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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나주토픽

당신이 부럽다 < 1 >

  • 입력 2020.02.14 01:31
  • 수정 2020.02.14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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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부럽다 < 1 >

 

          수의사    조    영    만

한설장학재단 이사장

  하루하루가 시계의 초침만큼이나 빠르다고 느끼는 순간, 이미 세월의 나이에 묻혀 백발이 성성하고 백미도 신기하면서 경로우대라는 사회적 대우로 익어가나, 산 1번지로 주민등록을 옮길 날이 멀지 않았음이려니, 그 옛적 까마득히 멀게만 느껴졌던 지금의 날을 부러워하며 회갑이 되는 2012년은 언제쯤일까 궁금해했던 그 젊었던 시절이 부럽다.

  70년 광주농고를 졸업하고서 50년 세월이 흐르고 나니, 중학교에 막 입학하여 산수에서 수학으로 바뀌던 그때 ‘-(-1)=1’이라고 하기에 왜 ‘1’이 되는가를 이해하게 되기까지 1개월여 어느 참고서에서 발견한 ‘-‘와 ‘()’ 사이에는 ‘ⅹ’가 생략되었다는 걸 알게 되던, 69년 제2회 예비고사 시험이 있을 때, 원서접수 마감일에 태풍이 불어 신안 섬 학생들이 접수를 못하여 전무후무하게도 원서 추가 접수가 있을 그때 이제민 담임선생님의 적극적인 독려로 접수하여 <재수하여 서울대 가겠다는 생각으로 본 접수를 하지 않음> 전대 농대 수의학과에 응시하였는데 그때 마침 농대가 농경제학과만 1명이 떨어지게 되고, 나머지 학과는 미달되는 초유의 사태로 운 좋게 입학하게 되었던 그 학창시절이 부럽다.

  72년 공군에 입대하여 36개월 7일만에 병장으로 전역을 하고 45년이 지나고 나니, 대전 항공병학교에서 훈련을 받으면서 ‘일은 마음으로 한다’라는 신념을 실현했으며, 제주도 모슬포에서 복무하면서는 돌팔이(이발사,

   면도사, 간호사, 약사, 의사, 장의사, 수의사, 군대 주특기인 요격관제사 등 8가지 일을 하다 보니 붙여지게 됨)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영사랑(零砂郞)이라는 아호를 명찰로 새겨 본명 대신 달고 다니고, 야간 초소 보초 근무하면서는 달빛에 수학 참고서를 풀며 공부도 하고, 이름은 기억속에서 가물가물한 화순(대정면)에 사는 모슬포고 2학년 학생을 가르치고, 75년 백령도로 전출가서는 마작도 배우고 현지녀와 연애도 하고, 백령농고 3학년생 2명을 가르치면서 ‘돌팔괴걸’이라는 법명으로 도인이 된 것처럼 착각속에서도, ‘속도전’이라고 크게 해변 산기슭에 새겨놓은 북녘의 옹진반도와 월내도(옹진반도와 백령도 사이에 있는 작은 돌섬)를 매일 산정상 사이트로 근무하러 오르락내리락 바라보며 시와 글로서 애국도 표현하고, 75년 김일성이 서해 5개 도서를 점령하겠다고 한 긴장속에서도 즐겁게 보내면서도 인생을 정리했던 그 군생활, 전역 후 바로 미용학원에 등록하여 미용사의 꿈을 그리던 그 세월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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