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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나주토픽 기자

세월 호를 의미 있게 기억하려면

  • 입력 2016.01.29 14:43
  • 수정 2016.04.24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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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호를 의미 있게 기억하려면

▲ 노현경. 전 인천시의회 교육위원
얼마 후면 세월호 사고로 아까운 생명 304명이 희생된 2주기가 된다. 2년 전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며 온 국민은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며 꽃다운 아이들의 억울한 죽음을 가슴아파했다. 어느 누가 4.16의 충격과 슬픔을 잊을 수 있을까.

입시 공부에서 잠시 해방돼 모처럼의 즐거운 수학여행에 들떠 여행길에 나섰을 아이들. 그러나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여행의 기쁨은 온 데 간 데 없고, 순식간에 불어 닥친 죽음의 공포와 절망의 순간에도, ‘그냥 있으라.’라는 선장의 말만 믿고 그냥 제자리에서 기다리던 착한 우리 아이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생때같은 어린 자식들을 차가운 바닷물 속에 놔둔 체 살아 돌아오기만을 바라며 발을 동동거려야 했던 부모들. 결국 끝내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의 이름을 하염없이 울부짖다가 마침내 실신한 엄마들의 모습.

분초를 다투는 생사의 갈림길에 자신들만 살겠다고 수 백명 아이들과 승객을 버리고 달아간 정말 나쁜 선장과 선원들, 돈벌이에만 눈이 멀어 제멋대로 선체구조를 바꾸고 초과물량을 배에 실은 부도덕한 해운사와 유병언 일가.

이를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않고 비호한 관피아와 정피아들. 대형참사가 예견되는 침몰하는 배를 보고도 우왕좌왕 시간만 허비하다 배에 갇힌 단 한 명도 제대로 구하지 못한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부.

총체적 부실 난국에 성난 민심 앞에 국가를 다시 개조할 각오로 관피아 정피아를 척결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노라고 눈물로 다짐하던 대통령의 모습.

당시 우리는 단 한명의 아이도 구하지 못하고 그저 아이들의 어이없는 죽음을 지켜봐야만 하는 우리 자신의 무력함과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현실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모두가 한 마음이 돼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그저 ‘미안합니다.’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라며 수개월간 애도해야 했다.

그리고 이제 2년이 다 돼간다. 그렇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안전한가. 우리 아이들은 세월호 이전 보다 안전한 사회 속에 사는가. 안타깝게도 수백 명의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크고 작은 안전사고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

그날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세월호를 결코 잊어선 안 된다. 그럼 우리 모두가 세월호를 기억하고 수 백명 어린 희생자들을 의미 있게 기억하는 길은 무엇일까.

못다 핀 꽃 같은 아이들의 죽음을 결코 헛되지 않도록 추모하는 길은 그 날의 참사를 부른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함은 물론, 나아가 보다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 우리 아이들이 안전한 교육환경 속에서 건강하게 자라게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대통령이 약속한대로 다시는 이러한 아픔을 겪지 않도록 국가를 뜯어 개조하고 곳곳에 쌓인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 아이들의 안전조차 지키지 못하는 나라를 후대에 물려주어선 안 된다.

교육당국도 수학여행이나 현장학습은 물론 아이들의 안전한 교육환경을 위해 늘 관심을 갖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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