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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의 눈
  • 기자명 나주토픽

상생을 위한 공감대 형성에 힘 기울여라!

  • 입력 2021.01.22 22:18
  • 수정 2021.01.2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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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을 위한 공감대 형성에 힘 기울여라!

어른 부재, 양두구육(羊頭狗肉)의 상식 벗어난 정치의 악순환으로 이어져

 

  지난 12월 20일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아시타비’(我是他非)였다. 나는 옳고 상대는 틀렸다는 이른바 ‘내로남불’을 한자어로 옮긴 것으로 코로나 19 상황에서도 정치·사회 전반에 소모적인 투쟁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1990년대 정치권에서 이중잣대를 비판하는 관용구로 쓰이던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최근 ‘내로남불’로 줄여 쓰이면서 아시타비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한 것으로 여겨진다.

‘아시타비’를 추천한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소위 먹물깨나 먹고 방귀깨나 뀌는 사람들의 어휘 속에서 자신에 대한 반성이나 성찰, 상대를 위한 건설적 지혜와 따뜻한 충고, 그리고 상생의 소망을 찾아보기 어렵다”라며 “아시타비가 올해 우리 사회를 대변하는 사자성어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는 사실에 서글픈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런 아시타비 상황은 소도시인 나주 사회 역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때 기약 없는 추락으로 미래를 보장받지 못했던 나주시가 혁신도시 유치라는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를 맞이하며 기지개를 켤 기회를 얻었지만 잘못된 정치인들의 능력 밖의 과욕으로 시민 정서는 사면팔방으로 흩어지고 심지어 30년 후 도시 소멸지역으로 추락하는 위기에 다다랐다.

그런데도 여전히 정치인들은 아시타비 즉 내로남불로 시민을 오도하며 자신들의 정당성만 주장하며 생각이 다른 시민을 적으로 몰아붙인다. 무엇이든 옳고 그름 없는 진영논리에 나주시 정서가 무너져버린 것이다. 이를 두고 대다수 시민은 어른 부재를 논한다. 본지 162호 시민의 눈에서는 지역 영산포에서 성장한 이수행 시인이 26호에 올린 글을 소개해본다.

「 어른 부재의 사회가 부른 재앙

필자는 10살 때 아버지를 잃어버렸다. 어느 여름날 영산강이 범람했고, 아침 피난처에서 일어나 보니 강가에 있던 집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그러나 집을 다시 지을 수 없었던-접도구역에 있는 집이 완전히 허물어졌을 경우 집을 다시 지을 수 없다는-법 때문에 밤새 동네 사람들과 함께 지워진 집은 황색 모자를 쓴 군청 직원들에 의해 여지없이 파괴되고 말았다.

매일 하굣길에서 만나던 싸움판은 초겨울까지 이어졌고, 건장하던 아버지는 매일 울분과 함께 들이킨 독주에 쓰러져 그해 겨울을 못 넘기셨다. 비록 100여 일의 싸움 끝에 움막 같은 집은 생겼지만 정작 더 큰 정신과 삶의 터인 아버지를 잃어버렸다. 어린 4남매의 장남인 한창 잘나가던 청소년기가 단숨에 흔들리며 비틀거렸고, 지천이 넘은 지금까지도 아버지의 부재에서 오는 쓰라린 아픔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살고 있다. 어린 소년이 어른이 되어 집안의 대소사를 직접 챙겨야 했으니 그 일 처리가 오죽했겠는가. 마치 길이 없는 산길 홀로 헤쳐 나가는 꼴이었다.

어쩔 수 없는 독행(獨行) 학습은 시행착오로 이어졌다. 독서나 학문이 아무리 깊고 훌륭하다 해도 현실을 헤쳐 가는 지혜는 홀로 깨우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까지는. 그래서 그런지 나는 아이들을 낳고 키우면서 아비의 풍모보다는 어른으로서 아이들이 길이 아닌 길을 가려고 할 때는 함께 토론하고 사색하면서 가급적 시행착오를 너무 많이 겪지 않도록 가르쳤다.

특히 옳고 그름에서의 선택은 가혹하리만치 내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다 어른 부재에서 삶의 콤플렉스일 것이다. 언제나 약자(권력이나 재물적인 측면)로 살아온 필자에게 유일한 무기는 진정한 실력과 자신을 스스로 속이지 않는 무자기(無自欺) 정신, 비겁하지 않은 올바른 태도만이 당당하게 사는 길이라는 것을 체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참다운 어른들을 그리워했는지 모른다. 나 혼자서는 어찌할 수 없어 작가 회의라는 단체를 통해 작은 침을 보태기는 했으나 역부족을 실감했을 뿐이다.

하여, 이 잘못된 현실을 추상같이 꾸짖고, 매를 들어 바로 세우는 진정한 어른은 없는 것인가? 늘 반문하곤 했는데, 나이 오십이 넘기까지 겪은바, 솔직히 털어놓으라 하면 한마디로 ‘양두구육(羊頭狗肉)’이란 단어다. 소위 어른행세를 하시는 분들이란 다름 아닌 이 끗 앞에서 권력 앞에서 속칭 뒷구멍에서 호박씨나 까는 분들이었다는 것이다.

저마다의 소질을 통해 양심과 지조를 팔아가며 겨우 쇠뿔 위 싸움판을 벌이다 죽어가는 추한 꼴을 얼마나 많이 본 지 모를 지경이다. 더구나 분기탱천도 모자랄 이 사회가 너무 고요하다. 다들 귀 막고 입을 다문 채 먼 산이다. OECD 국가 중 ‘사회 공공성 확보’ 꼴찌라는 오명과 함께 멀쩡하게 무너져 내린 상황인데도 말이다. 참으로 망명이라도 하고 싶은 사회 아닌가.」

▶ 지역민의 상생을 위한 공감대 형성이 절실하다.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다. 어른 행세를 하는 어른 만이 존재하는 사회로 만들어 버린 야속한 정치인들은 ‘양두구육(羊頭狗肉)’의 파렴치한 위선으로 어른문화를 무참히 파괴해버렸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도 자신밖에 모른다. 이쯤 되면 사리판단이 명확한 시민들이 나서야 할지도 모른다. 즉, 특정인 지지가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시민혁명이 요구되는지도 모른다.

지금 나주시 관심사로 떠오르는 나주시와 나주시의회의 갈등으로 엇갈린 민심 등을 살펴보아도 비판은 없고 오직 비난과 음모만이 난무하는 사회 배경엔 어김없는 정치인의 존재가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이런 현실에 지도자로 불리는 집단과 정치인들은 시대가 행로를 밝혀주고 있음을 자각하고 자신의 역할 도 중요하지만 모든 지역민과 상생을 위한 공감대 형성으로 나주시 발전에 동참을 유도해 주기 바란다.

<나주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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