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사설
  • 기자명 빛가람타임스 기자

반면교사(反面敎師)

  • 입력 2014.03.06 16:22
  • 수정 2014.03.06 16:25
  • 댓글 0

  어느 한 지역에 고착성 있는 이미지를 구축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비용도 소요가 된다. 신안군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바다와 천일염이다.

  그러나 우리는 최근 천사섬이란 신안의 이미지가 부끄럽게 느껴지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몫을 한 천일염을 불매운동까지 하는 현상에 직면하고 있다. 천일염 염전에 인권을 유린하는 강제노역 사실이 전국에 알려져 온 국민들이 공분하고 있다. 1993년 서울에서 노숙하던 한 모 씨는 알선업체에 의해 신안의 염전업자에게 넘겨져 21년째 강제 노역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를 분노하게 한다.

  이번 신안의 인권 유린사건은 신안군에 국한된 이미지 손실로만 볼 수 없다. 타 지역에서 볼 때 광주/전남은 떼어 놓을 수 없는 하나의 문화적 정서적 공동체이다. 불의의 탄압과 인권유린에 굴하지 않고 늘 앞서 서서 인권을 쟁취해 왔던 광주/전남의 인권도시 이미지에도 적지 않은 흠집을 내고 말았다. 일부 비양심적인 악덕업자가 저지른 범죄의 대가는 불행하게도 신안군과 광주/전남 모두가 치르게 되고 말았다. 호남인으로서는 참으로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취약지구에 대한 일상적인 점검과 관리책임은 행정기관에 있다. 신안군과 경찰, 근로감독기관은 지금까지 방임한 관리와 감독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사건은 수년간 강제노역에 시달려온 강 모 씨가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에서 시작된다. 강 씨가 편지를 넣은 우체통은 파출소와 불과 십여 미터(m) 떨어진 거리에 있다고 한다. 그러면 강 씨는 왜 가까운 파출소에 신고를 하지 않고 어머니에게 편지를 보내 구조요청을 하였는지 의문이 간다. 또한 십여 년 강제노역에 시달리는 한 모 씨나 강 모 씨를 인근 주민들이 그동안 한 번도 목격하지 못했을까 의심도 간다. 혹시나 인근주민이 염전의 강제노역 사실을 알고도 외면했거나 아니면 범행을 눈감아주지 않았는지를 묻고 싶다.

  광양의 고로쇠는 지금 어떤가. 봄철 광양 고로쇠는 18리터 한 통이 수 만원에 거래될 정도로 전국적인 인기상품이다. 고로쇠가 건강음료로 인식되기까지 수십 년 동안 광양시와 지역주민들이 공들여 쌓아온 노력의 결과이다. 그러나 인근에 사는 일부 부도덕한 사람들이 오염된 지하수와 사카린으로 만든 가짜 고로쇠를 2001년도부터 거래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우리는 속았다는 기분이 든다. 광양의 고로쇠도 이제 한동안 우리의 불신과 외면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최근 불미스런 사례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나주하면 나주배와 나주곰탕을 말한다. 나주배와 나주곰탕이 나주를 대표하는 상품으로 자리 잡은 것은 역시 하루아침에 이루어지 않았다. 수십여 년 동안 쌓아온 나주배와 나주곰탕의 이미지가 신안의 천일염이나 광양 고로쇠처럼 행여나 일부 그릇된 사람들로 인해 실추되는 일이 없도록 생산과 유통과정에서 관리감독을 철저히 점검을 해야만 한다.

취약한 부분은 생각보다 더 가까운 곳에 있을 수 있다. 지역의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문제나 품질에 영향을 주는 약품사용이나 식재료 품질 및 조미료첨가 등 결코 소홀히 취급해서는 안 되는 복병들이 늘 잠재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치료보다도 예방이 우선이다. 지도와 관리 책임자는 사전에 문제를 예측하고 방지를 해야지 사건이 터진 뒤에 결과를 책망하는 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