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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 기자명 나주토픽

시민의 촛불집회를 보고 깨달음이 없는가

  • 입력 2016.11.12 01:03
  • 수정 2019.08.0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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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의 촛불집회를 보고 깨달음이 없는가

 

 ‘나라꼴이 잘 돌아간다. 도대체 이게 나라냐’, ‘304명의 생명이 스러져가던 골든타임 7시간 행방을 알 수 없는 박근혜 퇴진’, ‘최순실의 꼭두각시 박근혜 탄핵’, ‘죄의식 없는 확신범 박근혜 하야’, ‘자격도 되지 않는 허수아비 박근혜 타도’, ‘정치적 부패 스캔들 박근혜 구속’, ‘권력을 사유화하고 방조한 새누리당 해체’ 등 촛불이 전국에서 연일 타오르고 있다. 

 부정입학, 특혜, 대기업 자금출연, 외압, 세무조사 협박, ‘이 사람이 아직도 있어요.’ 인사 개입은 물론 대한민국의 내치와 외교 전반, 심지어는 대통령의 복장과 일정에서부터 인사 정책, 국가 안보와 각종 기밀 사항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모든 국정 전체를 일개 민간인, 그것도 무당이 개입 내지는 좌지우지했으며, 내각의 대통령 이하 각료들은 사실 모두가 그 무당의 꼭두각시들이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이 뽑은 일국의 지도자로서 자질과 소양이 전혀 없고 사이비 무당 가족에게 우롱당해 본인이 아닌 국민이 자괴감을 느끼는 상황을 만들었다. 국민과는 불통이었으나 무당과는 소통으로 국가를 혼란케 한 이게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의혹 제기를 할 때 박근혜 대통령은 ‘비방과 확인되지 않는 폭로성 발언’이라고 규정하더니만, 황교안 총리는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에 대해 유언비어라고 펌하 하는’ 등 의법 조치도 가능하다고 밝히므로 국민과 언론, 야당의 입을 틀어막겠다는 공갈 발언을 하였으나 타오르는 촛불에 들통 났다. 

 여기 나주 애국시민도 중앙로를 온통 촛불로 밝혔다. 유모차 아기부터 교복 입은 중·고등학생뿐만 아니라 노동자, 농민, 대학교수, 언론, 장애인, 시민단체, 종교계 등 한목소리로 박근혜가 무릎을 꿇을 수 있도록 촛불 집회가 열렸다.

시민이 한목소리로 박근혜 부패 척결을 위한 촛불을 끄지 말자고 목청 터지도록 외친 그 현장에 부정부패와 비리의 당사자인 지역 정치인이 구호를 외친 ‘천사와 악마’의 양면성에 시민은 큰 충격에 빠졌다. 자기 잘못에 대해서 시민에게 한 번도 용서를 구한다거나 석고대죄(席藁待罪)의 자숙한 모습도 보여주지 않았다.

 부패로 변질한 자가 시민 앞에 활개를 치고 다니며, 공갈이나 협박을 일삼고 갈등을 부추기는 일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겉 다르고 속 다른 자가 꼬리처럼 따라붙은 범죄 사실에 대해선 오히려 시민의 음모로 포장해 시민을 속이고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음에도 잘못을 억지로 숨기려 한다. 

 나주를 밝히고 금성산을 깨우며, 영산강에 수놓은 시민의 촛불집회를 보고 깨달음이 없는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가. 시민은 단 한 가지 바람뿐이다. 당당하게 시민 앞에 자신의 범죄 사실을 시인하고 용서를 구하며 ‘백의종군’으로 변화되길 원한다. 누구나 실수(失手)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실수를 교훈삼아 새롭게 변화, 성장해 나아가길 바란다. 촛불은 커지지 않고 오늘 내일 계속 타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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