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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나주토픽

잊혀져가는 나주 지방의 전통 민속놀이와 설화

  • 입력 2020.01.24 01:44
  • 수정 2020.03.1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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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져가는 나주 지방의 전통 민속놀이와 설화

▶ 나주 지방의 민속놀이

* 어른들의 놀이인 농악·소태우기, 어른과 아이들이 모두 즐기는 놀이인 줄다리기·씨름·고누·꿩치기·윷놀이, 부녀자들의 놀이인 강강술래·널뛰기·그네뛰기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소태우기는 일년 벼농사 중 만드리(세벌논매기)를 끝낸 농군들이 흥겨운 들노래 가락에 맞추어서 행하는 놀이이다.

* 고누는 말판을 그려놓고 말이 앞으로 나가면 이기게 되는 놀이이다. 이 지방에서는 보통 ‘꼰’이라고 부르며, 곤지꼰·정자(井字)꼰·호박꼰 등 종류가 다양하다. 일명 장치기라고도 하는 꿩치기는 주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행해지는데, 여러 사람이 편을 갈라 각기 1.5∼2m 가량의 장대를 가지고 나무로 만든 공을 쳐서 적진에 들여보내는 놀이이다. 윷놀이는 정초에 남녀노소 구별 없이 행해지는 놀이로, 이 고장에서는 밤알만한 크기의 작은 나뭇조각으로 된 밤윷을 사용한다.

* 부녀자들의 대표적인 놀이로서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널뛰기 또한 정초·추석·단오 등의 명절에 많이 행해진다. 그 밖에도 아이들의 놀이인 제기차기·튕김질(땅재먹기)·비사치기(비석차기)·닷짝거리(콩주워먹기·공기놀이)·자치기 등이 있다.

* 나주에서는 거의 모든 마을마다 늙은 거목을 신체(神體)로 하여 당산제가 행해진다. 그 가운데 다시면 죽산리 화동마을의 당산제는 규목나무를 당산목으로 삼고, 동민 가운데 부정하지 않은 사람을 제주로 선정하여 음력 정월 열나흗날 밤에 제사를 지낸다. 제물로는 돼지 한 마리를 사용하는데, 사정이 넉넉지 못할 때는 돼지머리만을 쓰기도 한다. 제사에 참석하는 동민은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으며, 제사가 끝나면 농악을 치고 그 이튿날에는 마을사람끼리 편을 갈라 줄다리기를 한다.

* 이와는 달리, 공산면 금곡리의 당산제는 수백 그루의 늙은 소나무 전체를 당산목으로 삼고 있으며, 다시면 신광리(속칭 보광골)에서는 은행나무와 규목나무로 된 두 그루의 당산목에 제사를 지낸다. 이 두 마을 모두 제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농악을 치는 것이 특징이다.

* 이 밖에도 비가 내리지 않을 때는 기우제를 올린다. 제단은 보통 산 위에 있고, 제사가 끝나면 마을 부녀자들에 의해 파묘가 행해진다. 묘를 파서 시체를 내놓고 신역(神域)을 부정하게 하여 산신으로 하여금 비를 내려 씻게 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전염병이 유행할 때는 전염병으로 죽은 귀신들을 위해 방역제(防疫祭, 혹은 서액제(除厄祭)를 지낸다.

▶나주에 전해오는 설화

* 이 고장에는 역사상의 인물과 관련된 설화와 지명유래담이 많이 전해지고 있다. 그 중 반남면 신촌리에 전해지는 「벌명당전설」이 유명하다. 반남박씨의 시조 박응수(朴應洙)의 아들 의(宜)는 아버지가 죽자 지관을 불러 명당을 잡아줄 것을 부탁하였다. 이에 지관은 명당을 잡았으나, 그 자리를 소개하면 천지조화의 비밀을 누설했다 하여 하늘로부터 벌을 받을까 두려워한 나머지 박의에게 거짓 명당을 소개하였다.

그러나 이를 눈치챈 박의는 지관이 소개해준 거짓 명당을 버리고, 지관이 숨긴 명당을 택해 묘를 쓰고자 땅을 파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파고 있던 땅 속에서 커다란 벌이 솟아나와 지관을 쏘아 죽이고 말았으며, 반면 박씨의 집안과 후손은 날로 번성하였다. 그 뒤로 이곳을 벌명당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 동강면 월송리에 전해 오는 「몽탄강전설(夢灘江傳說)」은 고려 말 왜구토벌에 나선 이성계(李成桂)가 꿈에 어느 노인의 계시를 받고 이 강을 건너 왜구를 섬멸할 수 있었다. 그 뒤 꿈여울이라는 뜻에서 몽탄강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 불회사의 대웅전과 일봉암(日封庵) 전설은 고려의 국사 원진(圓眞)이 신라 때 창건한 불회사의 대웅전을 중건할 때의 이야기이다. 원진에게 은혜를 입은 호랑이의 도움으로 경상도 안동 땅에서 시주를 얻어 대웅전의 중건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때 원진은 좋은 날을 택해 상량식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일의 추진이 늦어져 어느 사이에 하루해가 저물고 말았다. 그러자 원진은 산꼭대기에 올라가 기도를 하여 지는 해를 붙잡아두고, 예정된 날짜에 상량식을 마쳤다고 한다. 이때 원진이 기도했던 자리에 지은 암자가 일봉암이다.

* 이 밖에도, 옛날 어느 장군이 싸움터에 나가던 중 신을 삼아 신고 싸움에서 크게 이겼다는 다도면 덕동리의 「신틀바위전설」, 어느 효자가 선녀의 도움으로 어머니의 병을 고치고, 어머니의 사후에는 선녀들의 도움으로 장례를 치렀다는 일봉산의 「상여바위전설」, 검은 소 열 마리의 간을 지관에게 바치고 얻었다는 「명당전설」이 공산면에 전한다. 또, 인물에 관한 전설로는 남평문씨의 시조 문다성(文多省)이 등과 배에 ‘문(文)’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채 장자연(長者淵)가의 돌상자 속에서 태어났다는 「문바위전설」, 조선시대의 문인에 관한 「박상(朴祥) 이야기」, 임진왜란을 예언한 의병장 「김천일 이야기」 등이 전해지고 있다.

<나주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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