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칼럼
  • 기자명 나주토픽

버려야 얻는 가치 - ‘무자기無自欺정신

  • 입력 2017.02.18 03:35
  • 수정 2019.10.23 03:07
  • 댓글 0

 

버려야 얻는 가치 - ‘무자기無自欺정신
 
                                                                                                               이수행 / 시인
  
 흔히들 닭의 해를 일러 ‘계유오덕鷄有五德’이라 한다. 즉, 닭의 생김새와 속성을 비유해 이르는 말로 첫째, 붉은 벼슬을 가졌으니 文이요, 날카로운 발톱을 지녀 武요, 불의를 보면 물불 가리지 않고 몸을 던지니 勇, 자신의 새끼들은 물론 이웃 무리들을 위해 기꺼이 베풀 줄 알아 仁의 실천자요, 변함없이 알을 낳고 새벽을 알려주니信義까지 합해 五德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자신을 앞세우지 않으니 군자의 풍모라아니 할 수 없고, 이는 우리 인간이 배우고 갖추어야 할 가장 이상적인 품격을 빗대 경계로 삼았던 것이다. 
 
 특히 올해는 정유년으로 붉은(丁) 닭이니, 젊고 역동적인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창조적인 기운이 세상을 이끌어 갈 것이라는 함의가 들어 있는 해다. 새로운 세상이 열리기를, 모두들 붉은 닭이 낳은 황금알을 얻는 한 해가 되기를 축원하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그러나 이 닭의 이야기는 먼저 선행되어야할 조건이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자. 오늘 우리의 현주소를 보라. 
 
이 땅의 모든 지도자라는 작자들 펼치고 있는 역사상 전례가 없는 굿판은 고사하고, 여기에 놀아나는 물신物神의 아귀가 되어버린, 오직 자신의 잇끗을 위해서는 인간의 기본적인 도리마저 저버린 ‘탄기국’인가 뭔가 하는 무리들 말이다. 그러나 필자는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아 참담함 앞에서 역설적으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참 운이 좋은 나라’라고…, 어쩔 뻔 했는가, 만일 저들이 음흉한 속내를 들키지 않고 계속 이 순간까지 나라를 말아먹고 있다고 생각해 보시라. 더 끔찍한 일이 아닌가 말이다. 
 
 하여, 필자는 국가와 국민 개개인들이 황금알을 얻어가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는 바 이지만, 온 국민이 五德을 다 갖추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단, 한 가지 선행되어야할 德아닌 마음자리 하나만이라도 갖추었으면 한다. 스스로 속이지 않는 것(無自欺), 사람의 길이 아니면 가지 말고, 부정하고 부조리한 세상을 만나거든 시퍼런 눈빛 하나라도 보태면서, 누구한테도 의지하지 말고-특히 정치인들에게 줄 서서 핫바지노릇하지 말고-부끄럽지 않고 당당한 사람, 당당한 세상을 만들어 가자는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올바른 가치나 참다운 길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나 자신을 버리지 않고는-무심無心의 경지-결코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동서나 고금을 막론하고 정도를 벗어나 이뤘다는 진리를 들어 본 적도 없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