어지며, 혁신도시의 자립성과 지속 가능성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 빈 가게가 골목을 삼키는 원도심
나주 원도심은 과거 영산포, 남평, 금성산 일대까지 활기를 띠며 지역의 중심 상권으로 자리잡았던 곳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인구 감소와 도시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심각한 공동화 현상에 직면하고 있다.
우선, 인구 구조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20만 도시를 지향하는 나주시 전체 인구는 2025년 현재 11만 6천 명 수준으로 등감을 오가고 있으며, 원도심 지역의 고령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원도심 내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전체의 35%를 넘어서는 등 젊은 세대의 유입 없이 인구 증가의 기대가 멀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구도심의 상권도 붕괴되고 있다. 대형마트 출점과 혁신도시 중심의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기존 원도심 내 소매점, 전통시장, 병원, 서점 등 생활 기반 시설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았다. 과거 300개가 넘던 상점 수는 현재 170여 개 수준으로 줄어들어, 상권의 위축이 체감될 정도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점은 나주의 역사와 정체성이 깃든 삶의 터전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주는 고대부터 번영한 도시로, 그 문화적 뿌리는 원도심에 깊이 박혀 있다. 그러나 현재 원도심의 교육, 문화, 주거 인프라는 낙후된 상태로, 젊은 세대가 머물기에는 여건이 크게 부족하다. 이로 인해 원도심은 세대교체가 단절되고, 과거의 영광을 지탱하던 지역 정체성마저 서서히 쇠퇴하고 있다.
▶ 나주 혁신도시와 원도심의 공통 문제점 및 부문별 혁신 전략
현재 나주 혁신도시와 원도심은 각기 다른 양상으로 위기를 겪고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지역 불균형과 정주 여건 저하라는 공통된 문제에 직면해 있다. 혁신도시는 인구 유입이 정체되고 있으며, 상당수의 근로자들이 외부에서 출퇴근하고 있어 지역 내 생활 기반이 약하다. 반면 원도심은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인구 유출이 지속되면서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상권 침체도 심각한 수준이다. 혁신도시는 낮 시간대에만 유동인구가 집중되고, 야간에는 거주와 소비활동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상가 공실률이 증가하고 있다. 원도심은 점포 수 자체가 줄어들고 폐업이 잇따르며 상권의 활력을 잃고 있다.
정주 인프라 측면에서도 두 지역 모두 부족함이 드러난다. 혁신도시는 인구 유입을 위해 유망기업 유치나 의료기관이나 문화시설에 더많은 투자가 요구되고 있으며, 원도심은 기존 시설이 낙후되어 있을 뿐 아니라 주차 공간과 교통 접근성 등 기본적인 생활 편의성이 크게 떨어진다.
행정적 측면에서도 차이가 존재한다. 혁신도시는 규제 완화가 미흡해 민간 투자나 자율성이 제한되고 있으며, 원도심은 행정의 집중 투자 대상에서 점차 배제되면서 개발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
▶ 위기 속 기회는 ‘공존과 균형’
경제난국은 전국적 현상이지만, 지역마다 대응 방식에 따라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 나주시는 대한민국 대표 에너지 중심지이자, 천년고도 원도심의 역사와 혼이 살아 있는 도시다. 혁신도시의 기능 강화와 원도심의 생명력 회복은 양립할 수 없는 목표가 아니다. 둘 사이의 격차를 해소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균형 잡힌 정책과 실행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