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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피니언
  • 기자명 나주토픽 기자

정치인의 눈물

  • 입력 2016.03.21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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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인의 눈물

  자신이 불리했을 때 인간은 눈물을 흘린다. 거기에는 분명 사건에 대한 잘 잘못이 선연이 깃들어 있다. 자신이 분명 잘못 했는데도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눈물을 흘리는 자를 보면 그것은 참으로 가증스럽기 그지없다.
 
  가증스럽기 그지없는 눈물도 더러 통하는 것이 이 인간 세상의 일이라 수많은 것을 거머쥔 족속들이 흘리는 눈물에 속아 가난뱅이 우중들은 그를 동정하고 연민의 정을 보내기도 하는 것이었다.
집도 밥도 없는 거지가 제 처지는 돌아볼 줄 모르고 저 정승 집 아들이 맛있는 것을 너무 많이 먹어 배탈이 나서 아파 죽겠다고 우는 모습을 보고 불쌍하다고 덩달아 울기도 하고, 희대의 악인이나 독재자의 죽음을 보고 불쌍하다고 울기도 하는 것이 어리석은 우중들의 세상살이인 것이다.
 
  이는 주로 이 땅의 재벌 족속들이 불법을 저질러 연행 구금되었을 때 수척해진 모습으로 병자가 되어 휠체어를 타고 나타남으로써 석방되는 모습을 주로 연출하기도 하는 것이었는데, 이는 인간의 감정을 유발하여 법망을 피해 달아나려는 수작으로 주로 사용되는 그들만의 수법이 되고 말았다. 이것은 돈 가진 강자에게 법을 주무르는 법관의 부당한 작태와 지위나 돈을 가진 자가 그것을 용케 피해 달아나는 방법으로 자주 애용되는 애용품이 되었다.
 
어리석은 우중들은 빚더미에 눌린 움막집 아랫목에서 고단한 몸을 도사리고 앉아 마치 자신이 황제라도 되는 양 그것을 바라보면서 사뭇 동정과 연민의 눈빛을 보내기도 하는 것이었다.
며칠 전 더민당 정청래 의원이 컷오프 되면서 눈물을 머금은 기사가 떴다. 분노의 눈물일까? 허탈함의 눈물일까? 그를 컷오프 한자는 누구인가? 그것이 정당한 민의를 반영한 행위일까?
진보가 짓밟혀 버리고 야당이 사라져버린 이 땅에서 야당이라는 자들이 더민당과 국민의당으로 나누어져서 서로 살겠다고 아귀다툼을 하고 있다. 서로 눈물 쇼를 하고 있다. 가진 것 다 가지고 누려온 자들이 자신들이 이 땅에서 노력한 만큼 지위와 권력을 누려온 자들이 그 지위와 권력을 더 누려보겠다고 아우성치는 꼴로 밖에 비치지 않는데 서로 자신이 최고의 야당이라고 쇼를 하고 있다. 관객다운 관객들은 이미 퇴장하고 그곳에 없는데 그들은 쇼를 하고 있다.
 
  누구를 위한 눈물일까? 억울하게 탈락한 자신을 향한 눈물일까? 그가 눈물을 흘릴 때 용케 공천권을 거머쥔 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을까? 어린 아이들 세월호의 죽음을 비롯해 수많은 죽음과 자살자들의 행진이 흙수저, 금수저, 헬조선을 탄식하는데 도탄에 빠진 국민을 위한 진실한 눈물은 없고 오로지 현란한 투쟁쇼와 가식적인 눈물만이 판을 치는 세상이라고 한다면, 그것이 정치인의 눈물이라고 한다면 그 나라는 이미 끝장난 지 오래일 것이다.
 
 물론 정청래의 눈물이야 일면 수긍이 가는 면이 없지 않지만 뜻있는 자들이 이미 이 땅에서 야당이 야성을 버린 지 오래고 그래서 2중대만 있다고 하는데 그 2중대장이 올바른 공천권을 행사할리 만무한 것이지 않겠는가?
 
 명재 윤증이나 남명 조식 같은 이 땅의 지조 높은 옛 선비는 영의정 자리를 주어도 받지 않았고, 스스로 뜻을 펼칠 수 없었을 때 그 뜻을 가슴에 간직한 채 초야에 묻혀 안빈낙도(安貧樂道)의 길을 가며 스스로의 노동을 통해 거친 밥을 먹으며 숨어 살기를 서슴지 않았다. 더구나 공무원이네 뭐네 하는 안정된 조그마한 제 밥그릇에 취해 모가지를 깊숙이 거기 처박고 어디 눈먼 뇌물덩어리나 없나 하고 곁눈질을 사방팔방으로 굴리는 교활한 작자들이 허다한 세상에 그러한 작자들을 하늘로 떠받들고 돈 덩어리만 죽어라고 쫒아 살아가는 희망 없는 골 텅텅 빈 우중들이 오뉴월 똥통에 구더기 끓듯 우글거리는 세상에 무엇을 바랄 수 있으랴!
 
 정치인의 눈물! 진보를 팔아, 통일을 팔아, 노동을 팔아, 농민을 팔아, 민주를 팔아, 시민을 팔아 고작 제 자신의 지위 한 조각 몸에 두르고, 안정되었다는 조그마한 제 밥그릇에 취한 허다한 족속들의 제 자리지키기와 출세하기와 승진하기에만 골몰하는 간교한 굽실거림 속에서 온갖 권력과 살맛을 톡톡히 만끽 하였는데 아뿔싸! 그 자리가 달아나려하니 오금이 저리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렷다!
그리하여 하염없는 뜨건 눈물 눈가에 맺히는가? 정녕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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