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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 기자명 나주토픽 기자

고수는 연장을 탓하지 않는다

  • 입력 2016.01.2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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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는 연장을 탓하지 않는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가칭 ‘국민의당’과 천정배 의원이 추진하는 ‘국민회의’가 다가오는 총선에서 박근혜·새누리당 정권의 압승을 저지하기 위해 양측을 통합하기로 전격 합의했으며 당명은 ‘국민의당’을 쓰기로 했다.

이 합의는 통합을 중재한 김한길 의원 등 양쪽의 극소수 인사들만 알고 있을 만큼 극도의 보안 속에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잦고 통합 합의문을 발표하자 호남인은 흥분된 시선과 진한감동으로 마음을 녹였다.

흥분은 여기까지 이에 질세라 ‘안-천 통합’ 합의 기자회견을 하자 바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오는 4월 총선에서 선거연대를 논의하기 위한 범야권 전략협의체 구성에 합의하는 회동으로 맞불을 놨다.  

이를 두고 여당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선거 때만 되면 이리저리 서로 떨어졌다 붙었다가 하는 것은 선거의 본질을 어기는 것”이라 했다. 같은 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야권이 총선을 앞두고 고질병처럼 선거연대를 들고 나오는 것은 감동도 없고 의미도 없다”고 평가 절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천의원과 물밑 통합협상 과정에서 공동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 5대5 배분, 광주 공천에 대한 전권 부여 등의 조건으로 제시했다가 문재인 대표에서 김종인 선대위원장으로의 권력 이양 기간 결렬선언도 없이 신의를 저버리고 지분을 챙기려고 영혼을 판 것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천의원측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법’이라 지레 겁을 먹고 위기감에서 나온 괴변이라 했다. 또한, 박주선 의원은 정동영 전 의원과의 ‘3자 소통합’ 원칙에 합의한 지 이틀 만에 사전 협의 없이 이루어짐에 서운한 감정을 내비쳤다.

물론 인간의 속성 중 하나가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이다. ‘나라’는 존재를 좀 더 가치 있게 평가해주길 바란다. 이런 정치판을 빗대어 표현하기를 ‘고수와 하수’의 궤변으로 치부한다. 하수는 상대를 무참히 짚 밟고 베지만 고수는 연장을 탓하지 않고 자신을 벤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나주의 딜레마(dilemma)이다. 갈등과 골이 깊은 나주를 하나로 묶어 통합으로 나아가길 시민은 바라고 원하지만, 오히려 갈등을 조작하고 1인 보스체제로 앞과 뒤에서 대·소의원이 시를 장악하고 호령하며 폐쇄적이다.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시민에게 갑질을 일삼고 있다.

일찍이 플라톤은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라고 말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대로 나주를 내버려 둘 수 없다. 시민을 위한 가장 중요한 지향점을 목표로 통합을 이루어 낼 수 있는 인물이 이번 4·13 총선에 당당히 나서도록 시민이 발 벗고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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