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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향토문화연구회 회장 금양(錦洋) 이민옥(李民玉)

  • 입력 2020.08.18 02:37
  • 수정 2020.08.18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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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향토문화연구회 회장 금양(錦洋) 이민옥(李民玉)

독서를 통한 정보로 농업경영의 길을 걷고 독학과 협업으로 다시 누각과 정자 문학 전파 앞장서

금양(錦洋) 이민옥(李民玉) 회장
이민옥(李民玉) 회장 관련 서적

  수구지심(首丘之心)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여우는 죽을 때 태어난 곳으로 머리를 향한다’라는 것을 이르는 말로, 객지를 떠돌아다녀도 죽을 때가 되면 고향을 그리워하는 인간의 마음을 비유하는 데 쓰는 사자성어다. 즉 근본(根本)을 잊지 않고 죽어서라도 고향 땅에 묻히고 싶어 하는 마음을 뜻한다. 우리가 과거 흔히 듣고 얘기했던 덕담이었지만 지금은 공감하기 힘든 세상 이야기로 여겨진다. 오히려 ‘고향의 산을 지키는 소나무는 못생긴 소나무가 지키고 고향을 지키는 사람들은 ‘백발이 들어선 우리 부모님들이 지키고 있다.’라는 이야기가 눈앞에 그대로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조상으로부터 수백 년 동안 대를 이어 살아온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며 고향을 가꾸며 살아오는 사람들이야말로 ‘고향의 산 역사’라는 것이다.

  그들은 평생 마을을 떠나지 않고 고향과 더불어 살아온 동네 어르신들이고, 아무리 고향이 아름답다 해도 내나 잘살기 위해 고향을 떠나, 가꾸고 지켜주는 이 없으면 폐허가 되고 말겠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마다 독특한 아름다움과 풀 향기 실은 바람이 스치는 시원함을 전해주고 황금빛 들판으로 물들여지는 풍요로움의 고향 나주를 지켜주는 고마운 분들이다. 본지 153호에서는 고마운 분 중 평생 나주를 연인으로 여기며 나주 사랑에 몰입하는 한 분을 소개하고자 한다. 주인공은 바로 나주시 다시면향토문화연구회 금양(錦洋) 이민옥(李民玉 80세, 이하 이 회장)회장이다.

   ▶ 나주 토박이, 독학과 협업으로 누각과 정자문화 전도사 길 걸어와 

   이 회장은 27개월의 자랑스러운 병역의무를 다한 기간을 제외하고 나주를 떠나본 적 없는 토박이 나주인으로 농작물이 자라는 모습을 보며 정기를 받고, 힘차게 뻗어나는 생명체에 사랑을 쏟아온 정이 듬뿍 넘치는 사람이다. 언제나 변함없이 자연의 순리에 길들여온 소박한 인정 넘치는 모습이지만 오직 지역 사랑과 이웃사랑으로 헌신해온 봉사자이다.

 이 회장의 어린 시절은 가난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하고 싶은 공부를 다 하지 못했고 20대의 이른 나이에 부친의 작고로 모친을 봉양하며 2남 3녀의 가장 임무를 수행해야 할 운명을 타고났지만 단 한 차례도 세상을 원망하지 않은 채 최선을 다해 인생을 꾸려오며 든든한 가장으로서 자랑스러운 부모로서 귀감이 되는 나주인이다. 또한, 몇백 평 논, 다섯 식구 연명도 힘들었지만, 특유의 근면함과 창의력으로 3,200평의 포도 과수원을 일구며 규모는 작지만 자수성가한 농업 전문경영가이다.

이 회장은 매사 후회하는 일이 거의 없다. 당연히 이웃이나 고향을 떠난 이들에게 불평을 말하지 않는다. 욕심도 없고 남을 시기하는 일도 없을 뿐 아니라 일상에 만족하고 감사하며 살면서도 한 가지 만족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지역 문화 사랑이었고 일상생활 일정을 제외하고는 지역 문화 발굴과 계승발전을 위해 헌신적인 봉사를 마다하지 않았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평생을 고향인 다시지역 문화 보전과 미래문화 창조를 위한 대안 제시는 물론 열정을 쏟아부으며 헌신해왔다.

다시 면지 편찬 참여는 물론 다시 역사에 길이 남을 저서 ‘내 고향 다시 누정과 누정문학’을 발간하여 주변을 놀라게 했다. 평소 책 읽기를 즐기던 이 회장은 역사 고증에 대한 선구적인 역할을 우연이 아닌 주어진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인생의 일부로 여겨왔다. 또한, 자신도 모르게 깊이 심취되어 만들어낸 당연하고 필연적인 결과였다.

