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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빛가람타임스 기자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 입력 2014.07.31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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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정부가 쌀시장 개방을 일방적으로 선언하자 하늘도 울고 땅도 울고 남도의 젖줄인 영산강도 울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18일 정부청사에서 ‘2015년 1월 1일부터 쌀시장을 전면 개방하기로 선언했다. 대신 쌀 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수입쌀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외국 쌀 수입 물량이 과도하거나 수입가가 크게 떨어지면 특별 긴급관세를 부과’하기로 발표했다.

특히 이 장관은 쌀시장 개방을 앞당길 수밖에 없는 이유로 ‘현실적이지 않은 문제에 허비할 시간이 없으며 상대국과 협의도 해야 하고 상황도 파악해야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부 결정에 따라오기만 하면 된다는 오만함의 극치를 보여준 것이다.

우리는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를 잊을 수 없다.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정부의 무능력 무책임으로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한 전대미문의 대참사였다. 국민은 공황 상태에 빠졌고 추스르기도 전에 또다시 농정에 대참사가 일어난 것이다.

예로부터 농업은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 했다. 농업은 천하(天下)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큰 근본이라는 뜻으로 농업이 생명임을 의미한다. 쌀은 여전히 국민의 주식이고 농민의 핵심 소득원이다.

이런 사람의 근본인 쌀시장 개방을 사회적 협의와 사전 국회 동의조차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권 입맛에 따라 개방을 선언했다. 농민과 국민에게 제대로 설명도 한 번 없이 쌀 전면 개방을 덜컥 발표한 것은 농민을 절망에 빠뜨리고 농업을 망치는 일이며, 나라의 기초를 흔든 일이다.

더욱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것은 현실성도 없고, 대책 없는 농업이 암담하다는 사실이다. 물론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이후 20년간 개방을 미뤄왔기 때문에 예견돼왔지만, 쌀 농가의 더욱 구체적인 대안 마련도 없이 갑작스럽게 발표했다는 점에서 정부가 비난받을 수밖에 없다.

뒤늦게 정부는 ‘당장 9월 말까지 세계무역기구(WTO) 통보 시한이 남아 있으니 지역설명회와 공청회 개최를 통해 다시 국민 의견 수렴에 나서겠다.’고 한다.

거짓말이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의 근본도 내동댕이친 정권을 더는 신뢰할 수 없다. 조선시대 동학농민운동(갑오농민혁명)이 사회운동으로 전개하듯 농도(農道)전남도와 농민 단체, 농업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브랜드 육성을 통해 생산비를 절감하고 품질 경쟁력을 높여 농가들이 안심하고 농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중점을 두어야 한다.

친환경 쌀 재배 면적 확대와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에 대해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유통 질서를 도와 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농촌인구의 고령화에 따른 구체적인 대안도 제시되어야 하며, 농지전용을 막기 위한 대책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무엇보다도 쌀 시장 개방을 계기로 농업을 국가 경제의 신성장 산업으로 도약시킬 수 있는 비전을 내놔야 한다. 왜? 쌀이 국민의 생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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