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흘리며 기반 다진 민주주의 지켜내야 한다
피 흘리며 기반 다진 민주주의 지켜내야 한다
최근 국내 한 방송 ‘이십세기 힛-트송’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연예계에 떠돌던 황당한 루머 10가지가 소개됐다. 루머에 시달린 가수 1위로 남녀노소가 사랑하는 추억의 명곡 ‘님과 함께’를 부른 당대 최고 스타 남진으로 당시 나훈아가 괴한의 피습으로 얼굴을 72바늘이나 꿰매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 사건의 배후로 남진이 지목됐다는 루머 내용이다. 많은 사람이 이를 믿고 시신을 끄는 악의적인 황당한 가짜 뉴스로 본의 아니게 심판을 받으며 죄인이 되어야 했던 당사자들은 얼마나 괴로웠을까. 최근 발생한 게엄령에서 '선관위 선거연수원에서 중국 간첩 99명을 체포해 주일 미군 기지로 압송했다'라는 가짜 뉴스도 우리 모두가 아는 바와 같이 주한 미군은 물론, 미 국방부와 우리 국방부 모두가 허위라고 공표했지만 이 밑도 끝도 없는 ‘중국인 99명 체포설’은 마치 ‘은폐된 진실’인 양 퍼져나갔다. 결론은 모두가 악마의 편집이라는 가짜뉴스로 밝혀졌다. 크든 작든 국민의 여론은 두 조각이 난다. 그런데도 더욱 큰 고민은 그러한 악마의 편집이 아직도 많은 사람의 기억속에 사실로 자리잡고 있으며 신뢰 사회가 무너져버렸다는 것이다. 나라의 미래가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이는 사실과 사실로 위장한거짓이 싸우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현상임이 틀림없다. 전 국민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계엄 풍경 이후 보여준 한국 정치의 저질 수준이 만든 자연적인 '우리사회'라는안타까운 현상임이 틀림없다. 또한 이들을 위하여 싸워야하는 일부 국민은 우리 모두에게 더욱 큰 아픔이자 충격으로 다가올 탄핵 심판 이후의 시간들이 희망에 앞서 두려움을 가져다 준다. 아무리 홀대받고 무시당해도 결국 역사와 나라를 움직이는 것은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꺼리’를 찾고 있던 유튜버들이 이런저런 짜집기로 사실을 왜곡하고 이를 악용하는 저류 정치인들이 확성기 역할을 자처하며 악의적인 선동은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머지않아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이뤄지면 우리 사회가 두 쪽 날 것이란 우려가 크다. 헌재가 어떤 판결을 내리든 국민의 상당수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고, 격한 감정이 그대로 거리에서 분출되면 혼란과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의 국격과 이미지는 다시 한번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헌재 주변 풍경이 보여주는 것은 나라가 아닌 자신들 패거리의 이익만 추구하는 한국 정치의 저질 수준이다.
탄핵 판결을 앞두고 생각해볼 수록 뒷일을 감당해야 할일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거짓이 더 그럴듯해지고, 더 대담해지고 있고, 거짓이라도 믿고 싶어 하는 군중의 규모가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을 향해 악의적인 허위 사실을 사례로 극단적 선동을 주도하며 대규모 관중을 동원한 극우 단체 들은 탄핵 반대층에 인기를 끌며 ‘대박’을 터뜨렸다고 말한다. 이런 극단적 대립 앞에 막아야 할 대표적 공권력 상징인 경찰은 선고 당일 헌재가 있는 서울 종로구와 인근 중구 일대를 ‘특별범죄예방강화구역’으로 지정하고, 헌재 반경 100m 이내는 차벽으로 둘러싸 ‘진공상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흥분한 집회 참가자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위험 물품이 있는 주유소나 공사장을 폐쇄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다. 종로구도 헌재 인근 상가에 입간판 등을 치우라는 권고를 했고, 헌재 인근의 초·중·고교들도 선고 당일 휴교할 예정이다. 어긋난 국민정서가 우려에 앞서 한편으로 기가 막혀 어지러울 정도이다.
이런 와중에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암살론 제보' 신변보호 요청과 '윤 대통령 암살론' 등의 인터넷 글로 경찰 내사 착수 소식이 오가고 있다고 한다. 이래선 안 된다. 여야는 거리에서 물러나 헌재의 어떤 판결이든 승복하겠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 우리 국민 모두의 올바른 자세이자 꼭 지켜내야 한다. 4·19 혁명 부마민주항쟁 6·10 민주화 항쟁 5·18 민주화운동에서 수많은 국민이 피를 흘리며 쌓아 올린 민주국가 이다. 우린 모두 옳고 그름에 대응하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사실과 다른 길을 가는 나라나 집단이 맞을 결과는 명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