  ▶ 잊혀가는 다시면 누정 속 역사를 찾아 전하는  시민 사학자

   유교 사상으로 무장된 젊잖으신 이 회장이 누각과 정자 문학을 공부하게 된 것은 다름 아닌 소중한 우리 지역의 자산이 잊혀져 가고 있다는 것을 자각한 것이다. 이 회장은 자신의 조상 기록을 찾으며 한학을 공부하다 우리 지역 누각과 정자 편액에 기록된 역사적 사실과 누각과 정자에 담긴 지역 풍토 등의 소중한 자산 문화가 잊히거나 편액, 소품이 훼손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보전 발전에 대한 지역민의 사명감을 갖게 된 것이다. 특히, 누정에 실린 문학과 편액에 실린 좋은 글을 후세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열정이 발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누정은 풍광이 뛰어난 곳이나 주변의 풍경들을 두루 조망할 수 있는 지대가 높은 곳, 즉 산이나 언덕 등에 세워지며 명승(名勝 ) 조망, 주거(住居 ), 추모(追慕), 감시(監視 ), 수비(守備), 강학(講學), 군사 훈련 등의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되었다.  그리고 어느 누정 이나 대부분 누정기와 누정시가 있다. 누정에 걸려 있는 현판 중, 누정 명 외에는 모두 그곳의 승경(勝景)을 노래한 누정 시문이다.

 누정에 따라서는 감상을 위하여 유명한 시문을 새겨 현판 한 곳도 있으나 이 같은 예는 흔하지 않으며 적게는 한두 편, 많게는 수백 편의 시문을 낳게 한 곳이 바로 누정이다. 한시(漢詩 ) 제영만을 위주로 생각하고, 국문시의 제작은 염두하지 않은 편이다. 예부터 누정에서 제작된 한시는 누정 제영이라고 전해 왔는데, 역사가 오래되고 유명한 누정 일수록 그 제영이 많다. 누정이 이처럼 시문의 산실이 된 까닭은 누정이 주로 경승지에 건립된 데다가 주인은 대부분 시문을 즐기던 식자층으로 그 교우가 대부분이 학자요 시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연스레 이 누정문학이 형성되어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다 .

 나주 다시면에는 여러 가지 문화유적과 유산이 있다. 옛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인 고인돌과 고분, 토성서와 같은 것들이 다른 어느 지역보다 많이 있으나 역사를 알 수 없어 지금도 조사하고 연구 중이다. 문화유산으로는 정자와 정사, 사우, 비각, 와 같은 건물이 있고 그 건물 안에는 건물의 창건 기와 당시 사람들이 살았던 내력들을 글과 시로 편액에 새겨 보존하고 있다. 고려 말부터 금세에 이르기까지 수백 년 동안의 글들이다. 그러나 그 글들이 한문으로 기록되어 있어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어 한문을 언어와 문자로 사용하던 분들이 세상을 떠난 지금은 몇 학자들 아니고는 그 내용을 읽을 수도, 알 수도 없다. 그리하여 이번에 다시 향토문화연구회에서 회원들이 함께 힘을 모아 한문 글자에 한글로 음을 달고 그 뜻을 번역하여 책으로 만들었다. 그 책이 바로 ‘내 고향 다시 누정과 누정문학’으로 성리학자 고봉 기대승, 백호 임제, 시서 김선, 여력재 장헌주와 같은 대학자의 글이 여러편이다.  당시의 언어와 생활 풍습, 학문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를 모은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다시면에 있는 모든 정자 속 글들을 올리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이 회장은 누정과 누정문학 외에도 “(보산정사와 보산사) 보산록(寶山錄)” 금애(錦崖) 이언양(李彦洋) 을 집필하며 끊임없이 나주 사회문화 전수에 열정을 쏟아붓고 있다. 고등교육을 받지는 못했지만, 감히 누구도 접근을 두려워하는 나주 역사 고증과 전파를 통해 인생의 맛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 이 회장은 어떤 분야든 멈춤과 정체는 허락하지 않는다.  또한, 그 높은 열정에 큰 자부심을 가지면서도 자랑을 거부하며, 그의 목적은 오직 나주 시민의 고귀한 영혼 전파임을 강조하며 겸손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배워야 산다. 모르고 산 성공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그의 인생 철학과 신념을 전하며 마무리 짓고 싶다는 이 회장은 ‘역사는 나다. 우리가 만들 수 있다’. 라는 철학이 몸에 베인 이 회장 역사관을 그대로 볼 수 있다. 나주의 역사를 재현하고 뜻을 기리기 위해 관심과 사랑을 간절히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불굴의 신념으로 나주 사랑을 실천하는 이 회장의 애향 정신이 나주의 역사 자산으로 추앙되기를 기원하며 더욱 빛을 발휘하는 나주 발전을 기대해본다.

<나주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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