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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 기자명 나주토픽

설날 가장 큰 선물

  • 입력 2017.01.31 11:40
  • 수정 2020.03.1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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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가장 큰 선물

  

 벌써 1월에만 새해와 설 명절을 맞이하게 되므로 새해 인사를 여러 번 할 수 있어 또 다른 의미를 느낀다. 다른 해에 비해 음력이 다소 빨라서 그런지 연초(年初) 분위기가 설날까지 제대로 느껴진다. 하필 설 명절이 주말에 걸쳐 있어서 연휴가 짧아 아쉽기는 하지만 벌써 맘은 고향에 가 있다. 

 어수선한 국정농단사태로 그 어느 때보다 시민의 맘은 착잡함에서 분노로 타오르고 있다. 더군다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AI로 인한 껑충 뛰어오른 물가에다 중국의 무역보복과 일본의 망언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는 최악의 블랙홀에 빠졌다. 

 설 대목이지만 시장은 오히려 썰렁하여 상인들은 울상이다. 얼마나 서민에게는 민생경제가 실종했는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28일부터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등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로 인한 매출이 줄고 있다. 청탁금지법상 '3·5·10만 원'으로 규정하고 있는 금액 한도를 의식해 아예 선물구매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 가격에 맞추기 위해 외국산이 팔리고 있어 외국산 수입촉진법이란 비아냥거림이 나돌 정도로 그 어느 해보다 추운 겨울을 나고 있다. 

 일부 시민은 설을 굳이 신정과 구정으로 나누어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매우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은 음력 1월 1일이다. 새해 정월 초하루라고도 불렀다. 설날에는 예복을 차려 입고 새해 첫인사로 세배를 드렸다. 이렇게 쇠는 설을 일본은 1910년 대한제국을 강제병합한 후 우리 민족 정기말살정책의 하나로 음력 1월 1일 설을 쇠지 못하게 하고 일본 메이지유신정책을 강제로 양력만으로 설을 쇠도록 했다. 일본은 우리 고유 명절인 음력설을 ‘구정’으로 깎아내리고 자신들이 채택한 설인 양력 1월 1일을 ‘신정’으로 정하고 명절로 쇨 것을 강요했다. 

 하지만 국민은 신정은 ‘왜놈 설’이라는 이유로 설로 쇠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1985년 이르러서야 음력 1월 1일을 ‘민속의 날’로 지정하고 1989년 ‘설’ 명칭을 되찾고 설 당일과 앞뒤 1일을 공휴일로 지정해 쇠고 있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해가 시작된 새해에 인사를 주고받고 나누는 인사는 좋은 일이지만, 우리 멋과 역사성을 살려 지켜나가는 고유 명절 설에 대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이런 고유 명절인 설의 풍속(風俗)이 퇴색되는 느낌이 든다. 설 명절을 최대명절로 여기기보다 휴일로 여기는 세태가 그것이다. 명절을 해외 여행가는 기간으로 여기고 옮겨가는 세대가 늘어나는 것도 신 풍습이다. 여기에 설날 연휴를 혼자 보낼 자를 일컬어 ‘혼설족’도 생겨났다. 혼자만의 생활환경을 무려 63%가 ‘혼설족’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빌 게이츠는 ‘성공을 자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패를 통해 배운 교훈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했다. 이번 설을 맞이하여 감사의 뜻을 담아 작은 선물이라도 보내자니 걱정되고, 안 하자니 개운치 않은 현 사회의 분위기이다. 미풍양속도 중요하나 더 중요한 것은 따뜻한 마음의 정이 설날 가장 큰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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